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재' 역할 요구 커진 데 대한 해명
중러 관계 발전, 러시아가 바란 것
러와의 경제 협력도 中 경제 성장에 중요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유럽 등이 중국에 '중재'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한 또 다른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사진=셔터스톡] |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연구소 샤오빈(肖斌) 연구원은 중국 내 미중관계 전문 논평 사이트인 '중미포커스(中美聚焦)'에 기고한 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에 있어 "중국에는 다른 나라가 상상하는 정도의 영향력이 없다"고 썼다.
그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중러 관계를 들었다. 양국이 맺은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는 러시아의 모험 행위를 구속할 수 없다면서 냉전을 거친 뒤 '유라시아 대륙'의 리더가 되겠다는 열망을 가진 러시아가 중러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갖고 동시에 각종 정치적 수단을 통해 중러 관계를 자신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의 생각과 달리 중러 관계를 중국이 아닌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사전에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계획을 알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자신이 파악한 정보로는 푸틴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맞춰 방중했을 당시 우크라 침공 계획을 공유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고 2월 25일 시진핑과의 통화에서도 푸틴은 우크라 동부 지역에 대해 '군사행동'을 취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쟁 발발로 인해 우크라 내 중국 교민과 기업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샤오 연구원은 이어 중러 양국의 상호 의존적인 경제협력 관계가 러시아와의 교섭을 위한 외교적 도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무역 파트너고 러시아는 중국 최대의 에너지 수입원이다. 양자 간의 경제 무역 협력은 양국 경제의 안정적적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중국 경제가 전대미문의 하강 압력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에너지 공급 안정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중국은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국제 사회의 대러 제재에는 '반대'를 주장하면서 사실상 러시아에 치우친 행보를 보여왔다. 관영 매체 및 관변 학자들은 우크라 전쟁의 주동자이자 최대 수혜자가 미국이라며 미국에 우크라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의혹이 불거지자 중국 외교부는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러시아를 두둔했다.
러시아가 28일(현지 시간)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하여 관영 매체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우크라에 대한 지원을 억지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유럽이 해상을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LNG 수입을 늘리고 있다. 미국이 유럽과 러시아 에너지 갈등의 최대 승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