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기자수첩] "이제 제로콜라 못 먹나" 호들갑은 그만

기사입력 : 2023년07월13일 10:01

최종수정 : 2023년07월13일 10:01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장마로 꿉꿉한 날이라 소곱창에 소주 한 잔 곁들이는 데 전에는 없던 걱정어린 '잔소리'를 들었다.

"발암물질 들어 있다는 데, 제로소주 마실거야?"
"그거 알아? 지금 굽고 있는 고기가 더 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14일에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로 지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 걱정이 크다.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는 설탕과 달리 '0칼로리'여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이점에 제로콜라를 비롯 소주부터 닭가슴살·과자 등 각종 식품에 첨가되고 있다. 여러 인공감미료 중에서도 아스파탐은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인의 '단맛'을 충족해왔다.

믿었던 아스파탐이 발암물질이라니 배신감마저 든다. 그러나 제대로 알고보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최원진 국제부 기자

아스파탐은 암을 유발할 '위험 요소가 있을 수 있는' 물질이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위험성이 아니라 물질에 위험 요소가 있는지만 평가한다. 예를 들어 흔히 별똥별이라고 부르는 '유성(流星)'은 위험 요소다. 그러나 유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해 우리 목숨을 앗아갈 위험성은 극히 낮다.

IARC는 발암 위험 요소를 총 4가지 그룹으로 분류한다. ▲1. 암 유발성(Carcinogenic to humans) ▲ 2A. 아마도(Probably) 유발할 것으로 여겨짐 ▲2B. 암을 유발할 수(Possibly) 있음 ▲ 암 유발 여부 미분류(Not Classifiable) 등이다.

1군은 인체 발암 관련 연구 논문이 많아 그 연관성이 거의 확실시 되는 것을 의미한다. 흡연과 간접흡연, 대기 오염, 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소시지, 햄과 같은 가공육도 1군 발암물질이다.

반면 아스파탐이 분류될 2B군은 인체 연구 논문이 제한적이고 동물 임상실험 데이터조차 부족해 그 연관성을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일 우리 식탁에 오르는 김치, 장아찌 등 절인 채소류가 여기에 속한다. 소고기와 같은 붉은 육류와 65도 이상 끓인 물은 이보다 한 등급 높은 2A군이다.

비록 아스파탐이 2B군에 분류된다고 해도 인체 위험성은 결국 섭취하는 양과 그 기간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소비자와 업계가 주목해야 할 정보는 발암 위험 요소 분류가 아니라 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합동의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같은 날에 발표할 일일허용섭취량(ADI)이다. 

ADI는 정의상 인간이 남은 일생 동안 매일 섭취해도 인체에 영향이 없는 기준 양이다. 지난 1974년에 최초로 사용을 승인해 현재까지 100여개의 관련 논문을 연구해온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스파탐 ADI를 체중 1㎏당 50㎎으로 규정한다. 체중이 68㎏라고 가정했을 때 죽을 때까지 매일 약 3400㎎의 아스파탐을 먹어도 좋다는 뜻인데 이는 355㎖ 짜리 다이어트 콜라를 매일 17캔을 마셔도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뜻이다.

이는 다른 말로 17캔 이상의 제로 콜라를 남은 일생 동안 매일 마셔야 발암 위험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섭취할 소비자가 있을까. 

JECFA는 아스파탐 ADI를 FDA보다 낮은 체중 1㎏당 40㎎으로 설정하고 있다. 위원회가 이번에 ADI를 낮출 가능성이 있지만 업계와 소비자가 그 기준에 맞게 섭취하면 그만이다. 알콜과 붉은 육류, 김치가 발암 위험 요소가 있다고 해서 안 먹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영국 잉글랜드 레딩 대학교의 건터 쿤레 식품학과 교수는 "1군인 흡연의 경우 최대한 멀리 하는 것이 맞지만 육류와 술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지 않느냐"면서 "아스파탐의 2B군 분류는 소비자와 업계에 큰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해외 언론들은 전문가의 시각에서 '아스파탐의 발암 위험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보도를 하고 있는 덕분인지 미국 등 해외에서는 큰 동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유독 걱정어린 시선이 많은 듯 하다. 언론사들의 자극적인 뉴스 헤드라인 때문인 것 같다. '패닉' '쇼크' '업계 비상'과 같은 다급한 상황임을 강조하는 제목의 기사는 여론을 호도할 수 있다. 

실제로 제로소주를 마시지 말라고 한 지인은 기사 제목을 접해 알았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했다. 

우리나라 업계는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우리는 아스파탐 안 쓴다"고 선긋기에 나섰다. 한 막걸리 업체는 설탕, 감미료 둘 다 넣지 않은 막걸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마치 과거 사카린과 MSG 등 인공감미료가 억울한 누명을 썼던 것처럼 지금의 아스파탐도 억울할지 모른다.

wonjc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