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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은…日기업 아닌 제3자 지급 방안

기사입력 : 2023년01월12일 14:47

최종수정 : 2023년01월12일 14:47

강제징용 해법 논의 공개토론회서 제시
"재단이 日기업 대신 판결금 지급 가능"
피해자측 반발 "일본 면책방안 아닌가"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해법으로 '제3자 변제'와 '중첩적(병존적) 채무인수' 방안 등을 제시했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12일 외교부와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강제징용 해법 논의 공개토론회' 발제를 통해 "채권 채무 이행의 관점에서 판결금은 법정채권으로 피고인 일본 기업 대신 제3자가 변제 가능하다는 점이 (민관협의회에서) 검토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민정 외교부 아태국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2023.01.12 leehs@newspim.com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 해법에 대한 정부 공식 입장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해결방안은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전범기업들의 사과와 현금 배상을 주장해온 피해자들 입장과 상반돼 향후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 국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법리로 소위 '제3자 변제', '중첩적 채무인수' 방안 등이 논의됐지만 검토를 거듭할수록 핵심은 어떤 법리를 택하느냐보다 피해자들이 제3자를 통해서라도 우선 판결금을 받으셔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제집행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한국 내에서의 경제활동 및 자산을 철수해 압류할 자산이 국내에 부재하기 때문에 결국 모든 원고들이 현금화로 충분히 판결금을 받으실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제3자 변제가 이뤄질 경우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바람직한 주체로서 의견이 수렴됐다"며 "정부로서는 반드시 원고인 피해자 및 유가족분들을 직접 찾아뵙고 수령 의사를 묻고 충실히 설명드리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측이 요구하는 일본 기업·정부의 사죄 및 배상에 대해선 "일본이 이미 표명한 통절한 사죄와 반성을 성실히 유지 계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기업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추가적인 사과 입장을 표명하기보다는 과거 일본 정부가 밝혀왔던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반성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국 간 입장이 대립된 상황에서 피고 기업의 판결금 지급을 이끌어내기는 사실상 어려운 점을 민관협의회 참석자 분과 피해자 측에서도 알고 계신 것으로 이해한다"며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변제'와 '중첩적(병존적) 채무인수' 방안은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재단이 한국과 일본 양국 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받고, 그 돈으로 피고기업인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심규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은 "재단이 재판 승소 피해자 15명 문제에 관여하는 기관이 될 경우 우선은 청구권 자금 수혜 기업의 기금을 받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른 수혜 기업인 포스코가 약정한 잔여 금액 40억원을 이에 투입하게 된다면 "다른 청구권 자금 수혜기업에서 최소한 40억원 이상의 기부를 받아 이 돈은 유족들만을 위해 쓰겠다"며 재단을 통한 대납은 확정판결 피해자 15명을 대상으로 일단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체 피해자를 포괄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특별법 제정 방안도 제시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토론회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2023.01.12 leehs@newspim.com

반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피해자 측 관계자들은 정부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김영환 대외협력실장은 "한국이 먼저 (기금에) 출연하고 일본의 호응을 기대하겠다는 것은 안타깝게도 일본 책임을 면책해 주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해마루 임재성 변호사는 제3자 대위변제 등은 "본질을 호도하는 왜곡된 프레임"이라며 "일측의 사과는 사실 인정, 유감 표시가 아니라 일측 (기존) 담화를 확인하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 변호사는 "정부안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더 거쳐야 한다"며 "피해자측이 반대하는 안을 굳이 신속하게 밀어붙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홍규 고려대 교수, 이원덕 국민대 교수, 최우균 법률사무소 자유 변호사, 길윤형 한겨레신문 국제부장, 황영식 전 한국일보 주필 등 학계와 법조계, 언론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정부는 일단 일본의 호응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협상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서민정 국장은 "다음 단계는 그간 수렴한 의견 등을 반영해 정부가 속도감과 책임감을 갖고 해법 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 측을 만나서 다시 협상하고 계속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선은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1.12 leehs@newspim.com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개회사에서 "한일 관계를 어렵고 인기 없고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방치해 둔다면 결국 피해는 양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강제징용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조 차관은 "정부가 (해결을)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말씀도 있지만 확정 판결이 나온 것이 2012년 파기환송된 것을 생각하면 이미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며 "그 사이 고령의 피해자분들은 한 분 두 분 세상을 떠나고 계신다"고 했다.

특히 "2018년을 기점으로 1000만 명에 달하는 한일 양국 간 인적 교류는 코로나 이후 급감해서 2023년에는 3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고 교역은 12% 감소해 코로나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주요 교역 당사국 중 일본과의 교역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며 "예전처럼 마음 놓고 경제활동을 하고자 하는 양국 경제계의 바람은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결단력 있는 한 걸음을 내디디면 일본도 여기에 호응해 발맞춰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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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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