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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중국] 자유를 위한 갈망 천안문을 막은 코로나

기사입력 : 2022년06월02일 11:13

최종수정 : 2022년06월06일 00:29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봉쇄 격리 차단 중지 폐쇄 휴관 금지 중단'

훗날 2022년 베이징의 봄을 회상할 일이 있다면 가장 먼저 떠오를 말들이다. 초강력 코로나 방역 통제  '베이징 모델'을 규정하는 키워드라고 해도 틀림이 없다.

코로나 방역 한달여간 사람들의 활동을 옥죄 온 베이징의 이런 물리적인 통제는 가슴속 아주 깊은 곳에 쉽게 거둬지지 않을 답답하고 무거운 '바리게이트'로 남았다.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문화 전통 대도시 베이징. 베이징 중심부를 동서로 관통하는 창안가는 왕복 10차선의 넓은 차도와 자전거 길, 보행 도로로 이뤄져 있다. 동서로 뻗은 창안가의 중간에 자금성을 뒤로하고 넓은 광장을 향해 우뚝 서 있는 성곽이 텐안먼(天安門, 천안문)이다.

 

창안가 인도를 따라 천안문 동쪽의 왕푸징과 서쪽의 시단 방향으로 오가는 보행자들이나 마오쩌둥 초상화가 걸려있는 천안문 성곽을 가까이서 구경하려는 사람들은 이곳 천안문 앞을 통과해야 한다. 헌데 베이징시는 천안문을 중심으로 창안가 인도 양쪽의 길목을 철통같이 막고 1년 365일 삼엄한 보행자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창안가의 인도에 접한 텐안먼 앞의 공간은 규모나 모양은 다르지만 굳이 비유하자면 우리의 광화문 앞 인도와 비슷한 곳인데 멀쩡한 도로 양쪽을 가로 막고 통행을 제한 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가장 중심부 대로를 따라 나 있는 보행자 도로를 이런식으로 통제하는 나라가 지구상에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천안문은 자금성 남쪽의 웅장한 외곽 성문이다. 어떤 이들은 자금성과 천안문 일대를 중국 혼이 담긴 심장부라고 말한다. 봉건 구체제의 심벌이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걸린 그곳을 신중국의 성지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중국은 오래전 그곳애서 신중국 건국을 선포했다.

흥미로운 것은 외국 매체(기자 여권)에 대해서는 사전 참관 신청 등의 까다로운 요구를 앞세워 천안문 앞 진입을 한층 철저히 봉쇄한다는 점이다. 2021년 여름 천안문 앞 거리에 진입하려다 사전 신청 누락 등의 이유로 제지당한 적이 있다. 곁에 있던 서방 국가 기자는 "6.4 천안문 사태의 트라우마 때문일지 모른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5월 중순 베이징 시 당국은 코로나 방역의 일환이라며 천안문 앞 거리에 진입하거나 양방향으로 통과하려면 하루전 앱으로 예약을 할 것을 통보했다. 2020년 봄 우한사태 때나, 6월 신바디 때도 방역 통제가 엄격했지만 천안문 앞 보행 도로를 지나는데 하루전 예약까지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5월 말 베이징 시 당국의 아파트 봉쇄 관리 지침이 내려진 후 베이징의 한 아파트 단지 문이 2중 3중의 철창 난간으로 폐쇄된 채 마치 비상시 군부대와 처럼 엄중한 모습을 하고 있다.   2022.06.02 chk@newspim.com

 

이번에 베이징 시는 우한 코로나 확산때도 개방했던 동네의 크고 작은 공원 까지 펜스와 바리게이트를 동원해 틀어막았다. 공원을 막자 사람들은 하천 부지로 몰려나왔다. "오히려 코로나 감염을 유발시키는 거 아냐? 이게 통제를 위한 통제지 뭐야." 삼삼오오 비좁게 모여 앉은 주민들은 텅 빈채 굳게 잠긴 공원을 건너다보면서 불멘소리를 터뜨렸다.

유심히 보면 베이징 아파트 단지와 기차 역, 공원, 공공시설 등엔 굳이 필요없겠다 싶은 곳에 까지 무수히 많은 펜스와 바리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베이징 시가 펼쳐놓은 바리게이트는 사람들의 행위를 통제할 뿐만 아니라 부지불식간에 의식과 관념을 규율하며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장치물이다.

방역 정책이야 나라마다 여건에 따라 각기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보면 '동태청령', 남의 나라 코로나 방역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좋든 싫든 외국인으로서 중국서 생활하려면 현지 방역 정책에 순응하는 것 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다. 백신 접종과 핵산검사, 재택근무와 집회 제한,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수칙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서방 세계가 중국을 향해 지적하는 것은 실상 초강력 제로코로나 통태청령 방역 정책에 국한된게 아닐지 모른다. 과거 사회주의의 산물일까, 중국은 유난히 주민 사회에 대한 통제가 심한 편이다. 코로나 방역 전선과 거리 곳곳을 뒤덮고 있는 철창 난간들은 통제의 남용이고 곧 자유의 억압이다.

중국은 틈만나면 국제화와 개방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중국식'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모를까, 속성상 이들은 통제의 바리게이트와 병행이 불가능하다. 사람들의 가슴을 억누르는 통제 목적의 펜스와 바리게이트는 인류 보편적 가치가 아니다.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는 한 주변국의 신뢰를 얻기 힘들고 진정한 대국이 되기도 쉽지않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베이징 차오양구 농촌 마을 순허 향의 들판에 높은 장벽이 설치돼 있고 담벼락에 '국제화'라는 구호가 적혀 있다. 뉴스핌 2022년 5월 촬영.  2022.06.02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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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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