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기대를 웃도는 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가이던스 발표에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금 높아지며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전 미국 주가 지수 선물이 하락하고 있다.
독일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 자국 주력 전차 레오파르트 2를 지원하고 다른 국가들의 재수출도 승인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우크라이나전 확전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동부시간으로 25일 오전 8시 45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전장 대비 173.50포인트(1.46%) 내린 1만1736.00달러를, E-미니 S&P500 선물은 39.25포인트(0.97%) 빠진 3993.50달러를 기록했다. E-미니 다우 선물은 3만3572.00달러로 254.00포인트(0.75%) 후퇴 중이다.
전일 장 마감 후 시장 전망을 웃도는 회계연도 2분기(작년 10∼12월) 분기주당순익(EPS)을 발표한 MS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 넘게 올랐으나, 회사가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를 내놓자 주가는 반락했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MS는 이날 2023 회계연도 2분기(2022년 10~12월) 주당순이익(EPS)이 2.32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2.29달러)를 웃도는 결과다.
매출은 527억5000만달러로 전망치(529억4000만달러)를 밑돌았으며,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이다. 이 가운데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한 215억 1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214억4000만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예상을 웃도는 순익 발표에 회사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5%까지 올랐으나 실망스러운 3분기 매출 가이던스(515억 달러) 발표에 하락으로 전환했다. 앞서 3M,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의 실적 발표로 불거진 미국 기업들의 실적 둔화, 경기 침체 우려도 다시 고조됐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전략가인 케네스 브룩스는 "실망스러운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 미 경제 침체 우려, 우크라이나 확전 가능성 등이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면서 "시장은 특히 기술주의 실적 성장세 둔화를 우려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날 시장에서는 계속 기술주와 미 달러화 매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금 가장 큰 꼬리 리스는 우크라이나 상황"이라면서 "우크라이나전이 확전으로 이어지며 유럽 전체의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핌] 이나영 인턴기자=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nylee54@newspim.com |
이로 인해 이날 유로화의 가치는 미 달러화 대비 6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독일 분트채 10년물 금리(가격과 반대)도 5.7bp(1bp=0.01%포인트) 하락 중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리스크 선호 심리가 후퇴하며 유로, 엔,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인 여파에 이날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전장대비 0.1% 오른 102.02를 가리키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우크라이나전이 확전 양상으로 비화하지만 않으면, 오는 1월 31~2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 유력시되는 만큼 최근 이어져온 달러화 하락 추세가 재개될 것으로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97.2%로 반영하고 있다.
또한 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향후 2차례 회의에서 연준이 각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고 한동안 금리 인상을 멈춘 후 연말에는 최대 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총 4.25%포인트 인상하며 1980년대 이후 가장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월 회의에서 25bp 인상에 나서면, 금리는 4.5~4.75%로 오르게 된다.
지난 12월 연준이 발표한 금리 전망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2023년 말 금리 점도표 중간값은 5.1%다. 이는 현재 수준보다 금리를 25bp씩 두 차례 올리면 비근하게 도달 가능한 값이다.
이번주 시장은 오는 27일에 발표하는 12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를 주시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주의 깊게 살펴보는 인플레이션 지표로, WSJ은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PCE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4.4%로, 11월(4.7%)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봤다.
경기 침체 우려 속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날은 테슬라, 보잉, IBM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서학 개미'들의 최애(가장 선호)주 가운데 하나인 테슬라의 실적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는 한때 10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최대 20%에 달하는 가격 인하를 전격 발표한 이후 주가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실적 결과가 향후 주가 모멘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날 정규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인들의 소비 여력을 가늠할 가늠할 신용카드 3사의 분기 실적 발표도 이번 주 예정돼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26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27일이 각각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금까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상장 기업들 70여곳 가운데 65% 이상이 예상을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높아지는 침체 우려 속 이날 개장 전 마이크로소프트(종목명:MSFT, 2.9%↓), 세일스포스(CRM, 1.8%↓), 테슬라(TSLA, 1.8%↓), 아마존(AMZN, 3.2%↓) 등 기술주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또 이날 개장 전 실적을 발표한 보잉(BA)의 주가도 2% 넘게 내리고 있다. 4분기 보잉은 6억63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항공기 판매와 인도가 반등하며 매출 증가를 이끌었지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4분기 매출도 199억8000만달러로 월가 전망(203억8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미국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인튜이티브 서지컬(ISRG)의 주가도 개장 전 9% 넘 급락하고 있다. 회사의 분기 순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 전망을 하회한 탓이다. 회사는 중국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술 건수가 급격히 줄어든 여파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수술 횟수 기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썬런(RUN)과 썬파워(SPWR) 등 태양열 에너지 회사들의 주가도 일제히 4%가량 하락하고 있다. 바클레이즈가 태양열 에너지 수요 둔화를 이유로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한 여파다.
네덜란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업체 ASML 홀딩스 NV(ASML)은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개장 전 주가 2% 넘게 후퇴 중이다.
반면 미국 통신업체 AT&T의 주가는 2% 넘게 상승 중이다. 회사는 가입자수 증가를 보고했으나, 연간 순익은 예상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