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유튜버, 5년만 9명으로 증가
최대 마약 사건‧조폭 주범 등 출연
전국 조폭 범죄자 중 MZ세대 70%
실질적 불법행위 발견돼야 처벌 가능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 전직 조직폭력배 유튜버들이 성행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마약을 팔고 여성을 강제 추행하는 등 강력 범죄를 저질렀던 과거의 생활을 미화하며 시청자들에게 무용담을 늘어놓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처벌 규정이 없어 소극적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전국 각 시·도 경찰청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0명이던 '조폭 유튜버'는 올해 8월 기준 9명으로 증가했다.
전 세계 유튜브 채널의 순위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레이보드(PLAYBOARD)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10월 1일까지 유튜브 채널 ▲명천가족TV(17위) ▲창기TV(37위) ▲박훈TV(113위)등이 각각 5억3000만원, 3억5000만원 1억8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들 유튜버는 시청자가 직접 금액을 후원하는 '슈퍼챗' 순위에서도 상위권에도 꾸준히 오르고 있었다.
유튜브 채널 '명천가족TV'를 운영하는 김명천 씨는 우리나라 최대 마약판매 사건을 일으킨 바 있다. 김씨는 1997·1999년 필로폰 3.6㎏을 밀수하다가 발각돼 추징금 30억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또 다른 채널인 '현송TV'를 운영하는 이경화 씨는 국내 최대 조폭 사건들 중 하나로 꼽히는 광명 4거리파 사건의 주범이었다고 조 의원실은 전했다.
조 의원은 "기존 조폭의 고령화, 유흥업소 보호비 같은 수입원 감소 등 조폭 생활만으로 돈 벌기 어려운 요즘 온라인 도박사이트, 보이스피싱 등 지능형 조직범죄로 옮겨가는 추세다"라며 "조폭 유튜버도 같은 맥락이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최근 한 방송에서 "경찰청에서는 조폭 유튜브 채널을 9개로 파악하고 있는데, 실제 수사관 등의 말을 들어보면 3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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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경찰도 청소년들이 '조폭 유튜버'들의 무용담을 듣고 모방 범죄를 양산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전현직 조폭들의 개인 방송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실제로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전국 조폭 범죄를 대상으로 100일간 특별 단속을 실시해 1630명을 검거했다. 이들 중 약 69%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인 30대 이하였다.
이에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조폭 유튜버 현황은 최근 5년간 매년 인원 파악돼 있고 위법 행위는 모니터링을 통해 단속하고 있다"며 "현황을 더 자세히 파악해서 적극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어 부적절한 콘텐츠들을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인 불법행위가 발견돼 현행법에 저촉되는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한 탓이다.
조 의원은 "현재로선 불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경찰청 등 수사기관이 현행법에 근거해 사후 규제를 하거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콘텐츠 심의를 강화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