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체제 유지..."총수지정으로 변화 없어"
현정은 등 전례..."유 감사 경영참여 가능성 배제못해"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넥슨이 새로운 총수로 고(故) 김정주 창업주 배우자 유정현 NXC 감사를 지정하며, 향후 유 감사의 넥슨 경영 참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넥슨이 지주회사 중심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가 정착된 만큼 유 감사가 경영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에 대해 직접 경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한다.
◆넥슨 "새 총수지정, 전문경영인 체제라 변화없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코리아의 모습. [사진=최상수 기자] |
28일 넥슨 측은 유 감사가 넥슨 총수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현재는 전문경영인 체제라 새로운 총수 지정에 따라 변동되는 것은 없다"면서 "김정주 창업주에 대한 지분은 현재 정리 중에 있으며, 조직은 현재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유 감사는 김 창업주가 별세하고 두 달 만에 넥슨 총수로 올라섰다.
넥슨의 기업 지배구조는 지주회사인 NXC 지분 대부분을 김정주 창업주(67.49%)와 그의 가족이 가지고 있다. 현재 유정현 감사는 NXC 지분 29.43%를, 김 창업자의 딸인 김정민, 김정윤 씨는 0.68% 씩 보유하고 있다. 또 NXC 지분 1.72%를 보유하고 있는 와이즈키즈는 두 딸이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NXC는 김정주 창업주의 가족이 모두 가지고 있다.
NXC는 넥슨 일본법인 지분 28.6%, 벨기에법인 NXMH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넥슨 일본법인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즉 창업주 가족→NXC→넥슨 일본법인→넥슨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김정주 창업주 지분은 6개월 안에 상속 등의 방식으로 정리돼야 하며, 현재로서 넥슨을 지배하고 있는 대주주는 유 감사인 것이다.
◆"유 감사, 경영참여해도 직접경영 가능성 낮아"
업계에선 유 감사의 넥슨의 경영 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지만, 사업에 대한 직접경영 참여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넥슨은 2006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게임사업을 하는 넥슨에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 장기간 이 체제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넥슨코리아와 넥슨 일본법인은 각각 이정헌 대표와 오웬마호니 대표가 전문경영을 하고 있다. 지주회사 NXC 대표를 역임해 오던 김 창업주는 이 마저도 내려놓고 이재교 당시 브랜드 홍보본부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학교 교수)은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다르게 자율적 경영시스템을 구축해 넥슨코리아와 넥슨재팬이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게임사업은 전문성을 요하는 사업인데 유 감사가 넥슨 경영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NXC 사장 임명, 그 이상으로 경영에 깊게 참여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그룹·한진해운 부인 경영 사례..."가능성 없진 않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넥슨의 전문경영인 체제에도 업계에서 유 감사의 경영 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이유는 재계에서 현대그룹, 한진해운 등 남편이 죽고 배우자가 경영에 참여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경우 2003년 고(故)정몽헌 회장이 사망한 후 현대그룹의 친족들 간의 협의를 거쳐 부인 현정은 여사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 직에 올라섰다. 2017년 최종 파산선고가 내려졌던 한진해운 역시 2006년 고(故) 조수호 사장이 사망한 후 2008년 그의 아내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대표로 취임했다.
하지만 남편의 경영권을 물려받아 배우자가 기업 경영에 참여한 두 사례 모두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최은영 전 회장이 한진해운 회장에 취임한 이후 한진해운은 잘못된 시황 판단과 리스크 관리 실패 등으로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현대그룹 역시 현정은 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이후로 재계에서 서열을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사세가 약화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의 경영 참여 사례가 있어 넥슨의 유정현 씨의 경영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면서 "일단 대주주가 되면 주변인들이 대주주임을 전대로 행동하고 펌프질을 해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유 씨의 경영 참여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