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조달물품 지정·관리규정 개정…1일 시행
장기 우수제품 지정기업에 차별화된 지정심사
우수제품 지정신청 제출서류 23→18종 감축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조달청이 기술개발 중소기업의 공공판로 확대에 기여해 온 우수제품제도를 대수술한다.
우수제품 지정심사시 기술점수를 높여 우수 기술을 우대하고, 우수제품으로 지정된 이력이 많은 장기 지정기업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지정심사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유도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 우수제품제도 개편…기술·공정·시장 경쟁 강화에 방점
조달청은 "30년 가까이 운영해온 '우수제품제도'가 연간 4조원 이상 납품하는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반제품과의 기술 차별성 부족, 지속적인 기술개발 유인장치 미흡, 제도를 악용하는 편법·불공정 행위 빈발 등 한계점이 노출됐다"면서 "공공조달 혁신방안의 후속조치로 '우수조달물품 지정·관리규정(조달청 고시)'개정에 반영해 6월 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달청이 입주한 정부대전청사 [사진=조달청] 2022.10.06 jsh@newspim.com |
이번 개편은 기술경쟁 강화,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 시장경쟁 회복에 방점을 뒀다.
우선 우수제품 지정심사의 기술변별력을 높여 차별화된 기술개발제품을 우선 지정한다. 이를 위해 우수제품 지정심사에서 기술점수를 일괄 10점 상향한다. 예를 들어 현재 기술점수 50점, 품질점수 50점의 비중을 각각 기술점수 60점, 품질점수 40점으로 조정한다.
또 기술차별성 평가를 신설해 우수성이 입증된 제품을 우대한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수준이 평준화됨에 따라 유사·개량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반복해 지정되는 경향을 막기 위해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을 평가하고 국내·외 기술 우수성과 관련된 수상 실적이 있으면 가점을 주도록 했다.
우수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기술 신뢰도를 평가해 추가 가점을 주는 신인도 평가에서도 산업융합적합성 품목, 탄소중립 기술개발, 녹색기술인증 등 기술 관련 항목은 신설하고, 기술과 무관하거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항목은 삭제했다.
이와 함께 우수제품으로 지정된 이력이 많은 기업(장기 지정기업)과 지정이력이 없는 신규 신청기업 또는 신규 지정기업에는 차별화된 지정심사 및 지정기간 연장평가를 통해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유도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우수제품 지정이력이 10년 이상인 '장기 지정기업'에 대해서는 우수제품 지정 시마다 수출·고용·기술개발투자 실적 등을 평가해 우수제품 지정연장 기간을 사전에 결정하고 있으나, 앞으로 평가대상을 10년 이상에서 7년 이상으로 3년 단축한다.
또 장기 지정기업과는 달리 과거 지정이력이 없는 지정신청 기업이나 최초로 지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지정심사의 신인도 평가에서 수출실적 등 일부 기준을 하향하고, 납품실적만 있어도 지정기간을 1년 연장하는 등 지정심사와 지정연장 요건을 완화해 새로운 기술개발제품의 조달시장 진출을 촉진한다.
◆ 우수제품제도 편법 이용, 불공정행위시 엄정 대응
우수제품제도를 편법적으로 이용하거나,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한다.
우수제품은 아니지만 우수제품의 성능 보완을 위해 계약한 추가선택품목(옵션)은 1회 판매금액 제한이 없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편법적으로 이용해 우수제품은 일부만 구매하고 추가선택품목을 과도하게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행위가 빈발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계약법령이 경쟁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2000만원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우수제품과 관련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 나간다.
최근 적발된 불법주정차 무인단속기 우수제품 납품과 관련해 납품브로커, 공무원 등이 처벌받은 사례와 같이 브로커의 불법행위에 연관된 우수제품에 대해서는 형사처분 확정시까지 지정효력을 정지한다. 또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 혜택을 향유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기업분할한 중소기업의 경우 3년간 우수제품 지정신청을 제한한다.
이 외에도 직접생산 위반, 성능미달, 끼워팔기, 우대가격 미통보, 담합 등의 불공정 행위가 적발될 경우에는 '경고', '지정취소' 등 추가적인 행정제재를 신설했다.
이종욱 조달청장(왼쪽)이 17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혁신제품 맞춤형 수출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간담회에서 해외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혁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조달청] 2023.02.17 jsh@newspim.com |
특정 기업·제품의 장기간에 걸친 과도한 수주 쏠림현상을 완화해 시장경쟁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했다.
구체적으로 특정 기업이나 특정한 종류의 물품에 대한 납품요구 등이 장기간,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에는 단가계약 중단, 종합쇼핑몰 납품요구 차단 등 경쟁성 확보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끝으로 국내 부품산업을 지원하고, 조달업체의 불편과 부담을 경감한다.
우선 당초 우수제품에 사용하던 외국산 부품을 국산 부품으로 교체 시 즉각적인 계약변경을 허용키로 했다.
또 우수제품 지정효과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계약체결 준비를 어느 정도 마친 후에 지정기간이 개시될 수 있도록 지정기간 시작일을 지정일로부터 종전 최대 60일에서 120일로 유예기간을 확대한다.
아울러 우수제품 지정신청에 너무 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호소를 감안해 제출서류를 23종에서 18종으로 감축하고, 재계약 때에는 변동된 서류만 제출토록 허용했다.
이종욱 조달청장은 "이번 우수제품제도 개편은 그 동안 언론, 국회, 시장에서 제기되어 왔던 해 묵은 숙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새로운 우수제품제도가 시장에서 잘 안착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