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미중 10년물 금리 역전, 시장 화들짝
중국 통화 정책 자주 방침 마이웨이 고수
미 긴축 기조에도 통화 부양 시기 조율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미중 금리차가 4월 11일 장중 역전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위안화 환율과 중국내 외국 투자 자금, 경기부양을 위한 지준율및 금리인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중국 증권보는 윈드(Wind) 통계를 인용, 11일 오전 장중 중국 은행간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2.75%~2.75%를 나타냈고, 같은 시각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7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중 10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된 것은 201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 투자 기관들은 미중 양국 경제및 통화 정책 스탠스에 비춰볼때 양국간 금리 역전(미국 금리가 중국 금리보다 높아지는 것) 현상이 지속될 수 있고 금리 차이도 점점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중 금리 역전의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미국의 통화 긴축 정책으로 미국 채권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3월초 1.7%에서 4월 상순 2.7%로 한달새 무려 100bp 치솟았다.
중국증권보는 4월 11일 미국 국채 수익률이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오전 장중 한때 2.787%까지 뛰어올랐다고 윈드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비해 중국 국채수익률은 3월 이래 소폭 변동성을 보이며 조금씩 하락세를 보여왔다. 3월초 2.8% 였던 중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월 8일 2.75%로 떨어졌다.
미중 금리 역전은 중국이 경제 하강 압력에 대응, 거시 정책 부양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 반해 미국의 경우 연준이 금리인상을 통한 통화 긴축 조정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사진=바이두]. 2022.04.12 chk@newspim.com |
미 연준은 경제와 고용 부문을 낙관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우려의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연준은 3월 통화회의에서 물가가 관리 목표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며 여전히 강한 상승 압력에 처해있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중국 선완훙위안증권은 보고서에서 2022년 5월 미국이 금리를 50bp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통화정책에 있어 미국과 정반대 스탠스다. 중국 당국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적절한 부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누차 밝히고 있다. 언제라도 지준율과 금리를 내릴 태세다. 특히 상하이 코로나19 대확산 사태로 통화 부양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선완훙위안 증권 보고서는 중미 금리 역전 현상이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고 금리차이가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10년 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3~3.3%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우려는 미중 금리차가 계속해서 확대될 경우 위안화 가치가 급락(대달러 위안화 환율 상승)하거나 외자 유출이 가속화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중국은 특히 상하이 코로나 사태 때문에 경제 부양 정책의 필요성이 어느때 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미중 금리 역전은 중국의 긴축 완화 정책에 커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달러 지수의 지속 상승 추세하에서 위안화가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그렇더라도 위안화 가치의 대폭락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은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04.12 chk@newspim.com |
그 이유로 전문가들은 무역 흑자 폭이 조금씩 줄고 있지만 절대 금액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고 이에따른 외화 유입이 자본시장의 파동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한다. 또한 물가 요인을 감안하면 미중간의 실질 금리차는 여전히 중국에 여유가 있다.
중국증권보는 중진공사 보고서를 인용해 중단기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갑자기 대폭 하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위안화 가치는 당분간 완만한 약세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금리차에서 중국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중국 증시가 이미 상당한 조정(저평가)을 거친 터라 자본 시장 쪽에서 외자 유출 압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미국 금리인상 기조하에서 중국 당국이 당초 관측 대로 경기 부양을 위해 지준율과 금리 인하의 칼을 뺄 수 있을지 여부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특히 2022년 중국 경제 최대 블랙스완인 상하이 코로나 사태에 직면한 중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물가 상승 등 일정 정도 댓가를 치를 것을 각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통화 정책에 있어 늘 '자주적 방침(以我为主, 마이웨이)'을 고수해왔다며 경제 펀더멘탈및 이와 직결된 환율 추세, 융자수요 부족과 부동산 하행 상황 등을 고려해 부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중국 인민은행은 2018년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시기 경제 하강 압력을 막기위해 세차례에 걸쳐 전면적인 지준율 인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로인해 2018년 미중 금리차는 연초 140bp 이상에서 4분기 30bp 내외로 좁혀진 바 있다.
이런 사례를 근거로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단기적 중미 금리차 축소(장중 역전)가 중국 통화 정책의 자주적 기조를 제약하지 못할 것이며 중국 당국은 시기를 봐가며 필요할 때 경제 회복을 위해 지준율이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