작년 10월부터 그룹차원 검토...이영구 총괄대표가 총대
살림 합치니 4조원 규모...단숨에 식품업계 2위로 부상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롯데그룹의 식품업 형제지간인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을 결정하면서 연 매출 4조원를 넘보는 초대형 식품기업 탄생을 예고했다.동원F&B를 제치고 단숨에 CJ제일제당를 뒤를 잇는 국내 2위 식품기업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합병 후 사명은 우선 롯데제과로 결정했다. 기존 제과, 식품을 나눠맡았지만 빙과시장에서는 경쟁하던 양사는 향후 '통합 롯데제과'를 통해 사업효율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합병 총대 멘 이영구 총괄대표...식품업계 지각변동 예고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이날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비교적 덩치가 큰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 남아 롯데푸드를 흡수 합병하는 구조다. 합병비율은 1:2.8로 주당 가치가 높은 롯데푸드 주주는 약 2.8개의 롯데제과 주식을 수령하게 된다. 양사는 오는 5월 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계획은 지난해 10월쯤 그룹 차원에서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빙그레의 해태 인수 효과가 가시화 되면서 롯데제과·롯데푸드의 중복된 빙과사업에 대한 효율성 우려가 수면에 오르던 시점이다.
국내 빙과시장은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 등 4강 구도였지만 지난 2020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업계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빙그레가 해태를 인수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된 것이 롯데 연합에 위협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빙과시장 규모와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중복된 요소를 줄여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빙그레에 뺏겼던 시장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하게 된다.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사진=롯데지주] |
양사의 합병은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사장) 겸 롯데제과 대표가 이끌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그룹 식품군 총괄과 롯데제과 대표로 겸직 선임된 이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업무를 챙긴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업계에 빙과사업 합병안이 거론된 바 있다. 그런데 양사가 완전 합병을 결정한 것을 놓고 파격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 대표가 과거 롯데칠성음료 음료·주류 부문 조직을 합쳐 흑자 전환을 이룬 성과를 보유한 만큼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통합에도 자신감을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명은 우선 '롯데제과'로 통합된다. 다만 내부적으로 변경 가능성 등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식품업계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 합계는 3조7532억원으로 기존 업계 2위였던 동원F&B(매출액 3조4906억원)를 넘어서게 된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에 이어 2위에 올라서는 셈이다.
빙과시장 뿐만 아니라 제과, 식품 등 업계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2위 규모로 덩치를 키운 만큼 구조조정 이후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며 "양강구도로 재편된 빙과시장 뿐만 아니라 제과시장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사업 확장성 높이고...수출 중심 롯데푸드는 제품 현지생산 검토
기존 롯데제과의 사업영역은 건과, 빙과, 제빵 건기식, 롯데푸드는 유지, 빙과, HMR, 육가공, 유가공, 커피, 식자재, 급식 등으로 한정돼 있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양사는 제한적이었던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향후 신사업에 대한 확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 중심이었던 롯데푸드는 캔햄, 분유 등 수출 주력 품목의 현지 생산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않다. 롯데제과가 보유한 인도,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싱가포르, 벨기에, 미얀마 등 8개 글로벌 현지 법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진출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3.23 romeok@newspim.com |
통합 롯데제과는 온라인 사업도 강화에도 나선다. 각자 운영하고 있던 이커머스 조직을 통합해 일원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스위트몰과 롯데푸드몰 등 자사몰을 통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조직을 확대, 마케팅을 강화한다. 온라인 사업 전략 컨설팅 등을 통해 전용 물류센터를 검토하는 등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기준 롯데제과의 임직원 규모는 4349명, 롯데푸드는 1940명 수준이며 생산공장은 롯데제과가 7곳, 롯데푸드가 10곳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인력, 조직 및 구매, IT 등 인프라를 통합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또한 분유부터 HMR 등 주방 식품, 실버푸드까지 전 연령, 전 생애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양사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양사가 보유한 인프라를 통해 개인 맞춤화,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식음료사업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글로벌 식품사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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