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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거리에서 논어를 읽다' 코로나후 공맹의 고장 산둥 지닝에 가보니 <5>

기사입력 : 2022년08월02일 13:40

최종수정 : 2022년08월03일 01:47

<4회에서 이어짐>

[지닝 취푸(산둥성)=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신중국 건국 이후 문혁 등 광풍의 정치 변혁기에 공자와 유교 관련 문화재 파괴 등 유학이 큰 수난을 겪었지만 오늘날 중국 공산당은 다시 공자와 유가사상을 '중화 문화'의 핵심적 가치로 기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유학을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 연출의 중심 주제로 내세웠고 이후 '공자 해외 수출'에 전력을 쏟았다.

7월 28알 지닝(濟寧)시 맹자의 고향 저우청(邹城)으로 향하는 도중 무심코 차창 밖을 내다보니 지닝시의 예술극장 앞에 황토 색으로 단장한 거대한 마오쩌둥의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옛날 청년 마오쩌둥이 취푸에 다녀간 것을 기념하는 동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뜩 머릿 속을 스친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지닝시 예술극장 앞에 마오쩌둥의 대형 동상이 설치돼 있다.  2022년 7월 28일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2.08.02 chk@newspim.com

 

요즘 중국 공산당은 공자와 유가사상(유교 유학)을 수용하고 체제 안으로 깊숙히 끌어들이고 있다. 공산당은 옛날 처럼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백성을 계도하는 치국의 도로 공자와 유가 사상을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7월 28일 공자와 유가사상을 기념하는 취푸의 니산성징(尼山聖境)에는 국유기업인 산둥 에너지의 신입 사원 수백명이 단체로 몰려들어 유학과 논어 체험 행사를 가졌다. 이중 한 참석자는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으로 이곳에 들렀다"며 "사람이 갖춰야할 기본 도리 '인의예지신'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고 소개했다.

니산성징의 유가사상 체험관인 대학당 참관을 마치고 나오는데 건물 벽면에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12개 항목을 적은 간판이 설치돼 있다. 중국 공산당의 국민 계몽및 사회 체제 선전물 12개 가치관 간판이 유교의 성지에 들어선 점이 흥미를 끌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사회주의 핵심가치관 12개 항목을 적은 간판이 지닝시 공자의 본산인 취푸 니산성징 대학당 건물에 설치돼 있다.  2022.08.02 chk@newspim.com

 

다음날인 29일 오전 지닝시 취푸의 공부(孔府) 출입문 앞 거리. 입구 대문 오른 편에 전날 니산성징 대학당에서 본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12개 항목이 국가와 사회 공민 세 파트로 나뉘어 붉은 간판에 적혀 있었다. 국가 항목은 '부강 민주 문명 조화', 사회 항목은 '자유 평등 공정 법치', 공민(개인)은 '애국 경업 성신 우선(友善)'이다.

 3년간 중국 각지를 다니며 유심히 살펴본 바 '사회주의 핵심가치관' 계몽 구호는 전국에 아마 수억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유학의 본산인 공부 앞의 사회주의 핵심가치관 구호는 특별한 흥미를 유발시켰다. 공부(孔府) 참관 후 오찬 자리에서 이를 화제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개인 부문 4개 항목중 애국과 경업(업을 소중히 함)은 유가에서 국가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강조하는 덕목입니다. 성신(诚信,성실 믿음)은 공자가 말한 민무신불립(民无信不立)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맹자는 서로 공경하고 보살피는 인간 도리를 설파했어요. 우선(友善, 친절 선행)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산둥성 지닝시 취푸의 공자 후손의 근거지 공부 출입구 앞에 중국 공산당 사회주의 핵심가치관 12개 항목이 설치돼 있다.    2022.08.02 chk@newspim.com

오찬 자리 옆 좌석의 중국 사람은 개인 견해라고 전제한 뒤 오늘날 중국 공산당이 내세우는 12개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의 개인 부문 4개 항목은 많은 점에서 유가 사상의 덕목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고 보면 12개 사회주의 가치관의 일부 항목은 과거 공산당이 배척했던 유가 사상과 공자를 치국의 방도로 수용한 결과다. 청년 마오쩌둥 처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013년 취푸를 방문했고 이후 공자의 성지인 니산성징이 지어졌다.

시주석은 현실 정치에서 역대 어떤 지도자 보다 많이 공맹의 이치를 강조해왔다. 지닝시 저우청(邹城) 맹자 전시관에는 시주석이 10년간(2013년~2022년) 인용한 맹자의 명구가 전시돼 있다. 2022년 가을 시진핑 리더십을 중심으로 20차 당대회를 치르는 중국. 오늘날 중국 공산당은 과거 황제들 처럼 유가를 숭상하고 공맹을 스승으로 떠받들고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공자의 성지인 니산성징에 공자와 유가사상 체험을 나온 중국 국유기업 신입사원들. 2022년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2.08.02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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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尹 조사일 변경 요청 거부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내란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소환 조사일 변경 요청을 거부하고, 이번 주 내 출석 일자를 다시 통보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이에 불응할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예고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30일 오후 5시 30분쯤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후 4시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부터 금주의 특정 일자를 지정한 출석 기일 변경 요청서를 접수했다"며 "특검 내부 논의 결과, 기일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이를 변호인에게도 통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내란 특별검사팀에 2차 소환 조사일을 '7월 5일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29일 새벽 1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1차 소환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는 윤 전 대통령 모습. [사진=이형석 기자] 이어 "내일(7월 1일) 출석에 불응할 경우, 즉시 금주 중에 있는 특정 일자와 시간을 지정해 재차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다"라며 "만약 그때도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단계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당초 7월 3일 이후 출석을 요청했으나, 최근 의견서를 내고 7월 5일 이후로 출석 일자를 더 늦춰달라고 재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윤 전 대통령 측은 한 차례 기일 변경 요청서를 제출함으로써 오는 7월 1일 소환 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견을 재차 피력했다. 특검은 7월 4일 또는 5일로 재소환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보는 "금주의 중 정할 특정일자는 4일 또는 5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마지막 단계의 조치'와 관련해 해당 내용이 체포영장 청구 이상의 단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박 특검보는 '마지막 단계로 체포영장 청구가 있는데, 출석 불응 시 검토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출석을 불응하는 경우에 체포영장이 될 수도 있고, 그 다음 단계가 될 수도 있고 이런 여러가지 고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고 주장하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의견서를 보내면 특검 측이 검토하고, 이런 (모든) 과정이 협의라고 생각한다"며 "저 쪽(윤 전 대통령 측)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만이 협의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내란 특검은 지난 28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오는 30일 다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의 이유,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7월 3일 이후로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의 사정 등을 고려해 하루 늦춘 7월 1일로 날짜를 재통보하며 2차 소환조사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날짜를 미뤄달라고 이날 다시 요구했다. 특검은 현재 윤 전 대통령 측의 수사 방해 행위를 수사하기 위한 경찰 인력 3명을 경찰청에 요청하는 한편, 오는 1일 2차 소환 조사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yek105@newspim.com 2025-06-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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