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째 점거파업…사측 피해 6000억원 추산
사실상 마지막 경고…"법과 원칙따라 엄중 대응"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정부가 대우조선해양 사업장을 불법 점거해 47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하청 노조에 대해 최후통첩을 날렸다.
수차례 대화와 타협으로 사측과 갈등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지만, 좀처럼 불법 파업을 중단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공권력을 동원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오후 4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부처 장관들과 함께 합동브리핑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파업 장기화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우조선해양 불법 점거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2022.07.18 hwang@newspim.com |
추 부총리는 "지난주 고용부와 산업부 장관이 불법점거 중단과 대화를 촉구하는 담화 이후에도 (노사간) 대화는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불법 점거는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일부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불법행위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동료 근로자 1만8000여명의 피해와 희생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철지난 폭력, 불법적 투쟁 방식은 이제 일반 국민은 물론 대다수 동료 근로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며 "정부는 그간 일관되게 밝힌 바와 같이 노사 자유를 통한 갈등 해결을 우선하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사측에 한정되지 않고 우리나라 경제와 조선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장기 불황과 분식 회계 사태로 경영난을 겪으며 15년 이후 7조1000억 원의 대규모 국민 혈세를 투입하며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500%가 넘는 높은 부채비율과 작년 1조7000억원, 올 1분기 47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상황은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불법 점거 사태는 대우조선해양 및 협력업체 대다수 근로자와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오랜 불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한국 조선산업이 지금껏 쌓아올린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추 부총리는 또 "주요 업무시설을 배타적으로 점검한 하청노조의 행위는 명백한 위반이며, 재물손괴 등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면서 "지난 7월 15일 사법부도 집회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판단을 통해 정당한 쟁의행위의 범위를 벗어났다며 이례적으로 불법성을 명시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노사 간의 대화를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불법적인 점거 농성을 지속한다면 정부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07.13 mironj19@newspim.com |
이번 대국민 담화문은 같은 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 하에 신속히 마련됐다.
대우조선해양과 조선 업계의 피해 규모가 나날이 확대되고 있지만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의 골만 키우자,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관계 부처 장관들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 사태에 대해 사실상 마지막 경고를 한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이후에도 대우조선해양의 노사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공권력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윤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정책 방향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현재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47일 넘게 배를 만드는 장소인 옥포조선소 1도크(1Dock)를 불법 점거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청 노조는 저임금 문제와 근로자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주장으로, 파업 장기화에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60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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