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기고] 북한 '회색지대' 전략인 무인기 도발 대비해야 한다

기사입력 : 2023년01월04일 10:31

최종수정 : 2023년01월04일 10:31

이상수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인구 과밀 도시 자폭드론 공격땐 대량 살상
군 최고 지휘부·사회 기반시설 방호 더욱 강화

북한은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10시 25분 9‧19 남북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5대의 소형 무인기를 날려 우리의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남북군사합의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동부는 15km, 서부는 10km 이내 무인기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첫 포착된 북한 무인기 1대는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 수역으로 진입해 서울 상공을 비행하면서 그 일대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인기들은 약 3시간 가량 남측에서 비행 후 서울 북부를 거처 북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되돌아간 북한 무인기는 서울 상공 3km 고도에서 1시간 가량 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추가 4대는 서부지역으로 투입시켜 첫 번째 무인기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교란작전의 일환으로 김포 공항 근처 강화도 일대를 유턴과 좌우 비행 후 오후 3시 30분경 항적이 소실됐다.

이상수 국방대 안보문제硏 동북아센터 책임연구원

◆북한 무인기 도발, '찔러보기식' 남쪽 대응 '간보기'

만일 북한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우리의 국제공항이 마비된다면 경제에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전 무인기로 사전 정찰을 실시한 바 있다. 향후 인천공항과 항구에 대한 공중과 수중 드론을 사용한 도발을 예상할 수 있다.

무인기의 용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 효용성과 파괴력이 입증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이란제 자폭드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인 정유공장을 파괴했다. 현대전에서 드론은 요인 암살용과 중요 에너지 기반시설 파괴, 전차와 차량 파괴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특히 인구가 밀집된 한국의 경기도와 수도 서울에 북한의 생화학 무기가 탑재된 시속 925km 자폭드론을 사용해 정밀 타격한다면 대량 인명 살상이 우려된다. 만약 그것이 군 최고통수권자 집무실을 목표로 삼는다면 유사시 한국군은 지휘계통이 무너져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남쪽 무인기 침범은 살상 목적이 아니라 '찔러보기식' 남쪽의 대응을 간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은 견문발검(見蚊拔劍)식 대응을 연출했다. 적무인기 5대에 대한 대응으로 F-15K‧KF-16 전투기와 아파치‧코브라 공격헬기, KA-1 경공기 등 각종 타격자산을 투입해 대응작전을 펼쳤지만 침투한 무인기를 격추하는 데는 실패했다.

회색지대 전략이란 전쟁단계에 이르지 않는 애매모호한 단계에서 도발을 중단하면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점진주의적 방식이다. 이번 북한판 회색지대 전략으로 보이는 무인기 기습침공을 통한 도발은 다음과 같은 정치적 함의를 지닌다.

◆전쟁단계 이르지 않는 도발로 '회색주의 전략' 달성

첫째, 회색지대를 활용한 의도적 긴장 고조로 한미로부터 셈법 변화와 양보를 강요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스텔스 전략자산의 대북근접 비행과 정찰에 대응해 생화학 무기와 고폭탄 탑재가 가능한 저비용 고효율의 드론침투를 이용해 선제타격 역량이 있음을 시현했다.

초유의 도발 양상인 소형 무인기로 수도 서울을 침공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상황을 의도적으로 고조시켰다.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강요하기 위한 의도적 긴장고조 행위로 보인다. 향후 명백한 전쟁행위로 규정하기 힘든 사이버 공격 또는 드론 등을 이용한 회색지대 전략을 활용해 남한의 허점을 노릴 개연성이 높다.

둘째, 한미의 참수작전에 대한 북한식 공격의 다종화 과시다. 미군의 티크 나이프훈련은 일명 '참수작전'으로 불리며 한미의 공동훈련은 북한으로 하여금 대응전략을 구상하게 만들었다. 그러한 구상은 한국 용산 대통령실에 대한 드론을 활용한 자폭 기습공격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무인기를 통한 선제타격 위협으로 대북정책 변화를 압박했다. 이번 북한의 드론침투는 남쪽에 대한 실질적 피해를 입히기 위한 목적보다는 한국 내부의 불안감 조성과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남남갈등 유도, 방위 태세에 대한 국군에 대한 신뢰 손상을 목표로 한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 북한의 대남‧대적 정책의 담대한 시도다. 이번 북한은 드론을 이용한 남쪽 지휘부 제거라는 북한식 '참수작전'을 은밀하게 시험하려 했는데 북한이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난 것이다. 그것은 작은 무인기도 식별 추적이 가능한 레이더 때문에 북한의 행동에 제동이 걸렸다.

북한식 '담대한 구상'이란 핵강국 달성과 기만적 협상으로 핵보유 유지, 한미동맹 와해, 그리고 한반도 전역을 북한식 통치방식으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현재 북한은 약 1000대의 무인기와 3000대 이상의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속적으로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다.

2014년 3월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사진=국방일보]

◆北 핵·미사일 고도화될수록 위협적 공세 강화 전망 

또 이란 정부와 연계해 이란이 러시아에게 제공해 우크라이나 정유시설을 파괴한 정밀한 자폭드론과 기술 획득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확전을 각오하고 휴전선 이북으로 드론을 진입시키는 결기를 보여줬다. 우리 군의 드론은 북한 지역에 침투해 정찰임무를 수행하고 북한군 대응 사격을 받지 않고 무사히 복귀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전쟁을 수행 중인 러시아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제공한 것이 미국에 발각됐다. 북한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는 예전에 북한의 후견국이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향후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와 지원을 배경으로 향후 남한에 대해 더욱 대담한 도발을 기획하고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8기 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국방발전전략을 천명했는데 이는 고체연료 기반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그리고 핵탄 보유량 기하급수적 증대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배경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핵 그림자 전략을 한반도에 적용하려 할 개연성이 높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와 달리 미국과 핵 동맹국임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적용한 핵강압 정책이 먹히지 않을 것이다. 핵무기는 사용 불가한 정치적 무기로 북한은 핵무기 사용 때 정권 종말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한·미의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미치광이' 전략으로 한국을 위협하는 김정은 정권은 향후 핵·미사일보다는 저비용 고효율의 은밀한 재래식 무기인 드론이나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 등으로 한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강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은밀한 드론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형화하기 적절하고 근거리 소형표적에 대한 탐지 능력이 우수한 능동위상배열 레이더(AESA)를 채택한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사용해 북한 드론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저고도 침투 드론 도발은 지상부대를 중심으로 레이더를 통해 축선별 중첩 감시하고 소형무인기 공격용 재밍 전자무기, 레이저 화기 그리고 중·저고도를 커버할 수 있는 해군의 골키퍼와 같은 산탄용 공격화기를 보급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될수록 북한은 남한에 대한 위협적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한의 우리 영공에 대한 드론 기습침공을 교훈 삼아 북한의 회색지대 전략에 대한 전투 대비태세를 재점검하고 군 최고 지휘부와 전기, 수도, 통신, 원전 등 기반시설에 대한 방호를 더욱 강화할 때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법원, 연세대 논술 시험 효력 정지 인용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연세대학교 논술 시험 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 법원이 수험생들의 손을 들었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부장판사 전보성)는 15일 수험생 18명 등 총 34명이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도중 한 고사장에서 시험지가 일찍 배부돼 문제 사전 유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의 모습. [사진=뉴스핌DB]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해당 전형은 집단 소송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입시 절차가 중단된다. 이번 결정으로 논란을 빚은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 계열 논술 시험은 본안 소송의 판결 선고가 이어질 때까지 합격자 발표 등 그 후속 절차의 진행이 중지될 전망이다. 연세대 논술 시험 문제 유출 논란은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지가 1시간 일찍 배부되며 불거졌다. 감독관은 뒤늦게 시험지를 회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험생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자연 계열 시험 문제지와 인문 계열 시험의 연습 답안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시험 도중에 문항 오류도 발견돼 시험 시간도 연장됐다. 앞서 수험생들과 학부모는 연세대를 상대로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서울서부지법에 지난달 21일 접수해 같은 달 29일 첫 재판을 진행했다. aaa22@newspim.com 2024-11-15 15:03
사진
김승연 회장, 한화에어로 회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 내 방산사업을 직접 챙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자사 회장으로 신규 선임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 오른쪽)과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로써 김 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비전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까지 총 5곳의 회장직을 겸하게 됐다. 김승연 회장의 합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러브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한국시각)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방산기업들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 진출 기대감이 커졌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방산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오션은 특히 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적 인맥으로 꼽힌다. 김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 중 한 명인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설립자와 40년째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우주항공 등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외 경제환경 변화 속에서 김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2024-11-14 16:4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