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발표에 컨콜없이 콥데이만...기관표심 결집?
KT CEO 대표후보 공모 원점으로..국민연금 반발탓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9일 오후 3시 서울 명동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호텔. 4층 KT '콥데이(Corporation Day)' 행사장 로비로 가려고 하자 보안요원과 KT 관계자들이 지하 1층에서부터 기자를 막아섰다.
9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호텔 4층 모습. KT 콥데이 참석자들과 관계자, 보안요원이 모여있다.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3.02.09 catchmin@newspim.com |
콥데이란 기업이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오프라인 행사장으로 초청해 회사 실적과 미래 비전을 공개하는 자리다. 이날 콥데이 행사에 앞서 KT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KT는 통상적으로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진행하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컨콜은 진행하지 않고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만 초청해 콥데이를 연 것이다.
행사가 열린 호텔에는 대여섯 명의 기자들이 모여들었지만, 기자가 행사장 근처에만 접근해도 보안요원과 KT 관계자들은 막아서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날 KT는 차기 최고경영자(CEO) 공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 달 차기 CEO를 선임하는 KT는 지난해 12월 차기 대표 후보로 구현모 KT 대표를 확정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반발하고 나서며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가 연임하는 것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국민연금은 KT 지분 9.95%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호텔 지하 1층 . 보안요원들이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있는 모습.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3.02.07 catchmin@newspim.com |
이에 KT는 대표 후보 공모를 원점으로 돌려 10일부터 CEO 사외지원자를 모집하고, 후보자 명단 및 단계별 심사 결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 운영을 통해 사내·외에서 후보를 검증한다. 결국 구현모 대표는 이 과정을 거쳐 사내외 지원자와 함께 차기 CEO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KT 차기 CEO 자리를 두고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KT가 이례적으로 컨콜을 진행하지 않고 실적발표 당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콥데이'에 힘을 실은 것을 두고 구현모 대표 연임을 위해 기관투자자의 표심을 결집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KT관계자는 "이날 행사에 구현모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콥데이는 예전에도 계속 진행돼 왔고, 황창규 전 대표나 구현모 대표도 꾸준히 참석해 왔던 행사라 큰 의미를 부여할 여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콥데이 행사에는 국민연금은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콥데이 행사장에서 만난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행사에 참석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abc123@newspim.com catch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