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코로나 확진으로 잠정 중단, 하루 만에 재개
與 정진석 "꼭 필요한 지 잘 모르겠다"
전문가들은 "중요한 것은 화법, 긍정적으로 바꿔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출근길 약식회담(도어스테핑)이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어스테핑 자체보다 윤석열 대통령의 화법이 문제로 보다 정제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 윤 대통령의 지지층이었던 20대와 60대, 보수층에서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점이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모습 [사진=대통령실] |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원인에는 인사 문제,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 경제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침마다 정제되지 않은 대통령의 언어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출근길에 기자의 인사 관련 질문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를 해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거를"이라고 답해 논란이 됐다.
정부 혼선 논란도 있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날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에 대해 하루도 지나치 않아 대통령이 직접 "아직 정부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경제 위기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 징후를 꼽으며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다"고 말해 대통령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 출입기자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1명 나오면서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을 무기한 연기했지만, 윤 대통령은 12일 원거리에서 약식회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정계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도어스테핑이 계속된다면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기자 소통이 활발한 대통령이 되시겠지만..글쎄요, 꼭 필요한 지는 잘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시도한 것들은 역사에 남을 일"이라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국민한테 다가가다 보면 거칠고 약간의 실수도 있다. 그런 건 넉넉하게 받아주셔야 한다. 그런 걸 너무 크게 부각하게 되면 오히려 새로운 제도가 안착이 안 되고 더 퇴보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성 의장은 "이런 제도야말로 윤석열다움"이라며 "중간점검을 해서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고 매일 하시는 것이 어렵다면 횟수를 줄인다든지 해서라도 국민한테 다가갔던 윤 대통령의 진심이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정제된 언어로 방식을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현 안앤써치 소장은 "도어스테핑으로 준비되지 않은 말들이 나가는 것은 문제"라며 "소탈하고 직설적인 표현이라고 하는데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보다 정제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다 준비된 표현을 쓰지 않고 현재와 같은 상황이 유지되면 도어스테핑은 오히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을 것"이라며 "준비가 될 때까지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도 "중요한 것은 회견 자체가 아니라 화법"이라며 "인사 문제 지적에 대해 전 정부 탓을 하는 등의 모습은 네거티브적이다.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