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위원 검사 몫 두배 늘린 한동훈…간부급 '좌천 인사' 더 늘어날 전망
2000년대 초반부터 '좌천지'로 낙인…"교육·연구 기능에 초점 둬야" 지적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법무부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검사 정원을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하면서 법무연수원을 '검사 유배지'로 활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좌천성 인사'를 위한 사전 준비라는 해석도 뒤따르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추가 검찰 인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인 14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정원을 현재 4명에서 9명으로 더 늘리는 내용의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을 입법예고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간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06.14 yooksa@newspim.com |
현행 시행규칙에는 법무연수원에 7명 이내의 연구위원을 둘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가운데 4명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이나 검사가, 나머지 3명은 교수나 외국 법률가 자격을 가진 자 등이 맡는다.
그간 법무연수원은 직접 수사·지휘에서 배제돼 연구 업무만 담당하는 곳으로 검찰 조직 내에서 대표적인 '유배지'로 꼽혀 왔다.
1972년 설립돼 올해로 출범 50년을 맞는 법무연수원에선 매년 32만명 정도가 160개 가량의 오프라인 교육과 640여개의 온라인 교육을 받고 있지만, 정작 연구와 교육 기능은 점차 뒷전으로 밀려나고 소위 '갈 곳 없는 검사들의 집합소' 정도로 부각되고 있다.
검찰 내에서도 법무연수원은 2000년대 초반부터 각종 의혹이 제기되거나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는 검사들이 가는 '좌천지'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됐던 김대웅 전 고검장이나 '넥슨 주식 뇌물수수' 사건의 진경준 전 검사장이 법무연수원으로 좌천성 인사를 받은 바 있다. 한 장관도 추미애 전 장관 시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지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사실 법무연수원은 검사들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 분석들을 내놓는 의미 있는 곳인데 좌천성 발령지로 낙인찍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지금부터라도 법무부가 법무연수원의 교육과 연구 기능에 초점을 두고 인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검찰 안팎에선 조만간 단행될 검찰 인사에서도 좌천 대상 인물들의 법무연수원 발령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법무연수원 내 연구위원은 지난달 한 장관이 단행한 법무·검찰 간부 인사로 자리가 꽉 찬 상태다.
교수 등에게 주어지는 3자리를 제외한 연구위원 4자리에는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과 이정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정현 전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 심재철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차지하고 있다. 지방 고등검찰청으로 발령을 받은 이종근 검사장과 정진웅 차장검사 역시 연구위원으로 파견된 상황이다.
이들은 모두 문재인 정부 시절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되던 인물들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과 대립했던 인사들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 인사는 법무부가 추진 중인 조직개편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달 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최근 문재인 정부 때 축소됐던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과 전담 부서를 부활시키는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인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은 내달부터 현재 진행 중인 각종 주요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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