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오뚜기, 올해 매출 3조 클럽 입성 초읽기
삼양도 '1조 클럽' 진입 가능성...불황 속 라면 매출↑
수익성은 업체별 희비...가격 인상 효과는 4분기부터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농심과 오뚜기가 올해 나란히 '3조 클럽' 입성을 넘보고 있다. 고환율 수혜를 톡톡히 누린 삼양식품도 매출액 1조 달성 가능성이 거론된다. 경기불황 속에서 가성비 품목인 라면 매출이 늘어난 데다 해외 매출 등이 순항한 여파다. 다만 수익성에서는 업체별로 엇갈린 성적을 보일 전망이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지난해 대비 14.6% 늘어난 3조51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오뚜기의 매출액 컨센서스은 12.6% 상승한 3조864억이다. 라면업계 빅2인 농심과 오뚜기가 나란히 올해 첫 3조 클럽 입성에 바짝 다가선 셈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13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의 모습. 2022.09.13 hwang@newspim.com |
경기불황과 소비위축 속에서도 라면 매출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라면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더라도 가볍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대표 가성비 품목이다. 실제 농심의 올해 상반기 라면 매출액은 1조1776억2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성장했다. 오뚜기도 상반기 라면 등 면제품류 매출액이 3901억원으로 같은 기간 6%가량 증가했다.
업계 3위인 삼양식품도 연간 매출액 1조원대 진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올해 삼양식품의 매출액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51% 증가한 97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불닭볶음면의 해외 돌풍과 고환율 수혜에 힘입어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비중이 70%로 높고 제품을 전량 수출하고 있어 고환율에 따른 수혜가 큰 편이다.
다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업체별로 희비가 갈렸다. 특히 라면 비중이 높은 농심의 타격이 컸다. 곡물가, 유지류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늘어난 여파다. 농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6.11% 줄어든 890억원이다. 지난 2분기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별도 기준 영업손실 3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다.
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매출과 이익 모두 순항하고 있다. 오뚜기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9.8% 오른 1996억원, 같은 기간 삼양식품은 70.4% 오른 1115억원으로 전망됐다. 관련해 양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23.5%, 81.2% 상승했다.
오는 4분기 이후부터는 라면업계 전반적으로 매출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9월 농심을 시작으로 라면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지난 9월 라면 출고가격을 11% 인상했고 팔도와 오뚜기는 지난달부터 각각 9.8%, 11% 라면 가격을 올렸다. 삼양식품은 이달 10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9%가량 인상한다. 또한 곡물가, 유가 등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세도 잦아들고 있어 원가 부담도 차츰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전반적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곡물·유지류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며 "가격 인상 효과는 4분기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라면 비중이 높을수록 수혜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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