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못할 연 80조 최대매출...4Q 영업익 90% 급감
경기침체→소비위축 영향..."수익성 중심 리스크관리"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LG전자가 지난해 연매출 8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지만,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크게 줄며 수익성은 악화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인플레이션 우려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며 LG전자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27일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83조4673억원, 영업이익 3조551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LG전자가 연매출 8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2021년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70조원을 넘어선 이후 1년만에 최대 매출액 기록을 경신했다.
문제는 매출이 늘며 덩치는 키웠지만, 수익성은 악화돼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이익 규모는 91% 급감했다. 영업이익 규모는 증권가에서 제시한 영업이익 전망치 4207억원을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4분기 LG전자의 실적 부진은 가전과 TV 시장에서 소비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컸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4분기 HE사업본부는 10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HE사업본부는 작년 2분기 189억원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분기 554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가며 매 분기 손실 폭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유럽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TV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 하반기 있었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월드컵 등과 같은 성수기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날 실적컨퍼런스콜을 통해 "경기 침체로 인해 가전 시장 수요 감소세가 확대됐고, 당사 매출도 작년 4분기부터 성장세가 약해지고 있다"면서 "시장 어려움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기침체 우려와 시장 수요 감소는 지속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여건이 하반기 개선돼도 가처분 소득 감소와 위축된 소비 심리가 회복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전 사업을 하고 있는 H&A사업본부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H&A사업본부는 2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것은 전년 동기보다 85% 급감한 수준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가전시장의 수요 감소세가 확대되며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역성장 했다"면서 "올해 시장의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행인 점은 적자를 이어가던 전장사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VS사업본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8조6496억원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 중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반도체 공급 지연 이슈에도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관리하며 시장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사업환경에 있어 원재료 가격 및 물류비 부담 완화 등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지속적인 수요감소 추세 및 경쟁 심화 등 리스크도 있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상반기는 수익성 중심의 리스크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자료=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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