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350곳 중 면접자 성비 기록 미이행 75곳
공정채용 소관부처인 고용부…산하기관마저 안 지켜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상식' 기조에 따라 채용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산하 공공기관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6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공공기관 350곳 가운데 올해 9월 기준 면접 응시자의 성비를 관리하지 않은 곳은 75곳(21.4%), 관리한 곳은 275곳(78.6%)이다.
이중 고용부 산하기관인 근로복지공단과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면접 응시자의 남녀 성비를 기록해야 하는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면접 응시자 성비 수집 이행기관 현황 [자료=장혜영 의원실] 2022.10.06 swimming@newspim.com |
앞서 정부는 지난 2018년 범부처적으로 공공기관 면접 응시자의 성비를 관리토록 합의했다. 따라서 면접 단계의 성차별을 방지할 수 있도록 각 공공기관은 면접 응시자의 성비를 기록해야 하며, 전체 공공기관의 기록 이행 여부를 관리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다.
특히 고용부는 여성가족부와 기업의 성차별 없는 채용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올해는 현행 채용절차법을 '공정채용법(가칭)'으로 바꾸는 안을 내년 상반기 국회 제출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전날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정채용은 이 시대의 화두가 됐다"며 "청년과 기업이 공감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한편 위법한 단체협약에 대해서는 강력한 시정조치를 통해 채용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산하기관조차도 공정채용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또한 고용부와 기재부, 여가부는 지난해 11월 공공기관의 채용 공정성을 점검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고용부는 기관을 대상으로 근로감독과 인사감사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고용부 산하기관도 파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번 장 의원실 조사결과를 보면 근로복지공단과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 대한 후속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채용 성차별 근절과 성평등한 일터를 만드는데 힘써야 할 정부와 공공기관의 의지 부족이 또다시 드러난 것"이라며 "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2년째인데도 관리와 이행에 소극적인 공공기관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조세정책) 국정감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5 phot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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