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고금리·고물가에 연탄 후원 급감
전국 8만여 가구 아직도 연탄으로 겨울 난방 걱정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지난 주말 단풍객들로 전국의 고속도로가 꽉 막혔다. 서울 도심에선 진보와 보수 단체의 대규모 집회로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단풍을 즐기기에도 야외 집회를 하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한편 아침 저녁으론 꽤 쌀쌀해, 곧 겨울이 다가 오고 있음을 느낀다.
코로나19와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경제난으로 최근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연탄 후원이 급감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연탄 사용 가구는 8만여 가구 정도다. 서울은 1600여 가구가 아직도 연탄으로 난방을 한다고 한다.
사회부 정탁윤 차장 tack@newspim.com |
기초생활수급자가 30%, 차상위 계층 가구가 10%, 자녀 부양을 받지 못하는 노인 등 소외 가구가 44%로 대부분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연탄 사용 가구 대부분은 80세가 넘는 고령층으로 알려졌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고지대 달동네와 비닐하우스촌, 농어촌 산간벽지에 거주하는 어르신의 경우 저렴한 연탄(한 장에 800원)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이들은 전·월세와 달방, 옥탑방 또는 무허가 지역에 거주하며 노인성 질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일할 능력이 없어 정부지원금에 의존하거나 월 소득 30만 원 이하로 버티고 있다. 경기침체로 이들에 대한 후원과 봉사도 절반 이상 급감했다고 한다.
단풍을 즐기는 것도 야외 집회에 나서는 것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다. 그러나 여전히 한 장에 800원 밖에 하지 않는 연탄으로 겨울 난방을 걱정해야 하는 이웃이 있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고깃집에서나 연탄을 떠올리지 말고 이들에 대한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
에너지 소외계층에 대한 후원과 지원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정치권은 올해도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현 정부 첫 국정감사를 '맹탕 감사'로 끝낸데 이어 내년도 예산안 심사 시즌에도 정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이거나 월급을 빼앗아야 한다는 여론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1억원이 훌쩍 넘는 국회의원 연봉으로 장당 800원 짜리 연탄을 10만장도 넘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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