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질적으로 실적 악화
주요 이커머스 중 '티메프'가 유일
큐텐 지붕 아래서 시너지 창출 집중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큐텐 밑으로 한 식구가 되며 이른바 '티메프(티몬+위메프)'로 불리는 위메프와 티몬이 작년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 중 유일하게 매출은 줄고, 영업적자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큐텐 식구'로 합종연횡 된 위메프와 티몬은 실적 반전을 꾀하기 위해 시너지 창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 21일 티몬이 올린 감사보고서를 보면 티몬은 작년 매출보다 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티몬의 작년 매출은 1205억원으로 전년(1291억원) 대비 6.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760억원에서 1527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영업손실 규모가 급격히 늘며 매출 규모를 뛰어넘은 이유는 작년 티몬이 콘텐츠 커머스에 대한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작년 9월 큐텐이 티몬을 인수하기 전까지 티몬의 대표로 선임된 이들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연이어 교체됐다. 대표가 자주 교체되는 바람에 티몬의 전략도 자주 수정됐는데, 2021년 6월 선임된 장윤석 전 대표는 게임과 결합된 콘텐츠 커머스 등을 주요 사업으로 밀어붙였다.
티몬 관계자는 "콘텐츠 커머스를 하면서 비용이 증가했고,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사업전략과 방향성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티몬보다 일주일 앞서 지난 14일 작년 실적을 공개한 위메프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다. 위메프의 작년 매출액은 1701억원으로 전년(2347억원) 대비 27.5% 줄었고, 영업손실은 539억원으로 1.8배가량 증가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정률 수수료 운영, 직매입 상품 비중 축소, 엔데믹에 따른 온라인 시장 약세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잦은 대표 교체, 사업 전략 실패와 동시에 이커머스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끝나면서 매출과 거래액 규모 하위권인 위메프와 티몬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 중 매출이 줄어든 동시에 영업적자 규모가 확대된 곳은 위메프와 티몬뿐이다.
상위 업체인 쿠팡과 네이버는 작년 온라인쇼핑 거래액 성장률(12.2%)보다 높은 20%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롯데온은 적자 규모는 줄이지 못했지만, 매출이 4.5% 증가했다. 11번가는 직매입 사업 비중 증가로 영업적자는 늘었지만, 매출도 함께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펜데믹 기간 동안 누리던 이커머스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업자들이 타격을 입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위메프와 티몬이 한 회사 밑으로 합쳐진 것도 시장 재편 상황에서 예상됐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구영배 큐텐 대표.[사진=큐텐] |
'소셜커머스 3사'로 경쟁을 벌이던 위메프와 티몬은 각각 지난달과 지난해 9월에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운영하는 큐텐에 인수됐다.
이후 티몬은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와의 시너지 창출을 시도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최근에 인수된 위메프는 이제 막 조직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티몬 관계자는 "큐텐이 경영권을 인수한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60%가 늘었고,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대비 70% 가까이 성장했다"라며 "티몬은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시너지를 강화해 나갈 목표"라고 설명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