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상황에서 불매운동에 타격 입는 자영업자
빵 반품 받아준다고 하나…피해보상 요구 어려워
[서울=뉴스핌] 방보경 인턴기자 = 25일 경기도 인근의 한 파리바게뜨. 오전 10시에도 케이크 매대는 텅 비어 있었다. 손님이 적어 일부러 발주를 적게 한다고 가맹점주는 말했다. 그는 사고가 난 뒤 일주일 동안 평균적 40% 웃도는 손해를 봤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SPC 불매 운동의 결과다. SPL, 샤니 등 SPC 계열 공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반복된 이후, 소비자들의 불매 의견이 거세다. 인터넷에서는 SPC 계열사 목록이 돌고 있으며, 누리꾼들은 SPC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브랜드를 알려주겠다며 목록을 공유하고 있다. 단일 브랜드뿐 아니라 SPC가 운영하는 휴게소도 이용하지 않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한 글쓴이는 "어제 SPC 브랜드가 아닌 다른 프랜차이즈를 찾았더니 이전보다 회전율도 좋아서 줄을 서서 샀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오늘은 SPC 쪽 외식업체에서 약속이 있었는데 장소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인턴기자 = 서울의 파리바게뜨 점포 앞을 행인이 지나치고 있다. 2022.10.25. hello@newspim.com |
불경기 상황에서 불매 운동은 자영업자들에게 심각하게 다가온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는 "최근 2~3년간 영업이익 구조가 취약해져서 불매운동이 아니더라도 점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 역시 "직접적인 피해 수치는 모르겠으나, 제품 특성상 특정 계절에는 매출이 적어 타격이 커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은 편차가 커 특정 브랜드에 고충이 몰린 상황이다. 25일 점심시간 여의도의 파리크라상에는 직장인들이 들어차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으나, 경기도 동네에 위치한 파리바게뜨에는 커피를 마시는 팀이 1~2팀에 불과했다. 정도는 다르지만 파리바게뜨 업주들은 공통적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SPC는 가맹점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빵을 반품받는다고 밝혔다. 현재 SPC는 지난 21일부터 식빵, 단팥빵, 소보루빵 등 13종에 대해 유통기한 안에 판매되지 않은 제품을 사들이고 있다. 이는 가맹점주협의회가 긴급 요청한 사안에 대한 1차 조치다. SPC 측은 상황이 엄중하다며 반품 기한을 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맹점주협의회는 판매되는 제품만 200개 가량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SPC와 가맹점주협의회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완제빵'이 아닌 직접 생산하는 빵도 반품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다만 가맹점주들이 빵 반품 외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기는 어렵다. 인명사고가 난 경기 평택공장의 운영 주체가 파리바게뜨 본사인 파리크라상이 아니라 자회사 SPL이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와 관계된 임직원들이 불법행위를 했을 때는 배상할 수 있지만, 지금 같은 경우에는 피해 보상을 받을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인턴기자 = 배스킨라빈스 점포 사진. 2022.10.25. hello@newspim.com |
파리바게뜨와 던킨도너츠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는 가맹점 협의회조차 없어 SPC 브랜드들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브랜드 중에서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주 협의회 조직율이 높아 협상력이 높은 편이다.
한편 SPC 본사 측에서 피해보상은커녕 가맹점에 매출 부진 상황을 떠넘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PC의 한 브랜드 가맹점주는 "계획에 없던 행사가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수익률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용품이나 인건비 등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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