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명 다다르며 울산, 광주, 대구 등 전국 규모 조직
다단계 방식 통해 투자자 적극 유치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건과 관련, 이를 촉발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H사 대표 등 시세조종 세력이 전국적 규모로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13일 자본시장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라 대표와 H사 대표 변모씨(40), 전직 프로골퍼 안모씨(33) 등 8명의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3일 같은 혐의로 추가 구속기소된 재활의학과 원장 주모(50)씨, 미국 국적 영업이사 김모(40)씨 사건도 이날 병합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지난 5월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3.05.11 mironj19@newspim.com |
검찰은 이날 PPT를 통해 라 대표 등의 범죄사실을 상세히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서울(청라·성수·여의도·선릉·공덕·논현) 외 울산, 광주, 대구에도 각각 팀장과 팀원들을 두는 등 전국 단위로 운영됐다. 이렇게 꾸려진 조직원 규모는 60명에서 7~80명까지 대규모였다.
기능별로는 영업팀, 고객관리팀, 정산팀, 법인관리팀, 전략기획팀, 매매팀 등으로 구성됐다. 영업팀은 투자자 및 투자금을 유치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고객관리팀은 투자자의 불만이나 질문사항을 처리하고 휴대폰을 개설하는 업무를 맡았다. 정산팀은 수익금을 정산하고 매출영업비를 관리했으며 법인관리팀은 법인 관련 업무 일체를, 전략기획팀은 투자수익금 운용을, 주식매매팀은 라 대표의 시세조종 주문과 각 매매팀원들의 가교 역할을 맡았다.
특히 이들은 다단계식으로 투자자를 대거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금이 많은 투자자를 데려올수록 각자의 수익금이 일정 부분 늘어나는 구조다. 검찰은 "이렇게 유치한 투자금들은 시세조종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다"라며 "라 대표 스스로 이런 영업을 해온 사람들에게 이사로서 대우해주고 급여나 차량 등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팀원들이 정해진 매매장소에서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검찰은 "주의깊게 봐야하는 건 매매 장소에서 대기했다는 것"이라며 "번거롭지만 이런 방법을 사용한 것은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해 마치 개별 투자자가 직접 주거지에서 매매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함이었다"고 했다.
이렇게 발생한 수익 중 라 대표 측은 수수료 명목으로 50% 가량을 챙겼고, 해당 범죄 수익은 법인, 음식점 등 카드깡 결제, 차명계좌 입금, 현금 정산 등을 통해 은닉했다. 검찰은 "보이스피싱 수거책들이 하는 것처럼 투자자를 만나 현금으로 정산 받기도 했다"라며 "각 매매팀의 금고를 이용해 보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라 대표 측은 이날도 시세조종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검찰 PT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지는 않고 "이 사건은 증인신문이 중요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분석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며 검찰이 제시한 범죄일람표 중 일부 사실관계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정정을 요청했다.
라 대표 일당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금융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투자금 수천억 원으로 8개 상장기업 주식의 시세를 통정매매 등 방법으로 조종하여 합계 약 7,305억 원의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또 투자자 동의 없이 개설된 차액결제거래(CFD) 계정 등을 위탁 관리하며 약 1,944억 원의 부당이익을 취득하고, 이를 피고인들이 관리하는 법인 또는 음식점의 매출수입으로 가장하거나 차명계좌로 지급받아 범죄수익을 세탁·은닉한 혐의도 받는다.
다음 재판은 오는 8월 10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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