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긴급 기자회견... 순직 소방관 이름 불러
"돌아가는 모습, 정치 신뢰회복 보탬되길"
"119신고 관련법 등 입법 최선 다할 것"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월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거운 마음과 긴 고민 끝에 이 자리에 섰다.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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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성 비위 사건에 연루된 박완주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2022.05.16 kilroy023@newspim.com |
그는 "저는 대한민국 소방관 출신이다. 10년 가깝게 현장 소방관으로 일한 경험에 비춰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단 의지로 정치에 투지했고 많은 분들의 선언과 선택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 의원은 "사회 역사를 바꿔나가는 시간에는 많은 비극과 절망도 뒤따랐다"며 지난 3년 간 순직한 소방관 이름을 한 명씩 나열했다.
그는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젊은 구조대원이 긴 수색 끝에 발견된 날도, 화재현장에서 후배들을 먼저 보내고 3일 뒤 발견된 어느 구조대원도, 신혼여행을 앞둔 소방관의 영결식도 생각난다"고 했다.
이어 "지난 3월 9일 주택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에 뛰어들고 순직한 만 29세 또 한명의 젊은 소방관의 유골을 현충원에 묻어야 한다"며 "저는 더 이상 버텨낼 여력 없는 제 자신의 한계를느꼈다"고 토로했다.
계속해서 오 의원은 "저는 뼛속 깊이 소방관의 피가 흐른다.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수많은 화재, 붕괴, 태풍, 각종 재난현장에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얼굴이 가슴에 맺힌다"고 덧붙였다.
오 의원은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용기를 냈다. 재난의 비극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치에서 계속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놨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제 저는 국민을 위해 헌신하던, 제가 있던 곳이자 제가 있어야할 곳, 저의 사명, 국민 곁의 소방관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한다. 소방관 출신으로 처음 국회에 입성했던 만큼, 맡겨주신 역할에 충실한 뒤 본연의 소명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정치에 대한 무너진 신뢰회복에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기를 감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제 사명은 대한민국 소방관"이라며 "평생 그렇게 살고자 10대부터 결심했고 소방관 출신으로서의 국회 정치에서의 역할 요청받아 감당한 것이다. 이 이상 감당이 어려워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기에 다시금 정치로 복귀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남은 1년의 21대 국회에서 "사각지대에 있는 열악한 환경에 놓인 화재피해자를 위한 법률, 119 신고에 대한 법적근거를 철저히 만들고 과학적으로 기능하게 해 국민들이 빈틈없이 보호받을 수 있게 하는 119 신고에 대한 법안도 발의 돼 심사 중"이라며 입법 의지를 다졌다.
se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