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조정위 겨냥, 법사위에 무소속 양향자 사보임
김기현, 박병석 국회의장 항의방문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시 검찰개혁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면서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 7일 법사위 소속 박성준 의원을 기획재정위원회로,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로 각각 사·보임했다. 법사위는 민주당 11명, 국민의힘 7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됐다. 이 같은 구성에서 여야 이견으로 법안이 안건조정위로 넘어가면 무소속 양 의원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의결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2 찬성)를 채워 의결된 법안은 다시 법사위 전체회의로 돌아간다.
비교섭단체 위원을 넣어 법사위 여야 불균형을 바로잡는다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지만, 검찰개혁법 강행처리까지 염두에 둔 사·보임 단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4.08 kilroy023@newspim.com |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는 8일 박병석 의장을 재차 항의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 사·보임 결정에 대해 "국회 규칙에 맞지 않고 국회 전통과 관례에 맞지 않는 매우 이상한 조치"라며 "당연히 원천 무효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교섭단체의 의견도 듣지 않고 (사·보임에) 반대하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하고 일방적인 폭거를 저질렀다"며 "민주당 의도를 관철할 방법에 국회의장이 동조했다"고 반발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사·보임은) 타교섭단체의 양해를 전제로 하는 것이 그간 국회가 지켜온 관례였다"며 "박 의장은 야당에 묻지 않고 국회 규칙과 관례를 무시한 채 깜깜이 사·보임을 결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독단적 사·보임은 민주당이 검찰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검수완박'을 통한 이재명 방탄법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습적으로 진행됐다"면서 "자신들이 추진하는 검수완박법을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여 강행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 검찰개혁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속도도조절론도 제기됐지만, 검찰 수사·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는 큰 방향에선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전날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 3선 이상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관련 의견을 수렴한다. 이어 오는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끝장토론을 열어 당론을 확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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