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사고'로 170m 지하 칠흑의 갱도에 갇힌 2명의 고립 작업자들이 고립 221시간만인 4일 밤 11시 3분쯤 건강한 모습으로 스스로 갱도 밖으로 걸어서 생환했다.
열흘째 뜬 눈으로 지새며 가족의 무사 생환을 염원하던 고립자 가족들의 간정한 간절한 소망이 기적을 일궜다.
광산 매몰사고로 갱도 안에서 221시간 고립됐다가 극적으로 갱도 밖으로 탈출해 생환하면서 기적을 만든 고립작업자들이 소방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고 있다.[사진=경북소방] 2022.11.05 nulcheon@newspim.com |
구조 당국에 따르면 갱도 내 작업 중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작업반장 박씨(62)와 보조 작업자 박씨(56)가 이날 4일 오후 11시3분쯤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갱도 밖으로 걸어서 나왔다.
소방과 생환 광부들의 가족들에 따르면 이들 두 명의 광부들은 반드시 구조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갱도 주변에 있는 비닐를 주워 천막을 치고 마른 나무들로 불을 피워 추위를 견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또 사고 당시 소지하고 있던 커피믹서를 밥처럼 먹으며 굶주림을 이겨냈다.
생환 광부 가족들은 커피믹스를 조금씩 물에 타서 한 모금씩 서로 나눠 마시면서 버텼고 암벽에서 떨어지는 물을 식수로 썼다고 전했다.
커피믹스가 떨어지자 이들은 (갱도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드시면서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고립된 당시 가끔씩 들리는 발파소리로 구조에 희망을 걸었다고 말했다며 이런 작업 소리가 나면 희망을 갖고 두 분이 의지하면서 구조되기를 기다렸다고 했다"고 전했다.
광산 매몰사고로 갱도 안에서 221시간 고립됐다가 극적으로 갱도 밖으로 탈출해 생환하면서 기적을 만든 고립작업자들이 갱도 내에 비닐을 주워 천막을 치고 나무로 불을 피워 구조를 기디리던 현장.[사진=경북소방 영상 캡쳐]2022.11.05 nulcheon@newspim.com |
이들은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며 보유하고 있던 장비로 갱도 굴진작업을 하며 탈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들은 탈출을 위해 갱도 10m 가량을 굴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반장인 박 조장의 25년에 이르는 광산근무생활도 이들이 생환하는 데 큰 몫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조장은 오랜 광산 근무로 사고가 일어난 광산의 지하 갱도 구조와 상황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앞서 박 조장은 지난 8월 29일 이 광산에서 일어난 갱도 붕괴사고 때도 직접 갱도에 들어가 구조활동을 펼칠 만큼 베테랑으로 전해졌다.
이들 생환 광부들은 인근 안동의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진료를 받고 있다.
응급진료 결과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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