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순익 123.5%↑·롯데손보 655.5%↑
장기보장성보험 늘리며 CSM 확대 전략
증권가, 실적 비교 한계 지적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주요 보험사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올해부터 시행한 새 회계기준(IFRS17) 영향으로 보험사 실적 변동 폭이 커졌다. 순이익이 1년 만에 최대 600% 넘게 증가한 곳도 있다. 다만 회계기준이 바뀐 만큼 과거 실적과 비교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19일 전자공시사이트를 통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 지난 1분기 개별 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다수 보험사는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생명보험사를 보면 삼성생명 순이익은 7948억원으로 1년 사이에 123.5% 증가했다. 교보생명은 4491억원으로 50.7% 늘었다. 동양생명은 1565억원으로 129.6% 증가했다. KB라이프와 농협생명, 흥국생명, 미래에셋생명, DB생명도 순이익이 두자릿수 증가을 기록했다. 다만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 순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손해보험사를 보면 삼성화재 순이익은 58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7%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순이익은 4047억원으로 24.5% 늘었다. KB손해보험 순이익은 2633억원으로 29% 증가했다. 롯데손해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 순이익은 각각 655.5%, 163.4% 늘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5.19 ace@newspim.com |
보험사는 지난 1분기 실적이 증가한 배경으로 IFRS17 도입을 대비한 장기보장성보험 확대를 꼽는다. IFRS17에서 사용하는 서비스계약마진(CSM) 확대에 적극 나섰다는 설명이다.
IFRS17에서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CSM은 보험 부채 구성 항목 중 하나로 보험 계약으로 얻을 수 있는 미실현 이익을 의미한다. CSM은 일단 부채로 잡은 후 매년 상각해 수익에 반영한다.
순이익이 크게 불어난 롯데손해보험은 "IFRS17 도입 후 첫 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과 장기보장성보험 신규 월납, 장기보장성보험 원수 보험료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은 단기손익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보장성보험 확대를 위한 판매비 투자에 나서는 등 IFRS17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1분기 실적 증가에도 보험사 안팎에서는 이번 실적치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고 있다는 분위기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실적을 분석하는 데 있어 지난해 실적은 ISA39 기준이라는 점과 SAP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 수치가 제공되지 않아 세부 항목 비교에 제약이 존재한다"며 "K-ICS 세부 기준과 CSM 산출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 제도 측면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 또한 "IFRS17 도입 후 가장 큰 변화는 회사 간 비교가 어려워졌고 "동일한 회사라도 과거와의 비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결국 IFRS17 이후 수치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조정을 거친 후에야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에 따른 혼란을 줄이고 보험사가 낙관적인 가정으로 실적을 부풀리는 사례를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각 보험사가 회계상 기초 가정을 합리적으로 설정할 것을 당부하며 미래 실손보험 손해율과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등에 대한 가정 등 계리적 가정 세부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보험업권 재무·손익 변동 요인 등 IFRS17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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