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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보첼리 무대에 우뚝 세워질 박은선의 조각 '무한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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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서 열리는 보첼리 콘서트에 11m 조각 세워
조각가 박은선, 세계조각의 성지에 작품 영구설치
피에트라산타 시 조각상 수상, 명예시민증도 받아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조각가 박은선(57)이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64)의 대규모 콘서트에 조각 작품으로 협업한다. 박은선은 오는 7월28일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라하티코에서 열리는 보첼리의 공연 무대에 높이 11m의 대리석 조각을 설치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콘서트 무대에 세워질 박은선의 높이 11m, 무게 22톤의 대형 대리석 조각 '무한 기둥'. 보첼리는 공연타이틀을 '무한(인피니또)'으로 명명했다. 2022.06.29 art29@newspim.com

하늘을 향해 나선형으로 높이 비상하는 박은선 조각의 제목은 '무한 기둥(Colonna Infinit)'이다. 연회색과 검은색의 대리석 판들이 스트라이프 무늬처럼 켜켜이 쌓이며 공중을 향해 끝없이 솟아오르는 이 조각은 2시간 넘게 이어질 보첼리 공연 내내 무대를 장식하게 된다.

마침 보첼리는 공연 타이틀을 '무한(Infinito)'으로 명명했다. 박은선의 추상 조각이 품고 있는 정신성과 주제에 매료된 그는 클래식 공연과 미술이 하모니를 이루도록 타이틀을 조각에서 따왔다. 이로써 클래식 음악과 현대미술이 멋지게 어우러지는 예술이벤트가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여름 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성악가이다.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가 '최고의 미성'이라며 찬사를 보낼 정도로 음악성을 타고난 그는 시각장애를 딛고 클래식 음악계 톱에 오른 불굴의 테너다. 보첼리는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은 물론, 미국 남미 아시아 등 전세계를 누비며 30여 년간 클래식 공연과 오페라, 크로스오버 콘서트를 가져왔다.

그는 최근까지 14장의 음반을 펴내 약 9천만장을 판매했고, 각종 상을 휩쓸었다. 특히 2018년 아들 마테오 보텔리와 함께 부른 '나에게 빠지세요'라는 노래로 미국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박은선의 추상조각 '무한기둥'의 세부 디테일. 두가지 색상의 대리석을 켜켜이 쌓아올리며 나선형 타워처럼 만든 작품이다. 중간에 숨통처럼 일부러 균열을 준 것이 특징이다. [사진=박은선] 2022.06.29 art29@newspim.com

이탈리아 중서부 토스카나주 라하티코 출신으로 피사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잠시 법률사무원으로 일했던 보첼리는 성악이 운명임을 깨닫고 음악에의 길을 택했다. 신생아 때부터 녹내장을 앓아온 그는 12살 때 축구를 하던 중 눈에 공을 맞아 뇌출혈로 시력을 잃었다. 이후 절망의 시간을 겪어내며 성악을 연마한 그는 "신은 잃어버린 눈 대신 내게 목소리를 주셨다"라는 유명한 신앙고백을 남기기도 했다. 보첼리는 자신이 태어난 라하티코 시의 '침묵의 광장'이란 야외무대에서 매년 공연을 갖고 있다. 올해는 아들 마테오 보텔리도 아버지와 함께 노래를 부를 계획이다.

보텔리는 토스카나 지역에서 29년째 작업 중인 한국의 조각가 박은선과 수년 전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박은선의 추상조각을 손으로 만져가며 '마음의 눈'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그는 "깊은 명상에 빠지게 하는 최고의 작품"이라는 감상평을 내놓기도 했다.

2021년 여름 박은선이 토스카나의 유명한 휴양도시 비아레조 시 초청으로 해변에서 야외조각전을 가질 때 보첼리는 자신이 소유한 비치클럽에도 조각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이로써 박은선은 비아레조에서의 야외 전시회를 더욱 풍성하고도, 성황리에 개최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보첼리가 자신의 공연에 조각을 세워줄 것을 요청해 음악과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이 성사된 것이다.

[서울 뉴스핌] 지난 2016년 이탈리아 피렌체 시 초청으로 대규모 야외조각전을 가질 당시 현지 기자, 비평가들과 인터뷰 중인 조각가 박은선. [사진= 이영란 기자] 2022.06.29 art29@newspim.com

전남 목포 출신으로 경희대학교 미술대학과 이탈리아 카라라국립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한 박 작가는 1993년부터 세계 조각예술의 본고장인 피에트라산타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동양의 깊고 오묘한 정신성에 서양의 조각어법을 결합한 간결하면서도 구축적인 추상작업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유럽의 여러 도시들과 미술관 초대로 개인전을 가졌고, 미국과 한국에서도 초대전을 갖는 등 전세계를 누비며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현재 이탈리아와 유럽 각 도시에 박은선의 공공조형물이 20여점 설치돼 있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이탈리아 피렌체 시 초청으로 도시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미켈란젤로 광장을 비롯해 베키오궁전과 피티광장, 공항 등에 모두 14점의 조각을 석달간 전시하는 대규모 야외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박은선을 초청해 조각전시를 열도록 한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동서양의 예술미학이 결집된 박은선의 뛰어난 작업을 피렌치 시 곳곳에 설치하게 돼 기쁘다"며 찬사를 보낸바 있다.

뿐만 아니라 박은선은 로마의 유서깊은 고대유적지 포로 로마나에서도 대규모 야외조각전을 가졌다. 서양 고전건축의 근원지인 로마시대 사적지에서 침묵과 외침, 빛과 그림자, 동양과 서양, 어둠과 밝음, 절제와 포효가 어우러진 박은선의 조각이 세워지며 당시 평단 등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이탈리아 중서부 피에트라산타시 고속도로 진입 로터리에 시 요청으로 영구설치된 박은선의 조각 '무한 기둥'. 피에트라산타 시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조각상인 '프라텔리 로셀리'상을 수상한 기념으로 세워졌다. [사진제공=박은선] 2022.06.29 art29@newspim.com

그는 이탈리아 유학 후 고국에서 대학교수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편안하고 안정된 길 보다, 전업작가로서 조각의 본고장에서 승부를 보고싶다"며 배수진을 치고 작업에 올인, 유럽을 대표하는 조각가로 발돋움했다. 현재 박은선은 이탈리아의 톱 갤러리인 콘티니갤러리 전속작가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조각가로서는 가장 많은 작업량과 가장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치는 작가로 손꼽힌다.

박은선은 2018년에는 피에트라산타 시가 조각예술 부문에서 가장 훌륭한 업적을 거둔 작가에게 수여하는 권위있는 '프라텔리 로셀리'상을 받았다. 역대 최연소 수상이었다. 지난해에는 그간의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아 외국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피에트라산타의 명예시민이 됐다.

게다가 올해에는 도시의 첫 관문인 고속도로 진입 로터리에 시의 요청으로 대규모 작품 '무한기둥'을 영구설치하기도 했다. 제막식에는 피에트라산타의 시장을 비롯해 많은 예술가와 비평가, 언론인, 미술팬이 모여들어 성황을 이뤘다. 피에트라산타의 공공장소에 작품을 설치한 조각가는 페르난도 보테로(콜롬비아), 이고르 미토라이(폴란드) 등 손에 꼽을 정도여서 한국 현대조각계의 쾌거라 할 수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에트라산타로 들어서는 고속도로 진입로에 시 요청으로 영구설치된 박은선의 조각. 제막식에서 피에트라산타 시장과 포즈를 취한 작가 박은선. [사진=박은선] 2022.06.29 art29@newspim.com

박은선은 "1993년부터 세계의 조각가들이 선망하는 '조각의 본고장' 피에트라산타에서 작업하며 수많은 희로애락을 거쳤습니다. 초창기 하숙비가 떨어져 곧 쫓겨날 상황인데도 스튜디오 한 켠에서 작업을 하곤 했죠. 딱히 갈 곳도 없었으니까요. 어느 일요일 오전, 마침 스튜디오 투어에 나선 컬렉터 부부가 내 작품을 눈여겨봤다가 저녁까지도 작업 중인 나를 다시 발견하곤 즉석에서 작품을 구매했습니다. 절벽 끝에 서있었는데 극적으로 고비를 넘긴 거죠. 그 후에도 피 말리는 순간들이 많았지만 좌고우면하지 않고 진격했더니 오늘 이렇게, 이 도시에서 작업하는 모든 조각가들이 가장 염원하는 '피에트라산타 시에 작품 영구설치'라는 목표를 이루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거대한 대리석 산들이 늘어선 카라라가 배후에 있는 피에트라산타는 르네상스 작가 미켈란젤로를 필두로 마리노 마리니같은 이탈리아 거장은 물론, 헨리 무어(영국), 페르난도 보테로(콜롬비아), 데미안 허스트(영국), 제프 쿤스(미국), 마크 퀸(영국) 등 각국의 예술가들이 거쳐간 도시다. 돌 조각이라면 세계 최고의 대리석 집산지이자 뛰어난 공방들이 있는 피에트라산타가 세계 최일류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2021년 베네치아 콘티니갤러리 초대로 열린 개인전에서 박은선이 처음 선보인 청동조각. 오랜 시간 돌조각에 집중하던 작가는 최근 브론즈 작업도 시도하며 변화를 모색 중이다. [사진=콘티니갤러리] 2022.06.29 art29@newspim.com

이 세계적인 조각도시로 들어서는 고속도로 진입로에, 높이 11m의 대형 조각을 박은선이 설치하게 된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은선 작업의 독창성과 예술성, 그리고 그가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거둔 성과가 종합적으로 검증 평가된 것이자, 한국의 예술가로서 세계 조각의 성지에 작품을 보란듯 세우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지대하다. 한국 예술계, 한국 정부로부터 그 어떤 혜택과 배려도 받지 못한채 예술전쟁터나 다름없는 세계 조각의 최일선에서 홀로 숨막히는 혈전을 벌인 끝에 이룬 성취라는 점에서 숙연해지기도 한다. 

박은선은 2018년 5~6월 서울 성수동 서울숲의 더페이지갤러리에서 대규모 고국전시를 개최했으며, 지난해 가을과 올초 이탈리아 콘티니갤러리 초대로 베네치아의 콘티니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15년 세계한인의 날에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다. 한편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79)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인피니또 뮤지엄'에도 그의 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내년이면 피에트라산타에 발을 디딘지 30년인 그는 이번 작품 영구설치와 보텔리와의 협업 등이 큰 선물인 셈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 이상으로, 앞으로 나갈 길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박은선는 말한다. "작품을 얼마나 더 깊이, 더 치열하게 파고드느냐가 관건이겠죠. 더 새롭고, 더 묵직한 작품을 내놓는게 제 숙제입니다"라고.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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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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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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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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