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스핌] 남경문 기자 = 경남 김해시가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지난해 도시 계획상 종합의료시설 부지인 삼계동 백병원 부지를 서울 부동산개발업체에게 매각한 것과 관련 1년만에 '동의 없이 제삼자에게 백병원 부지를 매각했다'며 수백 원대의 소송을 준비, 뒷북행정의 결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김해시는 백병원 부지가 매각된 지 1년이 넘도록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다가 최근 이 문제가 수면 위에 떠오르며 공무원들의 책임론이 제기되자 뒤늦게 소송을 준비, 늑장 대응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해시청 전경[사진=김해시]2018.1.9. |
3일 김해시와 법조계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96년 도시계획상 종합의료시설 부지인 삼계동 북부 택지개발사업지구 내 3만4139㎡ 부지를 종합병원 건립조건으로, 인제대학교를 운영 중인 학교법인 인제학원에 141억원에 팔았다.
백병원 부지를 매입한 인제학원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김해시에 계약해지를 요구했지만 김해시가 수용불가 방침을 고수하자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일반입찰방식 및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한 공매로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매각이 실패한 뒤 약 25년이 지난 2021년 12월 서울 부동산 개발업체에 385억원을 받고 팔았다.
문제는 매각 과정에서 김해시가 인제대학교 측에 세 차례 보낸 공문 중 인제학원 측의 매각(양도)에 사전동의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져 갈등의 불씨로 번졌다.
김해시는 지난 2021년 9월 16일 자 공문에 '제3자 매각 시에는 우리 시의 동의를 득하여 함'을 명시했다. 같은 해 11월 15일 자 공문에는 '해당 부지의 제한사항에 대해 매각 전 매수인에게 반드시 인지시켜 주시키 바람'이라고 기재했고, 같은 해 12월 22일 공문에는 '해당 부지의 제한사항과 도시관리계획이 변경되지 않음 등을 매각 전 매수인에게 반드시 고지시켜 주시고, 고지 여부를 매매계약서에 명문화 당부'라고 기재했다.
한 변호사 측은 "이는 인제학원 고지와 명문화를 조건으로 한 조건부 동의에 해당하고, 인재학원이 이에 위반하는 경우, 동의가 없는 것과 같아 결국 8조 제1항 제3호의 해제사유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땅을 매입한 부동산 개발업체는 해당 부지에 종합병원 대신 아파트를 짓기로 하고 김해시에 공동주택용지로 용도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해시가 만약 용도변경을 허용할 경우 백병원 부지 매각에 동의했거나 사후 추인했다는 해석마저 가능한 것으로 지적된다.
김해시는 매각한 지 1년 만에 최근 변호사 8명에게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다수의견은 부지매각에 대해 사전동의 또는 사후추인 아니고 약정해제 가능(제척기관 미도관), 반환금액인 243억4000만원과 이자, 위약금 14억여원의 청구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에 인제학원 측은 "IMF 외환위기 여파로 부속병원 경영이 악화 함에 따라 계약 해지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김해시가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매입하게 됐다"며 "사실상 김해 백병원의 건립여력이 없었으며 입찰을 한 두 번 한 것도 아니고 김해시가 다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등 자문도 구하고 법 위반 없이 매각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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