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실물 시장 불안감 확산...리츠도 영향
"부동산 금융시장 안정돼야 투자심리 회복"
[서울=뉴스핌] 강정아 인턴기자 = 최근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줄줄이 경신 중이다. 레고랜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상환 실패가 채권과 부동산 대출 시장, 실물 부동산을 담고 있는 상장 리츠 등에 대한 전반적인 불안을 확산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춘천 레고랜드 모습 [사진=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리츠 TOP10 지수는 20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78% 하락한 776.73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리츠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리츠 TOP10 지수는 이날 52주 최저가를 경신하며 레고랜드 ABCP 미상환에 따른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리츠에도 반영된 것을 보여줬다.
구성종목인 ESR켄달스퀘어리츠(-8.31%), 제이알글로벌리츠(-3.03%), 미래에셋맵스리츠(-2.74%) 모두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지스밸류리츠(-0.50%), NH프라임리츠(-1.45%) 등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원도 산하 강원도중도개발공사(GJC)가 레고랜드를 짓는 과정에서 ABCP 상환에 실패하며 채권시장과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 리스크가 확대된 것이 리츠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지난 2020년 GJC는 레고랜드 건설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205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했다. 그러나 아이원제일차가 부도처리되며 강원도는 지급보증을 섰다. 지난 9월 29일 GJC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강원도는 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법원에 GJC에 대해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밝히며 채권은 이달 4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레고랜드 ABCP 상환 실패는 지자체가 보증한 채권의 불신이 커지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리스크가 확대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리츠는 낮은 가격 변동성과 높은 배당수익률이라는 장점으로 주가 하락기에 안정적인 수익 추구가 가능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시총 상위 10개 리츠 종목을 모은 KRX 리츠 TOP10 지수는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24.9% 수익률를 올렸다.
그러나 미국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고 시중금리가 급등하며 리츠 주가 하락이 시작됐다. 금리가 인상되면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발생한 대출 금리가 오르며 수익이 하락하고 리츠 배당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레고랜드 ABCP 미상환 사태가 약화된 리츠 주가에 낙폭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이번 레고랜드 ABCP 상환실패는 유동성이 축소된 전반적인 부동산 대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위험 대비 리츠의 투자매력은 높지 않다는 평이다. 은행권이 안정성을 강조하며 연 5%가 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주요 시중은행 예금 금리도 연 5%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이미 연 5%가 넘는 예금 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 연구원은 "투자 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조속한 레고랜드 사태 해결과 부동산 금융시장 안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ightjen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