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19세기 러시아니즘의 낭만을 대표하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 탄생 150주년, 서거 80주년을 맞아 그를 기념하는 연주회가 잇따라 열린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으로 화려한 기교와 난이도 높은 테크닉의 피아노곡을 비롯해 관현악곡, 기악곡, 가곡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풍부한 서정성과 색채를 담은 명작들을 남겼다. 특히 작품 대부분에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슬픔과 한(恨)의 정서를 담고 있어, 국내 클래식 대중들이 사랑하는 음악가이기도 하다.
◆ 첼리스트 임재성과 피아니스트 이유현 듀오 리사이틀
첼리스트 임재성과 피아니스트 이유현 두 연주자는 3월 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 기념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독일에서 공부한 두 연주자는 2016년부터 브람스 전곡 리사이틀, 베토벤 전곡 리사이틀을 통해 긴밀한 호흡을 더욱 극대화시켜오고 있다. 이번 연주는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연주하며 두 연주자만이 갖는 특별한 감동을 기대되게 하는 바이다.
1부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로망스(Romance in A minor)로 서두를 열며 이어서 보칼리제(Vocalise Op.34, No.14)를 연주한다. 1부 마지막 곡으로는 살롱 소품곡(Morceaux de salon Op.6, Morceaux de salon Op.2)으로 라흐마니노프의 로맨티즘과 곡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표현하고자 한다.
2부에서는 후기 낭만주의 첼로 음악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중 하나인 소나타 g단조(Sonata for Cello and Piano in G minor, Op.19)를 연주한다.
첼리스트 임재성은 독일 뤼벡 국립음악대학 석사 및최고연주자과정을 거쳐 한국음악협회 해외파견음악콩쿠르 1위 및 문화체육부장관상 수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Cello Project의 Director, 첼리스타 첼로앙상블, 라운드테이블, 트리오 파로스 멤버, KEB하나은행 현악기컨설팅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피아니스트 이유현은 독일 뮌헨 국립음학대학 최고연주자과정을 거쳤으며, 다양한 수상 경력과 함께 울산대학교 음악대학 객원교수, 성신여자대학교, 예술의전당 음악영재 아카데미 강사를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영재교육원, 한국국제예술학교, 선화예술중·고등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 쳇 베이커, 라흐마니노프를 만나다
4월 2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쳇 베이커, 라흐마니노프를 만나다>는 라흐마니노프와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이끈 트럼펫의 대가 쳇 베이커의 센세이셔널한 첫 콜라보를 만나 볼 수 있는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과 재즈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두 음악가의 매력을 가감없이 선보인다. 피아노 연주와 공연 해설까지 진행하는 피아니스트 정환호의 친절하고 재밌는 해설을 통해 연주를 감상했을 때 곡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들으면 누구나 쉽고 깊게 빠져들 수 있는 이들의 낭만적인 선율을 클래식과 재즈 연주자 5명이 모여 환상의 하모니로 선보인다. 심금을 울리는 라흐마니노프의 오케스트레이션과 쳇 베이커의 사색적인 트럼펫 선율은 남녀노소 모든 이의 감성을 자극하며 관객들을 무대 속으로 빠져들게 할 것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많은 사랑을 받는 두 음악가의 주옥 같은 곡들과 이들에 대한 해설을 통해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쳇 베이커, 라흐마니노프를 만나다>의 1 부는 쳇 베이커의 대표곡들을 만나 볼 수 있다. 1950년대 미국 서부 해안(West Coast)에서 유행하며 쳇 베이커 음악의 주요 장르인 쿨 재즈(Cool Jazz)는 보다 느린 템포와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재즈 특유의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리듬감과 유려한 멜로디 라인이 그의 트럼펫 소리와 만나 쿨 재즈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재즈 트럼펫의 대가 '쳇 베이커'의 전부를 담은 6개의 명곡을 선보이며 마약 중독으로 긴 슬럼프를 겪으며 우울했던 젊은 시절과 동시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가 꿈 꾸었던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낭만을 그려낸다.
첫 곡은 쳇 베이커가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 'I Fall in Love Too Easily'이다. 비 오는 날에 더욱 잘 어울릴 법한 곡조로 우울했던 쳇 베이커의 지난날을 담은 듯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이어서 배우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 OST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자 아련한 뉴욕의 거리를 제대로 대변한 'Everything Happens to Me', 도입부의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우수에 젖은 듯한 트럼펫 소리가 가슴을 파고드는 'It Never Entered My Mind' 등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쳇 베이커의 대표곡들이 클래식과 재즈 아티스트 5명의 연주로 새롭게 재현된다.
2 부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들로 앞선 1 부와는 또 다른 클래시컬한 낭만을 선사할 예정이다. 그의 걸작 중 가장 대중적인 바이올린 버전의 '보칼리제 Op.34 No.14'로 시작을 알린다. 성악이 오리지널 버전인 이 작품은 아름다운 멜로디가 유명한 만큼 라흐마니노프 본인이 첼로와 바이올린 등 현악기 버전으로 편곡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이올린의 유려한 선율을 통해 관객들에게 러시아니즘의 낭만을 선물할 예정이다.
이어서 재즈 감성이 담긴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작품 'Elégie', 쳇 베이커의 'You Can't Go Home Again'에 영감을 준 곡이자 전 작품 교향곡 1번에 대한 혹평으로 은둔 생활을 시작했던 라흐마니노프가 글린카 상을 수상하며 절망감을 극복하게 된 대곡 교향곡 2번 중 3악장까지 만나보며 쳇 베이커와 라흐마니노프의 인생이 투영된 여러 명곡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로맨틱한 봄의 감성에 어울리는 따뜻하면서도 낭만적인 음악으로 채워질 이번 공연에서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정환호, 바이올리니스트 박진수, 첼리스트 박건우, 베이시스트 이동민, 트럼페터 박준규의 빈틈없는 호흡이 원곡에 신선한 매력을 더하며 깊은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
MBC<무한도전>, tvN<삼시세끼> BGM 등 현재까지 100여 곡의 작곡가로서 활약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정환호,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입지를 굳힌 박진수, 다양한 무대에서 뛰어난 실력을 입증해온 첼리스트 박건우, 다양한 앨범 발매와 공연으로 재즈계에서 인정받는 베이시스트 이동민, 영화 <극한직업>, <스윙키즈> 등 다수의 유명 아티스트와 영화 OST를 녹음하며 재즈 트럼페터로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준규가 함께 하며 고품격 음악으로 관객을 만난다. 또한 두 음악가와 작품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함께 들려줄 정환호의 해설이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더욱 풍성한 공연을 만들어줄 예정이다.
◆ 낭만주의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과 교향곡 2번
성남문화재단은 성남아트리움의 2023년 새로운 기획공연 '작곡가 시리즈'의 일환으로 <낭만주의Ⅰ. 라흐마니노프> 공연을 4월 22일(토) 오후 5시 성남아트리움(구 성남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진행한다.
성남아트리움이 2023년 새롭게 선보이는 '작곡가 시리즈'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의 대표작을 소개하고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기획공연이다. 올해 첫 시즌에는 '낭만주의'를 주제로, 러시아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함께 4월과 6월에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4월 22일(토) 진행되는 공연에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협주곡으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렬한 도입부와 섬세한 선율 진행, 폭발적인 표현력으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를 단번에 체감할 수 있는 걸작이다. 이어서 러시아 낭만주의 교향곡의 최대 걸작으로 불리는 '교향곡 2번'을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은 지휘자 김광현이 이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세밀한 감정표현과 뛰어난 상상력으로 작품 전체를 직관하는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협연한다.
티켓은 R석 3만 5천원, S석 2만 5천원, 시야제한석 1만원이며, 오는 21일(화) 오후 3시부터 성남아트센터 혹은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전화 또는 온라인으로 예매 가능하다.
◆ KBS교향악단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전곡 연주
KBS교향악단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니콜라이 루간스키를 내세운다. 올 한해를 마감하는12월 13일(수), 15일(금) 이틀에 걸쳐 그가 남긴 네 개의 피아노 협주곡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연주하는 대장정이 펼쳐진다. 양일 공연 모두 협주곡으로만 구성되며, 지휘는 루간스키와의 검증된 호흡을 자랑하는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가 맡는다.
199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1위 없는 2위)에 빛나는 루간스키는 러시아 레퍼토리의 최강자로 평가받아왔다.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모교인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국립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2023년 최대의 라흐마니노프 기념공연이 될 이번 무대를 통해 '라흐마니노프 스페셜리스트'의 타이틀을 굳건히 할 예정이다.
digibobo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