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폴리텍 이사회에 사표 제출
6개월간 지속된 고용부 감사에 부담 느낀 듯
조 이사장 "개인사정…연구활동 이어갈 계획"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고용노동부 감사를 받아오던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24일 고용노동부와 폴리텍에 따르면, 조 이사장은 이날 폴리텍 법인 이사회에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2021년 3월 취임한 조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지난 26일 서울 정수캠퍼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한국폴리텍대학] 2021.08.27 jsh@newspim.com |
고용부 관계자는 "조 이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폴리텍 관계자 역시 "조 이사장이 이사회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적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년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출마 가능성도 염두해 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 이사장은 뉴스핌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폴리텍을 사임한다"면서 "3월 4일부터 기존에 몸담았던 고대 노동문제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거취를 알렸다.
조 이사장은 이사장 임명 직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송파 갑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폴리텍에 자료 요구를 시작으로 11월부터 본격적인 감사에 돌입했다. 감사는 11~12월 두 달간 조재희 이사장과 법인 홍보실을 상대로 한 서면·대면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11월에는 고용부 감사실 직원들이 직접 폴리텍 법인 홍보실에 3주간 머물며 현장감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조 이사장에 대한 감사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조 이사장의 공금 횡령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조 이사장은 취임 직후 조 이사장 본인과 폴리텍을 홍보하는 문자를 개인이 보유한 약 9만명의 연락처로 대량 발송해왔다. 특히 발송 대상자 중 상당수가 자신의 지역구인 송파구 주민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실이 폴리텍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 이사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부터 약 6개월간 4차례에 걸쳐 37만7472건의 단체 문자를 발생했다. 여기에는 폴리텍 홍보 예산 586만원이 투입됐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은 "명백한 차기 총선을 겨냥한 사전 선거운동이다. 여기에 기관의 예산을 투입했다"고 조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 이사장은 고용부에 "내가 관리하던 개인 데이터베이스(DB)에 있던 사람들에게 보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이사장이 보유한 연락처가 개인이 보유한 연락처인지, 총선 당시 정치적 용도 목적으로 사용하려 갖고 있던 연락처인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폴리텍 관계자는 "조 이사장이 폴리텍 입학 홍보 차원에서 개인이 보유한 연락처로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안다"면서 "연락처의 출처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고용부는 이번 감사 과정에서 기관 홍보비를 활용해 개인의 연락처로 입학 홍보 문자 등을 보낸 게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국민권익위원회 유권해석을 받았다. 또 9만명의 명단은 어디서 나온건지 등을 두고 집중 감사를 벌였다. 수집된 개인정보에 대한 활용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도 알아보는 중이다. 감사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편 조 이사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국정과제비서관 등 청와대 행정관·비서관 등 요직을 거쳤다. 2006년 국정과제비서관 당시 서울 성북구 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정치판에 발을 들였다. 이후 18·19·20·21대 총선에 나갔지만 모두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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