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국내 정유사들의 효자 노릇은 수출 석유제품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제마진이 높았던 영향도 있지만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제품 확대로 큰 수익을 거둔 것이다.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과 내수 비중은 대략 50대 50이다. 다른 국가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올 상반기 국내 정유사들은 약 280억 달러 규모의 석유제품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정유 4사의 석유제품 올 상반기 수출액이 279억5577만 달러(약 36조6000억원)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7.6%증가했다.

원유 시추 장비 [사진= 로이터 뉴스핌]

국제 유가 상승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 단가는 배럴당 126.6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72.2달러보다 75.3% 올랐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올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정유사들은 늘어난 국제 수요에 대응해 설비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 실적을 키웠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수출물량은 2억2090만 배럴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8% 증가했다.

수출국별 비중은 호주가 16.2%로 가장 크고 싱가포르(12.2%), 미국(9.3%), 필리핀(9.0%), 중국(8.6%) 순이었다. 

제품별로 보면 경유 수출액은 125억62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6.2% 늘었고, 휘발유와 항공유 수출은 각각 63억3300만 달러, 46억8800만 달러로 105.8%, 171.3% 증가했다. 나프타는 12억4200만 달러로 33.6% 늘었다.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증대는 뛰어난 정제 시설에 따른 경쟁력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사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의 설비 시설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뛰어나고 원유 정제율이 높은 편으로 바이어들이 국내 석유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정유업계 안팎에선 내수 물량 일부를 수출 물량으로 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출 석유제품 마진이 내수 제품 마진 보다 더 높아서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통상 국내 내수용 제품보다 해외 수출용 제품의 마진이 더 크다"며 "큰 수익을 위해선 수출을 더 늘리는게 좋지만 내수 휘발유, 경유 수급과 안정을 위해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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