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인테리어·투자·상속 목적… 시각적으로 강렬한 해외 블루칩 작품 선호
야요이 쿠사마, 아야코 록카쿠, 스탠리 휘트니, 샤라 휴즈, 나라 요시모토 주목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아트페어 '화랑미술제'가 5만8천여명의 역대 최대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지난 4월 16일 성료했다. 화랑미술제 성료에 이어 아트페어 '아트부산' 등이 미술시장 훈풍을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MZ세대는 최근 미술 시장의 트렌드를 좌우하는 핵심 계층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주연화 부교수와 함께 발간한 '한국 MZ세대 미술품 구매자 연구(2022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 세미나)'에 따르면 국내 MZ컬렉터 중 상위 구매자는 지난 3년간 대부분 1억 원 이상의 작품을 구매했으며 공간 인테리어나 장·단기 투자, 상속을 위해 작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2023 화랑미술제를 찾은 젊은 관람객 [사진=한국화랑협회] 2023.04.18 digibobos@newspim.com |
이들은 작품의 장식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렬한 작품을 선호하며, 주로 해외 블루칩 작가나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1월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2022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결산'과 함께 공개한 '국내 미술경매 낙찰총액' 순위를 살펴보면 거침없는 색채가 돋보이거나 산뜻한 화풍 등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이는 해외 작가들이 눈에 띈다. 특히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해외 아티스트를 통해, 국내 미술 컬렉터가 주목하는 해외 아티스트와 트렌드를 살펴보자.
◆ 강렬하고 다채로운 색채로 눈을 사로잡는 해외 아티스트
국내 미술 경매 낙찰총액 순위 20위권 안에는 다양한 컬러와 과감한 색상 표현이 특징인 스탠리 휘트니(13위), 데이비드 호크니(17위), 샤라 휴즈(20위) 등의 작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스탠리 휘트니는 지난해 3월 서울옥션에서 그의 작품 '무제'(1999)가 18억원에 팔리며 '2022 국내 경매시장 낙찰 최고가 작품 순위'에서도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가 된 작가다. 그는 1990년대 로마에 거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색채와 기하학을 결합한 본인만의 스타일을 구축했으며, 격자 안에 채워진 밝은 채도의 색들로 리듬감을 나타내는 특징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샤라 휴즈는 몽환적인 자연 풍경을 그린 풍경화와 이를 돋보이게 하는 색채의 사용으로 유명하다. 2017년 세계 3대 비엔날레 중 하나인 휘트니 비엔날레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글로벌 미술경매에서 작품이 활발히 거래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스탠리 휘트니의 작품이 설치된 가고시안 갤러리 전경(왼쪽)과 샤라 휴즈(오른쪽)의 모습. ⓒStanley Whitney, Courtesy Gagosian and the artist. ⓒShara Hughes, Courtesy of the artist. 2023.04.18 digibobos@newspim.com |
지난해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그의 작품 '스핀스 프롬 스위스(Spins from Swiss)'가 294만 달러(약 38억 5천만 원)에 거래되며 작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샤라 휴즈의 작품은 한국에서도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서울옥션 경매에서 샤라 휴즈의 작품 '무제'가 뜨거운 경합 속 5억 4000만 원에 시작해, 11억 5000만 원에 낙찰되며 다시 한번 유명세를 입증했다.
투명한 물의 모습을 특유의 색감으로 담아내는 데이비드 호크니도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에 부응하듯, 한국에서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 아트' 전시가 지난 3월 23일 개최돼 오는 7월 2일까지 서울 DDP에서 열린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 아트' 전시회 포스터 2023.04.18 digibobos@newspim.com |
◆ 국내 미술시장 '대세'가 된 일본 작가들
또한 '2022년 국내 미술경매 낙찰총액' 순위에는 야요이 쿠사마(1위), 아야코 록카쿠(7위), 나라 요시모토(16위) 등 다수의 일본 출신 작가들이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끈다. 특유의 화려한 물방울 무늬와 '호박' 작품으로 사랑받는 야요이 쿠사마는 낙찰총액 1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3월 성료한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그의 작품은 개막과 동시에 수십억 원대에 줄줄이 판매됐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야요이 쿠사마(왼쪽)과 아야코 록카쿠(오른쪽)의 모습. ©Yayoi Kusama, Courtesy of Ota Fine Arts, Victoria Miro, David Zwirner. ©Natsuki Ludwig. Courtesy of Avant Arte. 2023.04.18 digibobos@newspim.com |
아야코 록카쿠는 야요이 쿠사마와 함께 일본 미술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작가다. 지난해 국내 경매시장에서 낙찰총액이 전년 대비 급상승하면서 독보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화사하면서도 천진난만한 화풍과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자유로움이 MZ세대를 사로잡으면서 인기 작가로 자리매김했고, 최근에는 자신의 작품 활동을 SNS 라이브로 중계하며 MZ세대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나라 요시모토, '아오모리의 개', 일본 아오모리 현립미술관 [조용준 사진] 2023.04.18 digibobos@newspim.com |
한편, 아기자기한 매력의 작품을 선보이는 나라 요시모토도 아야코 록카쿠에 이어 국내 미술시장 경매총액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면서, 국내 미술시장 속 일본 작가들의 부상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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