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지난 8일 치러진 미국 중간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공화당의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4)가 최대 수헤자로 부상하고 있다. 드샌티스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무난히 재선에 성공한 것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드샌티스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찰리 크리스트 후보와 대결을 펼쳤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선 경합주인 플로리다주에서의 당세 확장하기 위해 크리스트 후보를 적극 지원했다.
하지만 개표는 싱겁게 끝났다. 개표 초반부터 드샌티스가 시종일관 20%p 이상 앞서 나갔고 그는 이날 밤 선거 승리 연설까지 마쳤다. 9일 99%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드샌티스는 59.4%를 득표하며 40%에 그친 민주당 후보를 압도했다.
선거 승리 후 지지자에 화답하는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정가와 여론의 관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극렬 지지층이 영향력이 당초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드샌티스는 강력한 공화당 차기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중간 선거 이전에도 '공화당의 잠룡'으로 불렸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과 지지층이 워낙 막강해서 실제로 2024년 대선 후보 당내 경선에서 나서 승리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공식 도전할 경우, 드샌티스는 '차차기'를 노리게 될 것이란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드샌티스에 대한 당 안팎의 인기와 기대가 차츰 상승하자,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은근히 견제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막판 유세 연설에선 그의 이름을 '론 드샌티모니어스(DeSanctimonious)'로 불렀다. '신실한 척 하다'는 뜻의 'sanctimonious'란 단어를 이용해 그를 조롱한 것이다.플로리다주 마지막 유세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드샌티스를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이번 중간 선거 결과로 상황이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이날 "지난 밤의 승리가 드샌티스가 트럼프에 맞서 2024년 대선에 나서려는 야망에 기름(연료)을 부었다" 평가했다.
실제로 전날 드샌티스의 승리 선언 연설에서도 지지자들은 "2년만 더"를 외쳤다. 2년 후엔 주지사가 아닌 대통령 후보로 나서라나는 지지 구호였다. 더힐은 드샌티스도 이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드샌티스 지사는 그동안 '리틀 트럼프' 나 '합리적인 트럼프'로 불렸다. 하지만 향후엔 '트럼프 대항마'를 자처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본격적인 경합을 벌여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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