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시 <구름산책자>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 <공예 지금>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소정: 그린 스크린>, <장영규: 추종자>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리움미술관은 9월 2일(금)부터 △기획전시 <구름산책자>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 <공예 지금>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소정: 그린 스크린>, <장영규: 추종자>를 개막한다.
이번 6개의 전시와 특별 프로젝트는 아시아 예술과 사회를 조망하여 지속가능하고 상생하는 미래를 그려보고, 현대 도예와 공예, 사운드 작업 및 증강 현실(AR) 작품들을 선보이며, 새로운 장르적 시도와 결합을 통해 다양성을 드러낸다.
상설전시로 꾸려왔던 공간인 M1에는 현대 공예, M2에는 도예를 다룬 상설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미술관 로비의 미디어 월과 강당 라운지를 전시 공간으로 확장하여 동시대의 이슈를 바라보는 미술의 다채로운 측면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 기획전시 <구름산책자>
<구름산책자>는 리움미술관에서 기획하는 첫 아시아 전시로, 미술·건축·디자인·음악·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24명/팀과 작품 45점을 23년 1월 8일(일)까지 선보인다.
전시는 문명 전환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시기, 세계 질서를 좌우하는 영향력이 확대된 아시아 사회와 예술의 역할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진다. 특히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나드는 확장된 시각과 새로운 문화적 연대의 필요성을 자각하며, 기존의 지정학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난 보다 사려 깊고 자유롭고 지속가능한 미래의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전시 제목의 '구름/클라우드'는 기후적, 공상적, 하이퍼링크적 의미를 두루 함의하는 21세기의 새로운 사회문화적 환경에 대한 은유이자, 지정학적 경계를 횡단하는 가상의 플랫폼이다. 전시는 이러한 클라우드 세계를 자유로이 활보하며 동시대와 미래사회 문제를 새롭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산책자, 실천가, 공상가들을 조명한다.
전시 주제는 △사려깊은 물질 △이상한 서프 모프 워프 △공감각적 몰입으로 나뉘고, 전시장에서 작품들은 서로 교차하고 뒤섞이며 미래적 상상을 제시한다.
■ '사려깊은 물질'은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한 다양한 재료를 발견하고 연구하며 이를 삶에 적용하기 위해 실천하는 건축가, 디자이너, 작가의 작업을 다룬다.
신소재 오염 흡수 천을 사용하는 쿠마 켄고의 부드럽고 지속가능한 조각 설치 <SU:M>, 베트남 남부의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돈 탄 하의 수상가옥 <물 위의 대나무집>, 특유의 흡음성과 질감을 지닌 펠트를 벽돌처럼 쌓아 올린 에스티피엠제이 건축사사무소의 <고요의 틈>, 유연한 물성의 종이 모듈로 구성된 카타기리 카즈야의 <종이 사구> 등이 소개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켄고 쿠마 어소시에이츠, SU;M(2022)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카타기리 카즈야, 종이사구(2022)_ 히말리 싱 소인, 스테틱 레인지(2020)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돈탄하, 물 위의 대나무집(2022)_루양, 도쿠-헬로우 월드(2021)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이들은 콘크리트나 철강처럼 크고 단단하고 무거운 재료 대신 대나무, 종이 등 자연과 어우러지는 재료를 사용하고, 과학 및 공학과의 융합을 통해 재료의 구조적, 기능적 확장 가능성을 탐구한다.
■ '이상한 서프 모프 워프'는 구름산책자들의 자유롭고 비선형적인 미끄러짐과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와 형식에 주목한다. 웹서핑과 하이퍼링크에 익숙한 이들은 막대한 데이터를 자유롭게 재편집하며 하이브리드를 창조하고, 다른 시공간에 걸쳐 있을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여 낯설고 이상한 세계를 펼쳐낸다.
인간 외에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는 행성의 이야기를 다룬 SF작가 김초엽의 신작소설 <사모나 연작>, 중국 도교식 장례 풍습과 데이터 클라우드의 세계를 결합한 모토구오의 <당신은 거주하는가 떠나는가?> 등의 작품들은 불가능을 상상하는 예술의 힘으로 다양한 미래를 추측하고 직면한 문제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공감과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 '공감각적 몰입'은 현실과 가상, 물질과 비물질, 피지컬과 디지털이 경계없이 혼합되는 세계에서 변화하는 우리의 인지와 감각에 대해 다룬다.
일본의 전통 정원 양식을 디지털 버전으로 치환한 아지아오의 <카레산스이>, 인도네시아의 킬리만탄 지형을 네온 빛 그래픽 풍경으로 펼쳐 보이는 트로마라마의 <솔라리스>, 은은한 지구의 향을 머금은 안개고리를 뿜어내는 A.A. 무라카미의 <영원의 집 문턱에서>, 리움미술관의 건축 공간을 신비로운 미래의 가상 복지공간인 '네펜테'로 시뮬레이션 한 로렌스 렉의 <네펜테 존(Leeum)> 등이 어우러져 초현실적 풍경이 펼쳐진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LawrenceLek, Nepenthe Zone, 2022(Leeum)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인간과 기계, 인공과 자연, 물질과 데이터가 뒤섞인 이 풍경은 오감과 뉴런을 동시에 자극하는 특별한 공감각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전시를 담당한 곽준영 리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세 개의 주제는 전시장 내에서 함께 교차하고 함께 뒤섞여 미래적인 상상이 다채롭게 증식하는 풍경으로 제시된다"며, 특히 "각각의 건축 프로젝트들이 하나의 작품이자 또 다른 작품을 품은 공간, 전시장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면서 흥미롭고 예기치 못한 경로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 <공예 지금>
고미술 상설전(M1)과 현대미술 상설전(M2) 공간에서 각각 현대 공예와 도예 작품을 다루는 기획전시를 개최하여 공예와 백자의 창의적인 확장에 주목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전은 조선시대 실용기였던 '달항아리'를 통해 현대 도예와 예술 매체로서 백자의 가능성을 탐색한 박영숙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전시는 박영숙의 달항아리 작품 약 29여점을 현대미술 상설전(M2) 2층에서 11월 20일 까지 소개한다.
전시 제목 여월지항(如月之缸)은 『시경(詩經)』 소아편(小雅編) 중 「천보(天保)」 시의 한 구절을 따와 변형한 것으로, 원래는 '상현달이 보름달로 차오르듯' 나라와 임금의 안위가 풍요롭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전시는 기존의 상현달을 뜻하는 '항(恒)'을 항아리 '항(缸)'으로 바꾸어 차오르는 달처럼 풍성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온 달항아리의 세계를 살핀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박영숙 백자 달항아리 [사진=리움미술관]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작가의 달항아리는 조선시대 17세기 후반부터 만들어진 백자항아리 전통에서 출발하지만, 티 없이 맑은 백색과 70센티미터에 달하는 장대한 크기의 백자를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측면에서 동시대적 특성을 갖는다. 또한 작가는 달항아리를 캔버스 삼은 회화작업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현대미술의 매체로 백자의 역할을 새롭게 부여한다.
■ <공예 지금>전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 공예 작가의 작품, 디자이너와 전통 장인이 협업한 작품을 고미술 상설전 공간(M1)의 각 층별로 내년 1월 29일(일)까지 소개한다. 전시는 전통 계승의 측면에서 다루어져 왔던 공예의 예술성과 가능성에 집중하여 새로운 재료와 매체, 진화된 소통과 작업 방식을 조명한다.
M1 4층에는 디자이너 김백선과 소목장 조석진이 생전에 함께 제작한 <심재 心齋 4>를 선보인다. 자연의 나뭇결과 선을 구현한 서랍장 작품은 또 다른 자연의 소재인 흙으로 빚은 청자와 함께 배치되며 잔잔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김백선 조석진, 심재 心齋 4(2008)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3층은 조성호의 특유의 질감을 살린 그릇 모양 금속기 표면을 투박한 문양들로 촘촘히 메워서 채운 작품 <눈으로 만지기>를 선보인다. 금속 재질의 이 작품은 백자, 분청사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조성호, 눈으로 만지기(2022)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2층 정해조의 옻칠 연작 <색광률 시리즈>는 한국 전통의 오방색을 옻칠 방식으로 표현하여 빛의 광택과 율동감을 결합시킨 색채의 향연을 선사한다. 같은 공간을 수놓은 수묵화와 채색화들과 더불어 고유의 색에 대한 시선을
새롭게 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정해조, 오색광율 2204(2022)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마지막 1층은 디자이너 정구호와 금속 장석 장인들이 협업한 <백골동 2022>을 배치하였다. 아크릴로 만든 새로운 외형에 전통의 색채가 강한 평양 반닫이 장석 장식을 덧붙여 현대적 재료와 오래된 전통이 결합한 오늘날 공예의 진화된 면모와 작업 방식을 드러낸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정구호, 백골동(2022)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소정: 그린 스크린>, <장영규: 추종자>
미술관 곳곳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해석이 돋보이는 3개의 특별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가상현실(AR) 기술, 전시 공간으로 확장된 미디어 월, 사운드와 건축의 협업 작업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뜻밖의 장소에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영국 어큐트 아트(Acute Art)의 예술감독 다니엘 번바움(Daniel Birnbaum)과 협력하여 이불, 구정아, 차오 페이(Cao Fei),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등 16명의 작가의 증강현실 작품 38점을 리움미술관 로비와 야외 호암미술관 야외 정원 등 실내외 공간에서 11월 27일(일)까지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니나 샤넬 애브니,상상 친구(2020)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대런 베이더, 사랑(2019)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전시 제목인 칼레이도스코프(만화경)가 눈 앞의 세계를 넘어선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주듯, 전시는 가상세계로 작업을 확장한 무한한 창작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또한 전통적인 예술관념을 초월한 작품들로 예술을 경험하고 공유하는 방식의 전환을 도모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리움미술관이 제작 지원한 이불의 증강현실 신작인 <취약할 의향 – 메탈라이즈드 벌룬 Ver.AR22>을 최초로 공개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이불, 취약할 의향-메탈라이즈드 벌룬 Ver. AR22(2022)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 리움미술관 로비에서는 대형 스크린인 미디어 월을 활용해 역량있는 영상 작가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는 월 프로젝트를 신설하고, 첫 전시로 <전소정: 그린 스크린>을 내년 1월 29일(일)까지 개최한다.
전소정은 서로 다른 것들이 넘나들고 파고드는 경계에 관한 감각을 다루는 4점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의 작품은 전시장을 연결하고 관객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로비 공간의 미디어 월의 공간과 어우러진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전소정, 그린 스크린(2021)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이클립스Ⅰ,Ⅱ'는 작곡가 윤이상의 삶과 음악을 모티브로 하여 분단과 경계를 둘러싼 시선을 교차시킨다. '먼저 온 미래'는 남북 연주자가 대화를 통해 공동의 곡을 완성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린 스크린'은 DMZ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으로 이 기념비적인 공연들을 둘러싼다.
■ 강당 라운지에서 펼쳐지는 사운드 전시인 <장영규: 추종자>는 미술관 휴게공간에서도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작품은 장영규가 제작한 판소리 전수 과정을 담은 아카이브 음원과 푸하하하프렌즈 건축사무소가 음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의자와 테이블로 이루어져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장영규, 추종자, 2022_가구디자인 푸하하하 프렌즈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
음원은 여러 명창들이 판소리 다섯마당의 일부와 판소리를 시작하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해 부르는 짧은 노래인 단가를 가르치는 수업 내용을 녹음한 것이다. 음원은 스승과 제자로 세대를 넘어 소리가 전수되는 과정을 통해 성장의 대화를 따라가도록 한다. 음원마다 하나씩 헤드폰 플러그를 꽂아서 감상하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수되는 판소리의 사사 방식과 닮아있다.
사운드 작업을 담고 있는 푸하하하 프렌즈의 가구 또한 아날로그적 방식과 소리의 물리적 특성을 반영한다. 테이블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음원을 들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으며, 앉았을 때 스프링처럼 조금씩 출렁이는 의자는 소리의 청각적 떨림을 몸 전체로 확장한다. 작품은 전통과 현대가 조우하는 미술관의 공간 안에서 끊이지 않는 대화의 한 축을 구현한다.
◆ 전시 연계 프로그램
기획전시 <구름산책자>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 기간 동안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의 기획 의도와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큐레이터 강연 △전시의 세 섹션별 패널로 정재승(뇌과학자), 쿠마 켄고(건축가), 옥용식(환경과학자)이 참여하는 강연과 토크 프로그램 △SF 소설가 김초엽의 전시에 출품된 단편소설을 낭독극으로 공연하는 낭독극장 △전시 작품의 이미지를 시각장애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대체 텍스트(Alt-text)로 작성해보는 워크숍이 예정되어 있다.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전과 연계한 프로그램은 기술을 통한 현대미술 및 미술관의 확장 가능성을 주제로 하여 패널들의 심도있는 강연과 대담을 9월 3일(토)에 진행한다. 강연에는 다니엘 번바움(어큐트 아트 예술감독), 김성은(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로렌 코넬(바드 컬리지 학예연구 센터장 겸 교수)이 참여하며, 강연 후 서현석(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의 진행으로 대담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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