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간 '출혈경쟁' 완화...3사 구도 안착
마케팅·프로모션 줄어 올해 흑자 달성 '파란불'
지난해 무상증여 비용 제외하면 사실상 흑자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4년 만에 적자 늪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했던 '제 살 깎아 먹기식' 출혈 경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는 이유에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올해 흑자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배달의민족 본사 전경 [사진=배달의민족] |
배민은 지난 2018년 연간 기준 5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2019년부터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연도별 적자 규모는 2019년부터 364억원, 112억원, 756억원이다. 늘어나는 적자 규모와 달리 매출액은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다. 지난 2018년 3145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2조88억원으로 6.4배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 도래로 배달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업체간 출혈 경쟁이 지속되며 적자가 불가피한 구조였다.
그러다 올해 초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에 따른 엔데믹 상황에 접어들면서 시장상황이 빠르게 변했다. 팬데믹 기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배달 시장이 안정을 찾고 업체간 경쟁도 완화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올해 배달앱 시장이 예년에 비해 잠잠한 만큼 마케팅, 프로모션 비용 또한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업계는 배민1과 같은 단건 배달 경쟁이 치열해 지며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에 추가 금액을 얹어주는 프로모션 경쟁을 벌여왔다. 한 때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선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건당 배달비가 2~3만원에 이를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업체간 '쩐의 전쟁'이 배달업계 적자의 큰 원인이었다.
데이터 전문기업 TDI가 분석한 배달앱 설치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 기준 배달앱 설치 수는 ▲배민 2050만대 ▲요기요 1176만대 ▲쿠팡이츠 755만대 순으로 나타났다.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배민 2044만대 ▲요기요 1178만대 ▲쿠팡이츠 764만대로 지난 1년간 큰 변화가 없어 3사 구도가 안착했다는 분석이다.
배민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도 타 배달앱에 비해 변화가 크지 않았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배민 MAU는 1992만명으로 전년 동기(2070만명) 대비 3.8%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요기요는 14%(776만명→667만명), 쿠팡이츠는 33%(545만명→364만명)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사진=배달의민족] |
배민은 지난해 경영 성과만 놓고 보면 사실상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자 김봉진 의장이 보유한 주식을 임직원에게 무상증여 했을 때 999억원을 회계 상 비용으로 처리했는데,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 약 242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배민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에 투입되는 비용이 과거 대비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음식 배달 서비스와 함께 B마트, 배민쇼핑라이브, 배민스토어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