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 2명
환율 고려해 금리 인상, 외화유출 등 우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내 기준금리가 3.00%까지 오른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이 예상하는 연말 기준금리 3.50% 수준이 금통통화위원(금통위원) 견해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 리스크 확대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결정은 금통위원 만장 일치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2명)이 었었던 것이다.
다음은 이날 오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후 이어진 이 총재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이다.
- 시장에서는 연말 최종 금리를 3.5%로 보는데 합리적인가
▲ 최종 기준금리를 3.5%로 보는 시장 기대치에 대해서는 다수 금통위원이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이보다 낮게 보는 금통위원도 있다.
- 소수의견은 어떤 입장이었나
▲ 큰 틀에서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했다. 2주 뒤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면 확인 가능하다.
-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소수의견이 있었는데 11월 금통위서 빅스텝 가능성은 낮은 건가
▲ 어느 방향으로 갈지에 대해서 말하기가 어렵다. 금통위원 간 의견이 갈렸다. 전반적인 금통위원 의견은 워낙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에 따라 전세계 경제가 동요할 수 있다. 국제 금융시장 여건이 워낙 흔들리고 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0.12 photo@newspim.com |
- 빅스텝 가장 큰 근거는 외환 리스크 증대와 이에 따른 자본 유출이라고 봐도 되나
▲ 환율에 대해 고려했다. 9월 들어 원화가 급격히 절하된 게 중요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환율 변화는 수입물가를 올려서 물가 상승률이 정점 후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 기간 늦출 수 있다. (환율 고려는) 물가 대응 차원이다.
두번째로 원화 평가 절하가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외화 유출, 마진콜, 외화 유동성 압박 국내 전이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게 다수 금통위원 의견이었다.
- 기준금리 0.5%포인트 올렸으나 당장 외환시장에 나타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 시장 기조는 하루만에 판단하기가 어렵다. 지금 전세계 환율 변동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강달러 현상이다. 우리가 어떤 조치를 해도, 방어책 및 리스크 관리를 하나 미국 긴축정책 속도가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준다. 미국이 조만간 금리 인상을 멈추면 변동성이 커진다.
환율에 대해서 걱정하고 중요하게 보고 있다.다만 다른 나라와도 비교했으면 한다. 9월에 달러 대비 원화가 약세인 것은 맞으나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도 많은 어택(공격)을 당했다. (환율 변동에 대해) 과거 자료뿐 아니라 국제적 비교를 해야 한다. 추가 변동이 우리나라 요인인지 위안화 동조인지 등 국제적 상황과 비교를 해야 한다. 이런 국제적 비교 없이 2008년 등과 비교하면 과도한 위기 의식을 가져올 수 있다. 환율 수준을 엄중히 보나 환율 전세계 공통 상황이라는 점을 무시하고 과거 수준과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
-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 감내 수준은
▲ 환율을 잡기 위해서 미국 금리가 오르면 기계적으로 (한국) 금리를 올린다는 게 전혀 아니다. 환율 타깃을 하는 게 아니다. 미국과 금리 차이가 난다고 해서 1대 1로 금리를 올리는 게 아니다.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환율이 변하고 물가와 금융 안정에 리스크가 생기면 이를 고려해 금통위에서 결정한다. 과도하게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위험해서 바람직하지 않으나 1대 1로 비교하는 것은 아니다.
- 내년 경제성장률이 2%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 11월말에 새 전망표가 나온다. 2.1% 하회를 예상한 이유는 지난번 전망에서 이번에 기준금리를 50bp 올린 점을 감안했다.
-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리 밑으로 떨어져도 금리 인상 기조 유지하나
▲ 금통위원 간 의견이 다른 상황이다. 오늘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경제 전망을 변경했다. 지금 상황은 전셰계 경제가 급속히 나빠지고 환율도 변동하며 석유수출기구(OPEC) 감산도 있다. 환율 영향과 유가 상승으로 5%대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면 과연 중립금리 수준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더 높은 수준으로 가야하는지 금통위원과 의견이 많다.
지난 7월 50bp 인상 때는 금통위원 간 컨센서스가 있었다. 이번에는 어느 한쪽으로 힌트를 줄 수 없듯이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가되 시장에 미치는 여러 영향을 보고 결정하겠다.
- 높은 물가가 지속되는 한 금리 인상 기조 이어가나
▲ 한은이 갖고 있는 물가 전망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지는 5%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된다. 5%대 이상인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그 요인이 수요측이든, 공급측이든 기대인플레션을 유발하고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준다.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만 물가를 꺾기 위해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
- 1년 가까이 오른 기준금리가 주택 가격 하향 안정에 어떤 영향을 줬나
▲ 지난 1월에서 8월까지 실거래가격이 3~4%로 떨어진 것으로 본다. 기준금리가 올라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므로 빚을 내 산 사람이 고통스러운 게 사실이다. 반대로 보면 지난 2~3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고 금융 불안 원인이었다. 금리를 통해서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고 가계부채가 조정되는 게 고통스럽지만 거시경제 전체로 봐서는 안정되는 면이 있다.
-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물가 안정 기여도는 ?
▲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0.5%에서 시작해 250bp(2.5%포인트) 올렸다. 금리 인상과 물가에 시차가 있다. 250bp 올리면 계량 모델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을 1년 정도 지났으니 내년 상반기까지 누적적으로 1% 낮출 것으로 본다. 경제성장률 관련해서 추가 50bp 인상이 경제성장률 -0.1%포인트 전후로 낮출 것으로 본다. 또 이자 부담은 12조2000억원 늘 것으로 본다. 가계부채는 1% 낮출 전망이다.
- 취약차주 부담 가능한 금리 인상 수준인가
▲ (취약차주) 고통이 굉장히 크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5% 넘는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근원물가도 오른다. 기대인플레이션을 잡지 않으면 실질소득이 줄어든다. 거시적으로 물가를 우선 잡고 이후 성장 정책을 펴야 한다.
다만 그 사이에 고통받는 분이 많기 때문에 한은은 코로나19 대출 금리는 내년 9월까지 고정시켜 운영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새출발기금을 통해 만기 연장이나 신용불량자를 지원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예산을 통해 어려운 계층에 대해 타깃 대응을 하고 있다. 재정이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재정을 풀어 모든 사람을 지원하면 확대 재정이 되고 영국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재부가 긴축 재정으로 가면서 타깃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
- 국내 크레딧 스프레드가 많이 벌어졌다. 안 좋은 징조로 봐야 하나
▲ 최근 회사채 스프레드가 크게 올라간 것으로 안다. 우량 회사채와 신용 스프레드 증가하는데 등급별 스프레드는 늘어나지 않았다. 금리 인상으로 신용 위험 확산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오르면서 시장 유동성이 줄고, 발행 금리가 오르며 은행 대출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문제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채, 은행채 등 우량 회사채 발행량이 늘어나 신용등급 낮은 게 구축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신용 위험도가 전가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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