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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손님 1.5배 늘었어요"…1400원대 환율에 명동 환전소 '북적'

기사입력 : 2022년09월30일 16:29

최종수정 : 2022년09월30일 16:29

원화가치 하락에 외국인 관광객 유입 많아
명동 환전소 거리 관광객‧환테크 족으로 붐벼
유학생 부모 "비행기 값 두 배로 뛰어" 한탄
중국 여행 봉쇄 여전, 코로나 이전 회복 못해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오가면서 원화가치가 하락하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의 '환테크' 수요까지 더해져 명동 환전소는 코로나 이전의 활기를 되찾아 가는 듯하다. 다만 여행업의 큰손인 중국의 봉쇄가 여전해 코로나 이전의 회복 수준은 먼 것이란 분석이다.

30일 오전 일찍 찾은 명동 입구는 한산했다. 중국대사관을 따라 이어진 '환전소 거리'도 이른 아침 탓인지 티비를 켜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이 대다수였다. 거리에는 여행용 캐리어와 관광지도를 들고 두리번거리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환전소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지인과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하던 50대 여성은 "같이 (자식을)호주로 유학 보낸 지인이랑 통화를 했다. 지금 호주달러로 바꾸려고 명동을 왔는데 얼마나 바꿔야 할지 감이 안 온다"면서 "작년에 비행기 값이 300만원이었으면 지금은 500만원이 됐다"고 한탄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7원 내린 143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8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고가 1488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의 일이다. 

이같은 달러화 급등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위안화 가치 급락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오전 중국대사관 근처 환전소 거리 모습. (사진=이정윤 기자)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직장인들로 한산했던 명동 거리가 붐비기 시작했다. 점심 자리로 이동하는 길에 삼삼오오 모여 환전소 앞에 멈춰 이날 환율을 한참을 보고 가는 이들도 종종 있었다.

명동 메인 거리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A 환전소는 아침과 달리 네다섯명이 줄을 서서 환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10년 정도 운영했다는 A 환전소 관계자는 "확실히 체감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 유럽 쪽에서 많이 오고 싱가포르, 일본도 많다"며 "우리는 환전으로 유명한 라인이라서 코로나 동안에도 버텼지만 명동 중앙에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골목 환전소들은 많이 닫았다"고 전했다.

명동이 본점인 대형 환전소에서 일하는 김지수(50) 씨는 "최근에 코로나가 풀리고 환율이 크게 치솟으면서 환테크 하는 젊은이들이 자주 방문하면서 손님이 1.5배는 늘은 것 같다"면서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운영이 어려우신 분들은 일찌감치 많이 닫았다"고 말했다.

특히 환율이 근래 들어 크게 오르면서 은행보다 높은 이득을 받으려는 이들이 환전소를 많이 찾는다고 했다. 김 씨는 "환전소에선 은행과 달리 한도도 없고, 개인 신용도도 상관없이 일관되게 주다보니 큰돈을 환전하실 분들은 이득이 많다"며 "우리는 은행과 제휴도 돼 있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 근처 환전소에 외국인 관광객 등 손님이 환전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또 다른 환전소 앞에서는 "1월까지 계속 오르나요. 한꺼번에 100만원을 바꾸는 건 너무 많을까요"라는 말소리가 들렸다.

내년 1월에 일본에 있는 아들을 만나러 갈 계획이라는 송재업(67) 씨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3년 가까이 아들을 제대로 못봐서 이번에 가려고 한다"며 "달러보다는 덜 올랐다고 하는데, 요 며칠 엔화도 많이 오른 거 같아서 나와 봤다. 더 오르면 미리 환전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해서 물어봤다"고 말했다.

송 씨는 "여기 몇 군데 돌아보고 있는데 지금 환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가면 아들이 돈을 쓰겠지만 나도 가져가야되지 않나"라고 했다.

환전소 거리 일부에선 폐업을 한 곳이 보였다. 명동 메인거리 안쪽으로 들어가니 여전히 건물 전체가 공실인 곳이 많았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오지 않은 골목에 있는 환전소들은 셔터를 내린 곳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30일 서울 중구 명동 곳곳에서 환전소가 문을 닫은 모습. (사진=이정윤 기자)

명동에서 6년째 환전소를 운영 중인 한 업자는 "작년보다는 확실히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다. 밖에도 보면 외국인들이 많이 돌아다니지 않냐"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 여행이 안 풀려서 체감이 크진 않다"고 했다.

그는 "내국인들은 요즘 환율이 크게 오르다보니까 많이 온다. 1100원대보다 지금 300원이 넘게 올랐으니까"라며 "은행은 사고파는 갭(차이)이 워낙 커서 환율 우대를 90% 받아도 환전소가 조금 더 유리하다. 환전소끼리도 경쟁하다보니 은행보다는 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여행이 풀리면 좀 나아질 거다"며 "오고가는 중국인들이 하는 말로는 11월쯤엔 (중국 여행) 풀릴 거 같다는 소리가 들려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을 모르고 치솟는 환율에 대한 고민도 나왔다. 환전상 이모(39) 씨는 "환율이 오르는 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고, 지금 너무 가파르게 오르니까 꺾이긴 할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 원화 절하가 심하긴 한 거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화 가치가 이달 들어 37년 만에 최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영국 파운드화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주요국 통화 중 두드러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원화 가치는 이달 들어 28일까지 미국 달러화 대비 6.3%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해 파운드(-5.7%), 중국 위안(-4.2%), 대만달러(-3.6%), 일본 엔(-2.9%) 등 주요국 통화보다 더 큰 폭으로 절하됐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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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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