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강서구 일대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수백채를 구입해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이른바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지만 기록 복사가 늦어지면서 공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는 24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모 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법원 로고[사진=뉴스핌DB]

신씨 측 변호인은 "아직 증거기록을 열람등사하지 못했다"며 "기록을 통해 공소사실의 전체 구조와 피고인이 공모한 범행,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확인한 다음 의견을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공소요지 진술을 통해 "신씨는 임대차 보증금을 정상적으로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임대인) 김모 씨와 공모해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임차인 총 37명으로부터 합계 80억300만원을 편취했다"고 밝혔다.

무자본 갭투기는 임대차 계약과 매매 계약을 동시에 맺고 자기 자본 없이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으로 건축주에게 신축 빌라 등의 매매대금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재판이 끝나자 한 방청객은 신씨를 향해 "아주 나쁜 X"이라고 소리치며 재판부에 "잘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신씨는 2017년 7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자신의 업체에 명의를 빌려주는 바지 집주인(빌라왕) 여러 명을 두고 단기간에 다세대 주택을 사들여 임차인들의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바지 집주인 중에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2021년 7월 제주에서 사망한 정모 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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