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체류 외국인 215만명…취업가능비자 131만명
비전문인력 37만명…E-9 27만명·H-2 10만명 체류
올해 E-9 쿼터 11만명 사상최대…향후 확대 가능성
유학생 특례 신설도 검토…희망자 한해 E-9로 전환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생산가능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다. 특히 남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일수록 인력난은 더욱 심각하다.
이에 대한 정부의 해법은 외국인근로자를 늘리는 것이다. 올해 내국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중소제조업, 농어업, 건설업 등에서 일할 외국인근로자는 역대 최대인 11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중소제조·농어업·건설업 근로자 대체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은 214만7000명이다. 이 중 취업가능비자 체류자는 130만9000명으로, 비전문인력(E-9, H-2) 37만명, 재외동포(F-4) 50만2000명, 전문인력(E-1~E-7) 4만9000명 등이다.
[자료=고용노동부] 2023.03.15 jsh@newspim.com |
외국인 관리체계는 법무부와 고용노동부로 나뉜다. 전체 외국인에 대한 비자발급, 입출국·체류 등 외국인 관리 전반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법무부에서 수행한다. 특히 전문외국인력(E-1~E-7), 계절근로(E-8) 등에 대한 도입관리, 근무처 추가·변경 등을 관리한다. 고용노동부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용허가제'를 통해 비전문인력(E-9, H-2)을 관리한다.
정부는 종전 산업연수생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04년 8월 고용허가제를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산업계에서 근무하는 대다수 외국인 인력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국내 들어온다.
고용허가제는 또다시 일반 고용허가제(E-9)와 특례 고용허가제(H-2)로 나뉜다. 먼저 E-9은 내국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중소제조업, 농어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 인력을 허가해주는 제도다. 1회 최대 4년 10개월(최초 3년+재고용 시 1년 10개월)간 일할 수 있고, 출국 후 6개월(재입국 특례 시 1개월) 이후 재입국이 가능하다.
올해 E-9비자로 국내 들어올 예정인 외국인근로자는 11만명이다. 이는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업종별로 구분하면 제조업 7만5000명, 농축산업 1만4000명, 어업 7000명, 건설업 3000명, 서비스업 1000명 등이다. 나머지 1만명은 업종에 관계없이 인력을 배분할 수 있는 탄력배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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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비자로 취업가능한 업종은 중소 제조업(300인 미만 또는 자본금 80억원 미만), 농·축산업, 어업(20톤 미만), 건설업, 일부 서비스업(5개 업종) 등이다.
E-9 연간 쿼터는 2016년 5만8000명,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5만6000명, 2021년 5만2000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6만9000명으로 다시 늘기 시작했다.
정부는 매년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어 외국인근로자 도입계획을 수립하고 3월 31일까지 결과를 공표한다. 통상적으로 매년 12월 중 결과가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기·고용전망, 인력부족률, 귀국자 대체수요 등을 고려해 연간 쿼터를 결정한다"면서 "전년도 쿼터비중, 사업장 신청수요 등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발은 한국어능력, 기능 수준 등을 종합 평가해 현지에서 이뤄진다. 외국인 근로자가 모든 절차를 거쳐 국내 들어오기까지는 통상적으로 1~2달가량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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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는 중국 및 독립국가연합(CIS)국가 동포를 대상으로 서비스업을 포함한 단순 노무업무에 방문취업을 허용해주는 제도다. 지난 2007년부터 도입돼 16년째 운영 중이다. 취업 가능 기간은 E-9과 동일하다. 다만 재입국은 출국 후 1개월이 지난 이후 가능하다.
H-2비자로 취업가능한 업종은 중소 제조업(300인 미만 또는 자본금 80억원 미만), 농·축산업, 어업(20톤 미만), 건설업, 서비스 36개 업종이다.
◆ 외국인근로자 고용관리·체류지원 강화…숙련도 향상 노력도
정부는 늘어나는 외국인근로자 관리를 위해 고용관리·체류지원 등 다각적인 노력도 병행한다.
우선 올해 E-9 고용사업장 5500개소를 대상으로 외국인근로자 근로조건 준수 및 주거 환경 등 고용관리 실태 점검을 실시한다. 점검 결과 법 위반 사업장은 행정·사법조치하고 고용허가 취소·제한 등 처분을 받게 된다.
외국인근로자 사망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처벌을 받은 사업장은 외국인 고용이 제한된다. 다만 5인 미만 농어가의 경우 산재보험 또는 농어업인안전보험 가입 시 고용허가서 발급을 허용한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매년 반복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 주거환경 개선에도 박차를 가한다.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 등 불법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제공 시 고용허가를 불허하고, 외국인근로자는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허가 신청 시 주거시설에 대한 시각자료 제출도 의무화했다.
사업주를 대상으로 노동인권교육(6시간)을 의무적으로 실시해 인권 보호에도 힘쓴다. 외국인근로자에 대해서도 취업교육기관(중기중앙회 등)을 통해 노동관계법령·산업안전 등 노동인권교육(2박3일)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외국인근로자의 퇴직금 및 임금체불에 대비하고, 안정적 귀국과 업무상 재해 외 상해·사망 시 지원을 위해 전용보험도 운영한다.
외국인근로자 체류지원 강화를 위해 전국 44개소(거점 9개, 소지역 35개)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에서 고충상담 및 한국어·정보화·생활법률 교육 등 종합 체류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외국인력상담센터에서는 외국인근로자와 사업주를 대상으로 전화상담(콜센터)을 통해 신속한 고충 해결도 지원한다.
외국인력 숙련도 향상도 정부가 관심을 갖고 신경쓰는 부분이다. 그동안 정부는 특정 분야에 숙련되지 않은 비전문 외국인력만 도입하고, 국내 정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체류기간을 엄격히 제한했다. 때문에 기업은 장기간 근무한 숙련인력을 활용하기 어렵고, 더 오래 일하기를 희망하는 외국인력에게는 불법체류의 유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정부는 산업현장에서 업무 숙련도가 높은 외국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 비전문인력을 준숙련인력으로 체계적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E-9인력 장기근속 특례 신설을 추진해 외국인력 직업훈련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E-9 장기근속 특례는 동일 사업장에서 일정기간 이상 근무하면서 숙련 형성 시 체류기간 등을 우대해주는 제도다. 출국-재입국 과정 없이 최대 10년+α 동안 국내 체류하며 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력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외국인력 활용체계 고도화 작업도 착수한다. 현행 고용허가제(E-9)는 제조업 직접고용을 중심으로 설계돼 업종 특성(계절적 수요), 업황 변동 등에 따른 일시적 인력수요에 대한 유연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일시·간헐적 일자리 등에 대한 외국인력의 활용방식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례로 연중 특정 시기에 생산되는 농·수산물의 가공 작업 등 일시적 인력수요에 대한 파견방식의 인력 활용, 가사·돌봄 등에 대한 서비스 인증기관의 고용 및 인력 공급방식 등이 논의된다.
[자료=고용노동부] 2023.03.15 jsh@newspim.com |
경직성 총량 규제는 즉시 개선에 나선다. 올해 1월부터 사업장별 신규 고용허가제 발급한도를 폐지했고, 올해 한시적으로 50인 미만 제조업 사업장 총 고용허용인원을 20% 상향한다.
올해부터 ▲폐기물 처리업 ▲음식료품 등 중개업 ▲신선·단순가공식품 도매업 ▲식육운송업 등 일부 서비스업의 상·하차 직종에 대한 E-9 고용도 허용한다. 향후 인력수급 현황을 고려해 허용업종을 조정할 계획이다.
유학생 특례를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국어 능력이 우수하고 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E-9으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법이다. 올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외국인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 확충도 꾀한다. 실제 국내서 일하고 싶은 외국인력의 수요를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도록 업종·직종별 분석 기능도 강화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 자문기구를 출범해 인력부족 실태를 파악하고, 지역노사민정협의회 등을 거쳐 인력수요 제출 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