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공사가 발주한 재산보험 화재보험 입찰가 높여
삼성화재 들러리 섭외… 입찰 불참한 대신 지분 인수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KB손해보험 등 7개 손해보험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임대주택 보험 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15일 KB손해보험, 삼성화재, MG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메리츠화재, 코리안리 등 7개 보험사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4월 손보사 7곳(KB손해보험·삼성화재·MG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흥국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과 보험대리점 공기업 인스컨설팅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7억6400만원을 부과하고 담합을 주도한 KB손보의 실무자 2명과 인스컨설팅의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한 것에 대한 연장선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20.01.09 mironj19@newspim.com |
LH는 매년 약 100만가구의 임대주택을 대상으로 자연재해 등 각종 안전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종합적으로 보상하는 재산종합 보험을 들고, 매년 보험사들을 상대로 입찰에 나선다. 공정위에 따르면 KB손보는 지난 2017년 포항지진으로 약 100억원의 손해를 입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2018년 LH공사가 발주한 임대주택 재산보험·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 입찰가를 높일 계획을 세웠다. 인스컨설팅은 KB손보와 함께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KB손보는 2018년 임대주택 재산종합보험 입찰에서 KB공동수급체를 구성하고 삼성화재를 들러리로 섭외한 뒤 한화손보와 흥국화재는 입찰에 불참하게 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삼성화재와 한화손보에 낙찰예정자인 KB공동수급체의 지분 일부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를 경유해 재재보험으로 인수하도록 했다. 보험가액이 큰 경우 보험사는 재보험에, 재보험사는 재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점을 이용해 담합을 은폐하려고 한 것으로 해석됐다.
흥국화재에는 2018년 화재보험 입찰에서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도록 했고, MG손보와 DB손보는 삼성화재가 들러리로 입찰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입찰 담합에 가담했다.
입찰 결과 KB공동수급체가 낙찰됐고, 낙찰금액은 2017년 대비 약 4.3배, 설계가 대비 투찰률은 2017년 49.9%에서 2018년 93%로 급격히 올랐다. 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16년부터 재산종합보험입찰을 통합해 실시한 이래 낙찰금액 및 설계가 대비 투찰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아울러, KB손보와 인스컨설팅은 2018년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입찰에서는 한화손보와 메리츠화재를 입찰에 불참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KB공동수급체 지분 일부를 배정해 주기로 했다. MG손보는 한화손보와 메리츠화재가 입찰에 불참하는 대신 지분을 배정받기로 한 사실을 인지하고 KB공동수급체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입찰 담합에 가담했다.
입찰 결과 KB공동수급체가 낙찰됐고, 낙찰금액은 2017년 대비 약 2.5배, 설계가 대비 투찰률은 2017년 57.6%에서 2018년 93.7%로 급등했다. 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16년부터 화재보험입찰을 통합 실시한 이래 낙찰금액 및 설계가 대비 투찰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MG손보는 한화손보, 메리츠화재, 삼성화재에 KB공동수급체의 지분을 비공식적으로 배정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청약서 및 보험증권을 위조했다. 당시 공정위는 담합에 가담한 8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고, 담합을 주도한 KB손보, 인스컨설팅 및 해당 법인의 임직원 3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나머지 보험사들의 혐의점도 인정된다고 보고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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