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창원號 동북아 '에너지 허브' 속도 ↑
석탄에서 LNG·수소 사업으로 선회 나서
에쓰오일과 3기 계약...'샤힌 프로젝트' 일환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SK가스의 역점 사업인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9년간 표류하던 '동북아 오일 허브 울산 북항 사업(이하 울산 북항 사업)'에 일환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은 글로벌 탱크터미널 보팍(Vopak)과 에쓰오일(S-Oil), 한화 토탈,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투자를 접는 등 부침을 겪었다.
SK가스가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총 6기 저장 탱크 중 5기 수주처 확보가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국정과제로 선정되며 시작한 울산 북항 사업이 9년 만에 빛을 보게 된 것으로, SK가스의 LNG 사업 매출 8조원 목표 역시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늘에서 바라본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공사 현장. 좌측에는 오일 탱크, 우측에는 LNG 탱크가 건설되고 있다. [사진=SK가스] |
◆ 최태원 '넷 제로'에 힘 보태는 최창원號...6기 중 5기 수주 마무리
28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 북항 사업을 위해 출범한 SK가스와 한국석유공사(KNOC)가 만든 법인인 KET 내 6기 탱크 중 5기 수요처가 확보됐다. 1기는 오는 2024년 첫 상업 가동에 돌입한다.
세계 최초 LNG·LPG 복합화력발전소 울산GPS(Gas Power Solution)와 1기 탱크 계약을 맺었다. 1기 탱크와 울산GPS 모두 오는 2024년 상업 운행을 시작한다.
2기 탱크 계약자는 고려아연과 SK에너지 등이다. 2기 탱크는 지난 2020년 7월 착공해 오는 2024년 7월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금 등 중요 기초 소재 등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로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이다.
3기 탱크 계약자는 에쓰오일이다. 최종 계약을 연말에 앞두고 있다. 오는 2026년 7월 상업 운영을 시작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Shaheen∙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는 2026년 완공되는 설비에 안정적인 운용을 위한 가동용 연료와 수소 사업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4·5기는 동서발전과 협약을 진행 중이다. 2023년 착공해 2027년 상업 가동 예정이다. 6기는 수요처를 검토 중으로 오는 24년 착공 예정이다.
SK가스 관계자는 "6기까지 준공이 완료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LNG 인프라가 탄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KET LNG 사업은 핵심 신사업으로 SK가스의 석탄 사업에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전환을 의미한다. SK그룹에서 미래 먹거리로 점 찍은 수소 사업으로 이어지는 핵심 축이기도 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넷제로(탄소 중립)' 계획에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도 보폭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SK가스는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다.
KET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최창원 부회장이 오랜 시간 공들여 진행한 사업"이라며 "울산지역에 LNG를 직도입하는 중요한 LNG 민간터미널로, SK그룹 LNG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코리아 에너지 터미널(KET) 탱크 내부 전경. 2022.09.28 aaa22@newspim.com |
◆ LPG에서 LNG·수소까지...SK가스, 에너지 종합 기업 전환 속도 ↑
LPG 중개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SK가스의 종합 에너지사업회사로 변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KET 완공되면 SK가스 울산 기지는 동북아시아 최대 '에너지 허브'로 떠오를 전망이다. 과점 상태인 LPG(액화석유가스) 시장에서 LNG와 수소 등으로 돌파구로 삼는 셈이다. 현재 SK가스 매출의 대부분은 LPG에서 발생한다.
울산 북항에 위치한 KET 면적은 약 30만㎡(약 9.1만평)으로 축구장 40배 크기로, LNG 저장 용량은 86만㎘다. 탱크 하나당 21.5만㎘를 저장할 수 있는데, 이는 울산에 있는 45만가구(4인 가구 기준)가 반 년간 쓸 수 있는 양이다.
KET는 조선소, 공장 등 LNG를 필요로 하는 시설과 가까워 유통 비용이 낮고 가격경쟁력이 높다. 탱크 인근에는 연료 수송선 3대를 한 번에 정박·하역할 수 있는 부두가 있다. 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6개의 부두 중 3곳도 개발 중이다.
여기에 인근에 위치해 친환경 선박인 LNG 추진선의 연료 충전을 맡을 LNG 벙커링 시설 건설이 가능하다.
KET 인근인 울산 남부 부곡동에 위치한 LNG·LPG 복합화력발전소 울산GPS는 연간 약 80만t 규모의 LNG를 사용할 예정으로 KET를 통한 직도입으로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울산GPS 완공 시 230만 가구가 사용 가능한 양을 만들 수 있다. LNG와 LPG와 변환도 한 시간 이내 가능해 안정정적 에너지 공급도 가능해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비할 수 있다.
SK가스의 최종 목표는 수소 사업자다. LNG 냉열을 활용한 액화 수소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SK가스는 울산 내 LNG 사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저렴하게 수소를 생산해 수소 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설 방침이다.
SK가스는 2030년 동북아 주요 LNG 사업자로 성장해 LNG 사업 매출 8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용범 SK가스 부사장은 "산업 단지 안에 부두, 발전소, LNG 탱크, 터미널이 모두 있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수소 생태계 조성의 핵심 지역으로 거듭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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