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강간 진술한 것에 앙심, 흥신소서 주소 알아내
"사회서 영구히 격리할 필요"
"범행 치밀하게 계획, 방법 잔혹하기 그지없어"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주소를 불법으로 알아내 여성의 모친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준(26)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종채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살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강간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석준의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이석준은 여성 A씨의 집 주소를 흥신소에 50만원을 주고 알아낸 뒤 지난해 12월 택배기사를 가장해 침입, 범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의 모친 B씨를 살해한 뒤 B씨의 만 13세 아들 C군(A씨의 남동생)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이에 앞서 A씨를 감금하고 강간해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혐의 사실에 관해 공소 내용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C군과 B씨의 유족들이 이 사건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비롯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고 이석준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을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흉기를 마련한 후 피해자의 주소지 인근에서 24시간 가까이 잠복 감시하며 살인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며 고 질타했다. 또 "그 범행방법이 잔혹하기 그지없다"고 힐난했다.
다만 "사형은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형벌로 문명국가에선 극히 예외적인 형벌임을 감안할 때 사형은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분명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선고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가석방될 경우 20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했다.
이석준 측은 항소할 뜻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5)이 17일 서울 송파경찰소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1.12.17 leehs@newspim.com |
A씨의 주소가 유출된 것은 구청 공무원 박모(41) 씨가 돈을 받고 개인정보를 흥신소 업자에게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A씨 주소도 이렇게 넘어가 몇 차례 유통 과정을 거쳐 이석준에 판매됐다. 박씨가 1차 흥신소 업자에게 A씨의 주소를 넘긴 대가로 받은 돈은 2만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청 공무원이었던 박씨는 도로점용차량 과태료 부과를 위해 부여된 차적조회 권한을 악용해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개인정보들을 지난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매월 200만~300만원 정도씩 받고 팔아넘기는 등 개인정보 1101건을 모두 3954만원에 넘겼다.
박씨는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27일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8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사와 박씨는 모두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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