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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⑭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기사입력 : 2023년03월07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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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신뢰 사회의 뿌리를 찾아

가을이 깊어 가던 주말, 벨소리에 문을 열고 나가보니 옆집 할머니께서 서 계셨다. 수확한 돼지감자로 죽을 여유 있게 끓였는데 함께 식사를 하지 않겠느냐고 하신다. 아내와 흔쾌히 수락하고 곧 따라 나섰다.

스웨덴 사람들은 가족 아니면 식사를 초대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웃이 불쑥 찾아 와 바로 식사를 하겠느냐고 묻는 것도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집에 찾아온 손님에게 식사를 권하는 것조차 실례라 생각한다. 궁금해 옆 집 노부부께 직접 여쭤 보니 의외의 답변을 주셨다. 초대한 경우를 제외하고 방문한 손님에게 식사를 하겠느냐고 권하는 것 자체가 실례라고 했다. 물어보더라도 거의 십중팔구는 정중히 거절한다고 했다. 그것이 습관이고 예절이기 때문이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음식을 권하지 않는 문화는 사실 배려의 정신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기독교적인 전통이 있는 국가에서 식사는 가족의 작은 예식이었다. 가족끼리 손잡고 감사기도를 드리는 예식.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식탁에서 서로 나누며 식사와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다. 그렇기에 식사 자리에 가족 외의 사람이 같이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가족의 예식을 깨는 행위로 생각할 수 있다. 요즘 같이 종교적 색채가 옅어진 스웨덴 가정의 경우도 웬만해서는 찾아온 손님에게 식사를 권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티타임이라고 하는 피카(fika)는 다르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설 때 커피나 차 한 잔 하겠느냐고 묻는 것이 문화다. 한약보다 진한 커피와 함께 7가지 과자(sju sorters kakor)를 먹거나 불레(bulle)라고 하는 단 빵을 먹는 것이 피카 문화의 일부다. 커피와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식사시간이 되기 전 떠나 주는 것이 예의다. 그렇다면 옆 집 노부부께서 우리를 예정에도 없던 식사에 초대해 주시는 것 자체가 가족처럼 대해 주신다는 의미이자 큰 배려이기도 했다.

스웨덴 국민성의 특징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세계의 가치정향과 행동양식을 비교한 세계 가치정향 연구(World Value Studies 2022)는 스웨덴 국민들의 문화적 특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잉엘하트와 벨젤의 2022년 연구는 네 가지 개념에 기초한다. 첫 번째로 전통적 가치다. 종교의 중요성, 부모-자녀 간 친밀성, 전통적 가치와 권위를 강조하고 이혼, 낙태, 안락사와 자살과 같은 사회적 현상에 부정적이며, 민족주의적 성향도 매우 강하다. 두 번째로 세속적이며 합리적인 가치다. 전통적 가치의 반대쪽에 위치한 성향으로 이혼, 낙태, 안락사, 자살 등에도 개인의 선택적 자유로 인정하는 사회로, 민족주의적 성향보다 문화적 개방성을 강조한다. 세 번째로 경제와 물리적 안전에 중심을 둔 생존적 가치다. 인종적 시각이 강하고 신뢰와 사회적 관용이 낮아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낮고 인종적 폐쇄성도 강하다. 네 번째로 사회구성원에 대한 신뢰가 높고 타문화에 대한 관용이 높아 자기표현적 가치성향이 강하다. 이 가치는 외국인, 동성애자, 성평등, 정치 및 경제적 평등성에 대한 요구가 높은 문화적 특징을 가진다.

종축은 위로 올라갈수록 종교와 전통적 가족의 가치, 종교보다 이혼, 낙태, 안락사 등의 개인 자율권을 강조하고 횡축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을 신뢰하고, 타문화에 대한 관용이 높다.

그림에서 보듯 가장 오른쪽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나라들이 신교국가들이다. 자율, 관용, 다문화, 성평등, 신뢰 등이 모두 높은 그룹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아이슬란드 등이 이 부류에 속한다. 스웨덴은 그 중에서도 가장 오른쪽 위에 위치하고 있어 자율, 자유, 신뢰, 관용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분류된다. 이 같은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3년간 대학에서 초중고 사회교육계열 학부장직을 수행하면서 전국 회의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2011년 교육과정규정을 개정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전국에서 모인 24명의 학부장들이 1년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토론의 핵심은 교육과정의 목표와 내용에 맞춰졌다. 이 전국협의체에서 논의를 바탕으로 건의된 사항에 따라 사회교육 정책지침으로 결정된 2011년과 2022년 사회교육과정 규정(Lgr22)은 교육의 목표는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사회교육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관점을 발전시키는데 목적을 둔다. 교육을 통해 민주적 핵심 가치와 결정과정, 사회, 정치, 경제, 사법, 언론과의 관계와 틀을 습득하도록 한다. 다양한 시각으로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기반으로 비판적 시각을 갖도록 한다."

새로 만들어진 사회교육과정은 다음의 구체적 실행목표를 가지고 있다. 큰 틀로 4가지를 나눠진다. 살아가는 사회, 공동체의 삶, 세계적 시각으로 본 생명, 현실을 조망하는 틀 내 주위부터 세계적 공간까지 학생들이 체화 할 수 있도록 다음의 내용을 학습을 통해 구체적으로 구현하고자 한다.

국내 및 국가간 발생하는 이주의 원인과 영향
교우, 생물학적 성별과 연계된 역할
도덕과 생명 등의 이해
문화와 자연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지역 사회
지역 내 직업군 이해, 직업인의 역할
다양한 교통상황 속에서 필요한 행동
인간을 위한 자연과 환경의 공간적 조건
생활과 직결된 환경문제
모든 종교의 상징, 축제, 성서들의 내용 숙지
고대사, 신화, 사미족 토속종교
인권 및 만민 평등 개념 (유엔인권선언, 아동인권선언), 아동의 권리, 표현의 자유, 의사의 자유, 학교와 사회에서 다수결의 의미
화폐의 사용과 가치, 생필품 가격
언론에서 다뤄지는 사회적 이슈의 숙지
정보접근의 방법론 (문자정보획득, 인터뷰, 관찰 등)
지구의로 세계를 보기 (물리적 지구의와 전자지도까지)
머릿속으로 내 주위부터 세계를 보기
시간의 개념 (과거, 현재, 미래)

초등학교 사회교육은 전인 인간으로서의 교육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편향되지 않고 치우치는 않는 사회를 조망하며 스스로 사회를 보편적 시각, 객관적 비판,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비판, 공동체 속의 나를 정립하는 교육이다. 이 교육이 담아내고자 하는 지향점은 정치학에서 정의하고 있는 시민성의 5가지 요소다.

스웨덴 시민들의 봉사활동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민정신의 5가지 요소

첫째, 참여와 책임(Voice and accountability)다. 대표를 뽑아 작동하는 대의 민주주의에서 참여는 매우 긴요한 요소다. 참여도가 낮은 선거에서 뽑힌 대표는 정당성을 갖기 힘들다. 이렇게 참여를 해 뽑은 대표가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모니터링하고, 잘 할 때는 격려와 감사를 표시하고 자기가 뽑은 대표가 약속한 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는 서신, 전화, 방문 등 적극적으로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요구할 수도 있다. 자신이 투표한 후보가 낙선한 경우 패배를 인정하고 승리자를 축하하는 자세가 책임 있는 시민의 소양이다. 참여만 해 놓고 관심을 두지 않으면 선거지상주의가 될 수 있다.

둘째, 공동체 일원으로서 연대적 의식(Solidarity)이다. 나에게도 깨끗한 공기와 물, 환경은 중요하듯 다른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중요하다. 내가 행복해 지기를 원하는 것처럼 나와 조건이 같지 않은 사람도 행복할 권리를 갖는다. 배려가 결여된 행동은 모두가 불편하거나 누군가는 그 불편을 감수하고 손해를 보아야 한다. 길거리에 버려진 바나나 껍데기에 누군가는 넘어질 수 있고 노동이라는 수고로 치워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은 더 들게 되는 것이다. 배려 있는 행동은 모두가 도움이 되는 win-win 모델이다.

셋째, 준법정신(Respect for law)이다. 악법도 법이라는 말이 있다. 만들 때는 예상을 하지 못했거나 누군가 그 법을 그릇된 의도로 만들었더라도 법에 따라 행동하되 개정이나 폐지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목표를 가졌어도 범법이나 법을 무시하는 행동은 법치국가를 파괴할 수 있다. 대의를 위한다고 하면서 법을 인정하지 않으면 무법과 무질서 사회가 될 수 있다. 절차도 공정해야 결과도 정의롭다. 여기에서 첫 번째 요소인 참여했으면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넷째, 합리적 비판(Rational criticism)이다. 비판이라기보다 설득이 더 가까운 표현이다. 누군가를 비판할 때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고 비판해야 한다. 우리는 때로는 대안 없이 비판하기도 한다. 우리 안에 내재해 있는 이분법적 생각의 결과다. 상대방의 의견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이다.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의 결과다. 그러니 반대를 이미 결정해 놓고 반대한다. 그 대안을 찾지 못하면 반대는 무의미 하다. 그 대안이 더 좋다는 것을 설득하지 못하면 다수가 선택한 정책이나 제안은 받아들여져야 한다.

다섯째, 관용정신이다. 사회학적으로 똘레랑스(Tolerance)로 소개되는 개념이다.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 외모나 내적 사상과 철학이 다른 사람들, 종교나 믿음, 꿈꾸는 미래가 다른 사람들을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관용정신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인정으로 인간애에 기초한 사상이다. 관용은 경청과 이해의 출발점이다. 경계를 허물어야 가능한 것이 관용정신이기 때문에 다양성을 허용한다. 다양한 문화와 선호하는 가치들이 공존하는 역동적 사회다. 있는 그대로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페어플레이의 출발점이다. 관용성이 높은 사회는 질서가 잘 잡혀 있다. 인정하지만 다른 생각이나 의견을 내 놓으려면 네 번째 요소인 합리적으로 대안을 내 놓아야 한다.

대학 근처에 있는 툴링에 고등학교(Tullinge gymnasium)에서 교장선생님 그리고 사회과목 선생님들과 만나 국가지침이 어떻게 수행되고, 시민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해 본 적이 있다. 사회과목 교사가 교육과정규정에 나온 수업개요에 따라 학년별 수업계획서를 작성한 후 교재를 선정한다. 시중에 사회과목 교재는 10여개가 나와 있고, 내용과 난이도에 따라 선택하는데 난독증 학생들과 이민자 출신 학생들을 위해 쉽게 쓰인 교재도 함께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학교도서관에 비치해 놓는다고 했다. 수업에는 몇 가지 원칙을 세워 놓고 있었다. 강의와 토론을 5:5의 비중으로 진행하고 주입식 수업 방식은 배제한다고 한다. 지역 시의회, 광역의회, 국회 등 방문은 1년에 한 번씩 진행해 현장체험 수업 방식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주제별 그룹 내 논의 및 그룹 간 토론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발표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주안점을 둔다. 설득 능력을 기르기 위한 일환이라고 했다.

교사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교실에서 교사는 국가 교육 지침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지도자 역할을 갖는다. 국가교육과정 규정과 수업 개요는 학교교육의 최상위 법전으로, 교사들의 자의적 해석과 적용은 금물이다. 살아 있는 교실, 역동적 수업을 만드는 것은 교사의 불가침적 영역이다. 사회교사와 교장선생님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마치 학생들의 민주적 시민성을 일깨워 주는 새벽종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대학에서 미래 사회교사를 꿈꾸는 학생들과 세미나에서 열띠게 토론하던 내용이 대학을 졸업해 정식교사로서 학교에서 직접 실천하고 있다는 확인의 기회였다.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운동

로버트 퍼트남(Robert Putnam)이 연구한 사회적 자본은 위 5가지 시민성의 요소를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된다. 스포츠클럽 활동, 합창단 참여, 봉사 활동, 재능기부 활동, 이웃돕기 운동, 이재민 구호활동 등 사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공익을 위한 것이다. 나의 건강, 재미, 취미를 위한 행위도 내가 행복해 지면 보건건강비용이 낮아져 사회적 비용도 낮아진다. 결국 공익을 위한 행동인 셈이다. 퍼트남은 바로 여기에 관심을 가졌다. 사회적 자본이 높은 국가는 신뢰도 높아진다는 가설이다. 공동체 속에서 시민성이 높아지면 이웃과 모르는 사람에도 개방적이고 믿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교차적 정체성(Cross-cutting identities)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재민 돕기 자선단체에는 종교, 인종, 교육, 성별, 언어, 국적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상호 접근성과 이해성이 높아지고, 민주적 절차를 통한 운영 (예를 들어 회비제 운영, 이사회 선출, 회장 선출 등)을 배우기 때문에 작은 민주적 공동체 연습장이라고 했다. 시민사회 활동은 정치적 목표와 경제적 이익에 눈 뜨는 순간 순수성을 잃고 그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시민사회는 자기 자신과 이웃, 사회 구성원들의 공동 이익을 위해 활동하며 더 구체적 실현을 위해 사회변화를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시민활동을 하면 이익단체로 변질되기 때문에 성격 자체가 다른 조직이 된다. 시민사회가 정치지향성을 띠면 정당의 영역에 속한다. 시민단체는 이처럼 이익단체와 정당의 활동영역을 넘나들며 활동하기도 하지만 원래의 위치는 시민 속에 있다.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단체로 남아 있는 것이 사회의 건강성을 위해 필요하다.

스웨덴 국립도서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독서 습관과 시민성

스웨덴 통계청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 국민의 74%가 1년에 몇 권의 책을 읽고 34퍼센트가 매주 책을 읽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SCB 2022, ULF/SILC). 전체 국민이 도서구입에 쓰는 비용은 6000억크로네로 1인당 80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셈이다. 서점과 공공도서관은 새로운 문화의 공간이자 책 읽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기간 동안 국민당 8.4권을 다운로드 했으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이후 도서관 방문자가 폭발적으로 늘어 150개 이상의 시립도서관이 주말과 도서관 직원이 퇴근한 저녁에도 전자인증을 통해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책의 소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스웨덴 왕립도서관 Sveriges officiella biblioteksstatistik 2019).

국제비교 자료에서도 스웨덴 사람들의 독서문화는 독특하다. OECD 16~65세 성인 약 15만7000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2013) 결과 스웨덴의 독서율 평균은 85.7%로 조사국 24개국 중 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은 OECD 평균 독서율인 76.5%보다 조금 낮은 74.4%를 기록했다.

국제비교에서 나타나듯 세계에서 가장 신뢰하는 사회는 시민성을 강화시키는 학교 사회교육과 성인들의 독서문화, 적극적 시민사회 활동의 상호 연관성이 높다.

민주주의의 강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상호간의 신뢰회복이다. 배려는 신뢰를 단단하게 하는 진흙 벽돌 속의 지푸라기처럼 강화제의 역할을 한다. 배려와 신뢰를 촉진시키는 학교 교육과 시민들의 시민성 유지를 위한 노력에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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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트라이폴드 태블릿과 다르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2일 공개한 3단 폴더블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현장에서 직접 사용해보니 예상보다 가볍고 얇은 형태가 먼저 느껴졌다. 크기와 구조상 무게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생각보다 부담이 덜한 편이다. 다만 한 손으로 오래 들고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고, 전용 케이스나 거치대를 함께 사용할 때 가장 안정적인 사용감이 나온다. 펼친 화면은 태블릿을 떠올리게 할 만큼 넓고 시원하지만, 두 번 접어 휴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태블릿과 확실히 다른 경험을 만든다. 동시에 두께·베젤 등 초기 모델의 구조적 한계도 분명히 느껴졌다. ◆ 10형 대화면의 시원함…멀티태스킹 활용도↑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화면을 펼쳤을 때의 시야다. 10형 대화면은 영상 시청 시 몰입감이 크고 웹 검색·문서 작업에서도 확 트인 느낌을 준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다 펼친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로 3앱 멀티태스킹을 진행하는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특히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띄워놓는 멀티태스킹 기능은 생산성 관점에서 기존 폴더블보다 한 단계 더 진화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세 개의 스마트폰 화면을 한 번에 펼쳐 놓은 듯한 넓이가 확보돼,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하기에 충분한 공간감이 느껴졌다. 이메일·인터넷·메모장 등 업무 앱을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배치할 수 있고, 영상 콘텐츠를 켜둔 채 작업을 이어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로 영상 시청을 하는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 구조에서 오는 한계도 분명…베젤·힌지·두께는 '새로운 폼팩터의 숙제' 새로운 구조 특성상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우선 베젤이 비교적 두꺼운 편이다. 화면을 여러 번 접는 구조라 물리적 여유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다 보니 테두리가 두드러져 보인다. 상단 롤러(힌지 유닛 일부로 보이는 구조물)도 시각적으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화면 연결부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힌지 구조물 자체는 어색하게 보일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닫은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또 하나는 완전히 접었을 때의 두께감이다. 구조상 여러 패널이 겹치는 형태라 다 접어놓으면 두껍게 느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이는 구조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사용성에 치명적일 정도의 부담은 아니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왼쪽 화면부터 닫아야 한다. 반대로 닫으려 할 시 경고 알람이 울린다. 2025.12.02 kji01@newspim.com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접는 순서가 고정돼 있다는 점이다. 오른쪽→왼쪽 순으로 접도록 설계돼, 반대로 접으려 하면 경고 알람이 울린다. 폼팩터 특성상 불가피한 방식이지만, 초기에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 태블릿과 겹치는 모습…그러나 휴대성이라는 확실한 차별점 사용 경험을 종합하면 '트라이폴드'는 태블릿과 유사한 역할을 상당 부분 수행한다. 대화면 기반의 콘텐츠 소비·문서 작업·멀티 환경 등 핵심 사용성은 태블릿과 맞닿아 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거치대에 놓인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그러나 폴더블 구조로 접어서 주머니·가방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은 태블릿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점이다. 이동이 잦은 사용자에게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강민석 모바일경험(MX)사업부 스마트폰PP팀장(부사장)은 "태블릿은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없다. 태블릿은 대화면 그 자체의 장점이 있지만, 트라이폴드는 두께·무게 측면에서 소비자가 어디든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을 만들었다"며 "트라이폴드는 기존 태블릿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카테고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 가격은 부담되지만…경쟁사 대비 '상대적 우위' 가격은 여전히 소비자에게 큰 장벽이다. 출고가 359만400원은 스마트폰 범주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금액이다. 다만 경쟁사 제품들과의 상대 비교에서는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 화웨이는 올해 출시한 트라이폴드폰을 1만7999위안(약 350만 원)부터 책정했다. 고용량 모델로 갈 경우 2만1999위안(약 429만 원)까지 올라간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2025.12.02 kji01@newspim.com 이 기준에서 보면 삼성의 359만 원대 가격은 화웨이 평균 가격보다 낮은 편으로 비교된다. 특히 고용량 기준 화웨이 최고가와의 비교에서는 약 70만 원 가까운 차이가 나, '삼성이 가격 경쟁력까지 고려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시장에서는 출시 전부터 트라이폴드 구조상 부품 단가가 높아 400만 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출고가는 이 예상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삼성이 새로운 카테고리 안착을 위해 가격선을 일정 수준까지 조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kji01@newspim.com 2025-12-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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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준 쿠팡 대표 "'자발적 배상도 고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박대준 쿠팡 대표가 "패스키 한국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한국 쿠팡에서 패스키를 도입할 계획이 있나"라는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pangbin@newspim.com 이 의원은 "대만 쿠팡에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전용 패스키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보급했다"며 "한국에 패스키를 도입했다면 이런 사고가 일어났겠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에도 바로 대만처럼 대처할 수 있습니까"라고 따져물었다. 이 의원 질의에 박 대표는 "의원님 말씀에 공감하고 깊이 책임감 느끼고 있습니다"며 "조속히 (한국)에 도입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소송을 통한 배상 대신 자발적으로 배상 조치하라는 질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nrd@newspim.com 2025-12-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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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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