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중심 암기식·문제풀이식 시험 한계 존재"
"창의성·문제 해결력·비판력·통합력 평가해야"
교육부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상반기 시안 마련"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교육계 관계자의 절반 가량이 현행 선다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입시에서 수능 대신 서·논술형 평가 체제를 도입해 학생들의 자기 주도성과 창의성, 문제 해결력 등 고등 사고 기능을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27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성균관대학교에서 제4차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교육부는 27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성균관대학교에서 제4차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스핌] 소가윤 기자 = 2023.02.27 sona1@newspim.com |
이번 전문가 토론회는 '미래형 대입전형과 수능의 개편 방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최숙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서·논술형 대입 시험의 도입 가능성'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행 수능의 선다형 지필 평가 체제는 지식 중심의 암기식, 문제풀이식 시험의 한계가 있고, 대학 수학에 필요한 적성 검사로서의 성격보다 고교 교육과정 성취도 평가로서의 성격이 더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조상훈 숭실대 입학처장은 "고교 교사와 교육부·교육청 관계자, 대학 교수 137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47.9%가 수능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며 "수능은 고정된 한 시점에서의 평가라 학생의 성장 과정에 따른 평가가 어렵고 개인별 교과 설계에 따른 자기 주도성과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을 판단하기 제한적"이라고 봤다.
김원석 인천하늘고 교사도 수능 평가의 본질적 한계를 꼬집었다. 김 교사는 "초고난도 문항이 출제되는 등 상대적 위치를 변별하는 기능에만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며 "학생들은 선택과목을 자신의 적성이나 진로와 무관하게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지식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단편적 지식의 습득이 아닌 지식을 활용한 문제 해결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창의성, 문제 해결력, 비판력, 통합력, 정보 수집력과 분석력 등 고등사고기능을 평가하는 서·논술형 평가 문항으로서의 전환 요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과 독일 등 해외 대입 평가에서의 서·논술형 적용 사례도 제시됐다. 영국 대학입학 자격 시험인 A레벨은 제시된 자료에 대한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논술형 평가 문항으로 실시된다.
독일 아비투어의 시험의 경우 독일어, 수학, 과학 등 3개 과목의 필기 시험을 포함한 논술형 평가 형태로 2주에 걸쳐 12학년 2학기에 시험을 치른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한 세 가지 시사점을 제시했다. 우선 자료에 대한 분석과 논증력을 기초로 하는 자료 기반의 글쓰기를 통해 대학 수학 능력인 '학문 문식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문 문식성이란 전공 과목 관련 텍스트를 정확히 이해하고 논증을 기반으로 자신의 견해나 관점을 학문적 담화 관습에 적합하게 글을 쓰는 능력이다.
고교 교육과정과 연계된 대입 서·논술형 평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전공과 계열을 고려해 독서·토론·글쓰기 등 통합 수업을 시행해 학교 수업이나 수행 평가로도 대입 서·논술형 평가를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점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할 수 있다"며 "전문적 채점자를 활용하거나 2명 이상의 채점자를 정하고, 기존 내신 평가 결과를 참조한 재채점, 외부 기관 인증을 통한 채점을 통해 주관적 채점 오류와 편향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입에서 서·논술형 평가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고교학점제 실시 ▲학교 서·논술형 평가 강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및 각론서 서·논술형 평가 강화 명시 등을 제안했다.
교육부는 이날로써 네 차례에 걸친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8학년도 대입개편은 학생·학부모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올해 상반기까지 대입제도 개편안 시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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