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다시 위축 국면에 진입하면서 하반기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공식 제조업 PMI는 49로 지난달 50.2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0.3을 하회한 수치다.
PMI는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국면에,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음을 뜻한다.
서비스업 동향을 반영하는 비제조업 PMI도 53.8로 전월(54.7)과 시장 예상치(53.9)를 모두 밑돌았다.
[사진 =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을 기록했다. |
자오칭허(趙慶河)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전통적인 생산 비수기, 시장 수요 감소, 석유·석탄·등 에너지 집약 산업의 위축세가 PMI 하락을 이끈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들이 마진 압박을 받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전망도 어둡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산발적인 코로나19 집단감염이 경제에 부담을 주면서 경기회복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다"며 "중국 제조업 중심지인 선전(深圳)에서 코로나가 재확산하자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물류구매연합회의 장리췬(張立群) 애널리스트는 "7월 제조업 PMI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내부의 하방 압력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 등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 늘어나 (경기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영국 경제분석 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 역시 "계속된 봉쇄와 소비심리 위축에 정부의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경기회복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경제 정보 및 컨설팅 업체 월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7월 코로나 봉쇄로 중국 기업 41%가 영향을 받았다.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호이트의 중국 상하이 공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이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 달성은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다국적 부동산 전문 서비스 회사 존스 랭 라살(JLL)의 브루스 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PMI가 50 미만으로 떨어져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회복이 더디고 취약해 3분기 GDP가 예상보다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0.4%로 주저앉으며 하반기 급격한 반등 없이는 연간 목표 성장률 5.5%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잇따랐다.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0%, 4.1%로 제시했다. 세계은행(WB)은 당초 5.1%에서 4.3%로 하향 조정했고 바클레이즈와(3.3%), JP모건(3.7%)은 3%대로 낮춰 잡았다.
중국 정부도 올해 GDP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난달 28일 중국 중앙정치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경제 정책 주제 회의에서 "하반기 중국은 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보장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당국이 성장 목표와 관련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고 '최선의 결과'라는 표현을 쓴 것은 사실상 목표 달성이 힘들어졌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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