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 최우선 정책과제…'인플레이션' 우려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과 '경제원팀'으로 선제 대응
불필요한 규제는 개선, 금융회사도 사회적 역할 해야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공식 취임했다. 지난달 7일 내정된 지 한 달여 만으로 금융위원장으로는 인사청문회 없이 취임한 첫 인사다. 한 달 전 지명 직후 한국의 경제상황을 '복합위기'로 규정한 김 위원장. 고민 끝에 그가 제시한 위기극복 첫 메시지는 '금융안정'이다.
제9대 김주현 금융위원장 취임식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별관에서 진행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취임식을 마친 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금융위원회) |
◆ 김주현 "급속한 인플레이션 진행중" 우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며 적시에 대응,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며 금융시장 안정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꼽았다. 내정 직후 "복합적 위기 가능성에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그는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우려감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예상치 못한 급속한 인플레이션이 진행중"이라며 "금리, 주가, 환율, 물가, 부동산 등 경제·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와 시장불안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언제쯤 안정화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오는 13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에서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융리스크 대응 TF'가 중심이 돼 비상상황에 즉시 대처하고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재정비해 관계부처,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관계기관 등과 '원팀'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TF가 향후 상황 전개를 다각도로 예측해보고 활용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예상되는 상황에 따른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과 정책 대안들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지명 직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경제원팀'의 선제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금융시장 충격이 커질 경우 필요 시 공매도 금지 등 긴급 대책을 동원할 방침임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도 필요하면 시장이 급변하면 공매도 금지를 한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필요하면 공매도뿐만 아니라 증권시장안정기금(증안기금)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필요한 규제 풀겠다, 금융회사도 협력해야"
김 위원장은 "금융산업의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개선하겠다"는 당근책을 내놓으면서도 금융회사의 취약계층 등에 대한 사회적 역할론도 강조했다.
우선 그는 시장 불안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언제쯤 안정화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그에 따른 손실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사회적인 갈등도 증폭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금융위는 금융부문의 취약계층 지원 추경사업을 신속하게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8조5000억원 규모의 고금리대환대출, 30조원 규모의 채무조정을 위한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덜고 서민, 청년 등의 주거와 생활안정 지원을 위한 안심전환대출(40조원), 서민금융공급(햇살론유스등) 확대 등도 시행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관치금융' 문제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업계의 취약계층 지원 관련 관치금융 등 논란이 많은데, 사회공동체의 일원인 취약계층의 어려움에 대한 우리 모두의 관심과 배려없이, 한국 경제와 금융산업이 과연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며 "금융사 경영진들은 수익을 창출하고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임무라고 생각하지만, 그 와중에 우리 경제 내 취약계층의 어려움에도 세심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를 겨냥해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풀겠다"고 했다. 그는 "금융회사들의 혁신을 지연시키는 규제가 무엇인지, 해외 및 빅테크 등과 불합리한 규제차이는 없는지 살피겠다"며 "특히 불필요하거나 차별받는 부분은 금산분리, 전업주의 등 과거의 전통적 틀에 얽매여 구애받지 않고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사업모델과 금융서비스 혁신을 위해 필요한 규제개선을 건의하면, 각 분야 최고의 민간전문가와 업계로 구성된 TF를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적극 허용하겠다"고 덧붙였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