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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iaf 진단 ① 백남준의 재발견...시대 앞서는 놀라운 통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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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에 7개, 프리즈에 2개 설치작품 등장해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갤러리들의 어느 창고에 수장돼 있다가 이리 쏟아져 나온 것인가. 이번 2022 키아프(Kiaf)는 가장 많은 백남준(1932∼2006) 작품들이 전시돼 대중과 함께한 아트페어였다. 이제까지의 키아프에서 볼 수 없었던 현상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봐도 지난해 키아프에는 백남준 작품을 내놓은 갤러리가 없었던 듯하다.

그런데 올해는 키아프에 무려 7개, 프리즈(Frieze)에 2개 모두 9개 설치작품이 출품됐다. 작품 가격도 적게는 2억원부터 많게는 20억원 이상 가는 작품들이다. 에곤 실레(1890~1918)의 전문 화랑으로 유명한 런던의 리처드 내기 갤러리가 '프리즈 마스터즈'에 실레 작품 40여 점을 내놓은 것을 제외하면, 백남준도 작품이 많이 나온 작가에 속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백남준, 구-일렉트로닉 포인트(Dfera-Punto Electtronico), 1990년 작. 키아프 전시물 [조용준 사진] 2022.09.05 digibobos@newspim.com

아트페어 특성상 갤러리 부스 별로 전시가 되므로, 백남준 작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은 몹시 아쉬운 대목이었다. 프리즈야 어쩔 수 없다쳐도, 키아프의 경우 사전에 어떤 작품들이 나오는지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주최 측이 사전 조율을 통해 '백남준 특별 코너'를 만들어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안타까움이 짙게 남는다.

올해는 왜 이리 백남준 작품들이 대거 나왔을까? 단순한 우연일까? 그러나 아니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 법은 없다. 갤러리들이 저마다 수장고 깊은 곳에 넣어두었던 백남준의 대형 설치작품들을 꺼내 올해 이렇게 먼지를 털어낸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백남준, 첼로. 키아프 전시물 [조용준 사진] 2022.09.05 digibobos@newspim.com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키아프에 백남준 작품들이 대거 나온 것은 프리즈와 관련이 있다"고 진단한다. 서울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전통적 '맹주'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제1의 미술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는 예측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던 참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백남준, 비디오 피아노(Video Piano), 1999년작. 키아프 전시물 [조용준 사진] 2022.09.05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백남준, 로봇(라디오맨, 요셉 보이스) Robot(Radio Man, Joseph Beuys) 1987년작. 학고재 갤러리 프리즈 출품작 [조용준 사진] 2022.09.05 digibobos@newspim.com

올해 키아프는 사상 처음으로 프리즈와 동시 개최됨으로써, 그 외연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커졌다. 미술 관련 글로벌 인사들이 대거 서울에 몰렸고, 그렇지않아도 뜨거운 서울의 미술시장은 장외에서도 더 후끈 달아올랐다. 세계 1위의 경매사 크리스티(Christie's)는 기욤 세루티 CEO는 자신이 직접 150억원 추정 호크니 그림 '이른 아침, 생트 막심', 5800억 상당의 프랜시스 베이컨과 아드리안 게니 작품 16점을 들고와 분더샵청담 갤러리를  크리시티의 임시 전시장으로 만들었다.

키아프와 프리즈가 열린 코엑스 말고, 대치동 SETEC에서 '키아프 플러스'도 열렸다. 코엑스 바로 옆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는 또 다른 전시회가 개최됐다. 키아프와 프리즈에 참여할 기회를 놓친 작가들의 또 다른 경연장이었다. 

"키아프가 프리즈의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키아프에게도 분명 기회는 있다. 미술계의 큰 손들이나 해외 유명 갤러리 관계자들이 대거 서울에 몰리면서 작품 판매는 물론 국내 작가의 인지도 확산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자면 백남준 작품의 대거 출현 역시 이번이 이 작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역대 가장 좋은 시점이 됐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백남준, 세기말 인간(End of Centuru Man), 1992년작. 키아프 전시물 [조용준 사진] 2022.09.05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백남준, '나는 실수한 다음에 또 실수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긍정으로부터 나온다(I Make Mistake after Mistake, but it always comes out Positive)', 1996년 작. 키아프 전시물, [조용준 사진] 2022.09.05 digibobos@newspim.com

올해가 백남준 탄생 90주년이라는 사실도 주요한 이유가 된다. 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관장 김성은)는 올 봄 탄생 90주년을 맞은 백남준을 기리는 특별전을 열고, 1961년 백남준이 악보를 만든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을 국내 처음 시연했다. 

백남준은 20대부터 '귀로 듣는 음악을 전시한다'는 꿈을 꿨다. 물론 그가 작성한 악보는 오선지에 음계나 음표를 적어놓는 여느 악보들과 다르다. 사각형 모양의 선 위로 'X선 촬영실에서 사용하는 것 같은 붉은 전등' '신비스러운 향' '재잘거리는 아기 소리' 등 음표의 기능을 대신하는 지시문만 빼곡히 적혀 있다. '듣는 것'에 한했던 음악에 대한 통념을 깬 백남준의 실험적 시도였다.

살아생전 연주된 적 없던 이 교향곡은 61년이 지나, 올해 3월 24일 국내 처음 시연됐다. 백남준을 기리는 특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9월18일까지 특별전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Archaeology of Avantgarde)'를 열고 있다. 이 전시는 백남준 생애와 작품의 중요한 순간을 돌아보는 10개의 장면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내년 1월24일까지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도 전시 중이다. 백남준의 90번째 생일인 7월20일에 개막한 '바로크 백남준'은 그동안 국내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대규모의 미디어 설치작업과 레이저 작업을 중심으로 엮어졌다.

한계에 부딪쳐 갈 길을 잃고 우왕좌왕 헤매던 서양미술에서 백남준은 혜성처럼 나타나 '유화물감'이 아닌 진공관과 전자칩으로 시공을 초월하는 비디오 아트를 창조했다. 그는 초기 '실험 TV'에서 '비디오아트·위성아트·레이저아트'로 발전시켰고, 현대미술의 막힌 숨통을 뚫어냈다. 이는 세계미술계의 빅뱅이었다. 작금의 'NFT'와 '메타버스' 아트는 백남준 없이는 불가능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앤디 워홀과 레오 카스텔리의 초상(Portraits of Andy Warhol and Leo Castelli), 1994년 작품. 키아프 출품작 [조용준 사진] 2022.09.05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백남준, 무제(베이클라이트 로봇) Untitled(Bakelite Robot), 2002년작. 프리즈 전시품 [조용준 사진] 2022.09.05 digibobos@newspim.com

1993년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시스티나 성당'이 2019년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린 백남준 회고전에서 전시됐을 때 SF현대미술관 뉴미디어 수석 큐레이터인 루돌프 프릴링(R. Frieling)은 전시도록의 논평을 통해 이처럼 평했다. "21세기 몰입형인 이 작품은 백남준이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을 속도감 있는 전자 미학으로 바꿔 청중을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대중문화와 고차원 예술성이 기묘하게 결합되었다. 지금 우리 시대와 너무 잘 맞는다."

그의 말이 맞다. 그의 비디오 아트는 20세기가 아닌 21세기와 더 잘맞는다. 백남준이 TV 화면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차용한 필름의 화면들이 아니라, 예술에 대한 그의 자의식과 소신, 열정이었다. 그는 그의 분신을 진공관 화면에 심어 놓았다. 이것이 메타버스 아니면 무엇이랴.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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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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