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특사경, 6명 형사 입건...21악원 대출 644명 피해
[수원=뉴스핌] 순정우 기자 = 여성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소액을 빌려주며 최고 연 2만9200%에 달하는 이자율을 적용하거나 영세자영업자에게 고금리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제때 갚지 못하면 부동산을 강취하는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불법행위를 일삼은 불법대부업자 6명이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 수사에 적발됐다.
경기도기 모습.[사진=뉴스핌DB] |
김영수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13일 경기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불법 사금융 집중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영수 단장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신고·제보·탐문수사, 미스터리쇼핑 등을 통해 불법 고금리 대부 행위에 대해 집중 수사를 실시했다"라며 "불법 대부 행위자 6명을 형사 입건했으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는 이들의 대출 규모가 21억 원에 달하고 피해자는 64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주요 위반행위를 살펴보면 먼저 피의자 A씨는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대부업 등록 없이 대부업을 해오며 트위터에 "대리 입금 해드립니다. 쪽지주세요, 첫 거래 3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남자는 안 받습니다" 등 대리 입금 광고글을 게시했다. 대리 입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만~30만 원 정도의 소액을 단기간 빌려주는 것으로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A씨는 광고글을 보고 급하게 돈이 필요해 연락한 이들에게 1만~30만 원을 대출해주면서 수고비(사례비), 지각비(연체이자) 등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여성청소년이었으며 A씨는 이런 수법으로 피해자 338명에게 2억9000만 원을 대출해주고 이자 포함 3억3000만 원을 받아냈다.
이 가운데는 1만 원을 빌려주고 다음 날 원금과 이자 포함 1만8000 원을 받아낸 사례도 있다.
이를 연 이자율로 환산하면 2만9200%에 달하는 살인적 고금리다.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전화·카카오톡 등으로 욕설·협박 등 불법추심까지 일삼았다.
거꾸로 여성청소년이 피의자인 경우도 있었다. 16세 B양은 올 1월부터 5월까지 같은 방식으로 피해자 247명에게 1529만 원을 대출해주고 2129만 원을 변제받아 연 이자율 최고 2만75%에 상당하는 고금리 이자를 챙겼다.
B양은 트위터로 연락해온 사람 중 여성들만 골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대출해주며 이름, 나이, 전화번호, 가족과 지인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받았다.
이와 함께 피의자 C씨는 서울시 강남구에 등록한 대부업자로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시흥시 일대 저신용 상인들에게 '100일 일수', '10일 급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빌려준다고 유인해 대출원금의 10% 수수료와 대출원금 30% 고금리를 받아 챙겼다.
C씨는 피해자들에게 원하는 대출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송금해주고 차액은 기록이 남지 않게 현금으로 돌려받으면서 더 많이 입금한 금액까지 합쳐 연 이자율 최고 742%에 상당하는 고금리를 적용했다. C씨는 이런 방식으로 피해자 48명에게 6억 원을 대출해주고 7억2700만 원을 변제받았다.
미등록 대부업자인 피의자 D씨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평택시 일대에서 영세 건축업자,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월마다 변제하는 '월변'을 진행하며 법정이자율보다 높은 연 48%의 이자를 요구했다. 이후 채무자가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담보로 잡은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강취하는 등 불법대부업을 운영해왔다.
이 밖에 특사경은 전단지 살포가 빈번한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미스터리 쇼핑' 수사기법을 활용, 경기도 전역에 무차별 불법 광고 전단지를 살포하고 미등록 대부업을 한 2명을 현장에서 검거하고 광고전화번호를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
jungw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